[류한준기자] 서건창(넥센 히어로즈)의 타격 준비자세는 톡특하다. 대부분 타자들의 경우 배트를 몸쪽에 붙이지 않고 약간은 거리를 두는 편이다. 투수가 와인드업을 하기 전 배트를 어깨에 걸치는 경우도 있긴 하지만 투구를 시작하는 순간은 보통 방망이를 몸에서 때고 타격 준비자세를 취한다.
그런데 서건창은 준비자세부터 공을 때리기 직전까지 배트를 몸에 붙이고 있다. 일반적인 타격자세나 이론과 차이가 있다. 그런데 타격성적은 좋다. 그는 19일 현재 타율 3할5푼8리로 팀내 타격 1위이고 전체에서도 6위에 올라있다. 154안타로 최다안타 부문에서는 리그 1위를 유지하고 있다. 2위 그룹인 손아섭(롯데 자이언츠) 나성범(NC 다이너스, 이상 138안타)과 격차를 벌리고 있다.
서건창은 자신의 타격자세에 대해 "특별히 불편한 느낌은 없다"고 했다. 그도 처음부터 이런 폼을 갖게 된 건 아니다. 2012년과 지난해는 그렇지 않았다. 서건창은 "타석에서 힘을 빼기 위해 계속 노력하고 신경을 썼다"며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현재 폼이 된 것 같다"며 웃었다.
허문회 넥센 타격코치는 서건창의 독특한 타격 준비자세에 대해 큰 지적은 하지 않는다. 이유는 단순하다. 잘 치고 있기 때문이다. 서건창은 "허 코치께선 기술적인 부분보다 타석에서 마음가짐, 즉 심리적인 부분에 대한 조언을 많이 해주신 편"이라고 말했다.
선수마다 자신에게 맞는 폼이 있기 마련이다. 타격 자세가 모두 다르고 조금씩 차이가 있다. 허 코치는 그런 점을 감안해 서건창에게 도움을 주고 있다. 그런데 배트를 몸에 바짝 붙이는 경우 몸쪽 공보다 바깥쪽 코스 공략에 힘이 들 수도 있다. 서건창은 "그 부분에 대해서는 아직 생각을 안해봤다"며 "바깥쪽 공과 관련해서는 좀 더 연구를 해봐야 할 것 같다"고 얘기했다.
한편 서건창은 3루타 하나를 더 쳐내면 한 시즌 개인 최다 3루타 기록의 주인공이 된다. 그는 19일 현재 3루타 14개로 이종운 롯데 자이언츠 퓨처스 코치가 현역 선수 시절인 지난 1992년 세운 역대 최고 기록과 타이다.
서건창은 "최다 안타도 그렇지만 기록 자체는 신경을 크게 쓰지 않겠다"며 "아직 발전해야 할 부분이 더 많다. 열심히 뛰다 보면 기록도 따라오지 않겠냐"고 담담하게 말했다. 그러면서 "기록 때문에 무리한 주루 플레이를 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난 12일 사직구장에서 열린 롯데와 원정경기에서 7회초 큼지막한 타구를 외야로 보냈다. 주자 2명이 모두 홈을 밟았다. 외야 깊숙한 곳에 공이 떨어졌다. 코스가 좋았기 때문에 서건창은 2루를 돌아 3루까지 내달렸다.
그 사이 롯데 우익수 손아섭은 2루수 정훈에게 송구했다. 중계플레이가 이어졌고 서건창은 3루에 슬라이딩했지만 공이 좀 더 빨랐다. 결국 태그아웃됐고 공식기록은 2루타가 됐다. 점수 차가 여유가 있어 다행이었지만 박빙 승부였다면 경기 흐름에 찬물을 끼얹는 주루플레이가 될 뻔했다.
그 때를 떠올린 서건창은 "과욕을 부리면 안된다는 걸 다시 한 번 알게 됐다"고 껄껄 웃었다.
서건창은 19일 목동구장에서 열린 LG 트윈스전에서도 팀은 5-7로 졌지만 멀티히트를 치며 톱타자로 제몫을 했다. 8월 들어 9번째 2안타 이상 경기를 기록했다.
조이뉴스24 목동=류한준기자 hantaeng@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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