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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벤치의 믿음 '안방마님' 최경철


롯데전 연승 이끈 귀중한 밀어내기 볼넷 결승타점

[류한준기자] "자리 변화는 없습니다." 양상문 LG 트윈스 감독은 24일 사직구장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 원정경기를 앞두고 덕아웃을 찾은 취재진에게 팀의 '안방마님' 최경철에 대한 믿음을 보였다.

양 감독은 "순위 경쟁에 관계 없이 포수는 최경철, 그리고 백업으로 김재민 이렇게 기용할 계획"이라고 언급했다. 그는 "(최)경철이도 이제 한 고비를 넘겼다"고 격려했다. 한여름 동안 체력적으로 힘들었던 부분이 분명히 있었지만 더위도 이젠 한풀 꺾였기 때문에 경기 출전에 큰 영향을 주지 않는다는 판단이 섰다.

프로 12년차 베테랑 포수 최경철은 올 시즌을 결코 잊을 수 없을 것이다. 그동안 SK 와이번스와 넥센 히어로즈를 거치며 퓨처스(2군)리그 생활이 익숙해져 있던 그다. 어쩌다 1군에 올라와도 잠시뿐, 백업 역할에 머물렀다.

그러나 최경철은 올 시즌 LG에서 1군 주전 기회를 잡았다. 안방마님으로 자리를 굳혔고 처음으로 올스타전에도 참가했다. 최경철은 이번 시즌 지금까지 94경기에 출전했다. 타율은 2할1푼3리에 그쳤지만 고비마다 한 방을 터뜨렸다. 4홈런 33타점을 올렸고 희생타도 14개를 기록했다. 모두 지난 2003년 프로 입단 후 개인 최고 기록이다.

최근 들어 방망이가 잘 맞지 않는 것은 고민이다. 수비 비중이 높은 포수 포지션 특성상 타격에 큰 부담을 갖지 않아도 됐다. 그러나 최경철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다. 4위 경쟁을 하고 있는 팀 사정상 공격에서도 보탬이 돼야 한다고 마음먹었다.

그런 최경철이 24일 경기에서 LG 승리의 주역이 됐다. 그는 5-5로 접전이 이어지던 8회초 2사 만루 상황에서 타석에 나왔다. 롯데 마무리 김승회와 풀카운트로 7구까지 가는 승부 끝에 볼넷을 골라 나갔다. 밀어내기로 점수를 뽑았고, LG가 6-5 승리를 거둠으로써 이 점수는 결승점이 됐다.

최경철은 1볼 2스트라이크까지 몰렸으나 침착하게 볼을 고르며 기다렸다. 앞선 타자 박경수에게 볼넷을 허용하며 만루로 몰린 김승회가 오히려 더 부담을 느끼는 모습이었다. 최경철이 볼넷을 얻어내자 LG 벤치는 환호했고 반면 김승회와 롯데 벤치는 고개를 숙였다. 최근 4위 경쟁에서 희비가 엇갈리고 있는 두 팀이 뚜렷하게 대조되는 모습이었다.

경기 후 최경철은 "앞선 타석에서 너무 부진했다"며 "그래서 어떻게 하든 출루를 하겠다고 다짐을 하고 타석에 나왔던 게 좋은 결과로 연결된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앞선 세 차례 타석에서는 모두 삼진으로 물러났다.

최경철은 "매 경기 결과에 따라 4위 자리가 바뀌고 있는데 마지막까지 팀을 위해 보탬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각오를 전했다. 상대적으로 다른 선수들과 비교해 화려한 조명을 받지 않는 자리지만 최경철의 이런 자세는 양 감독의 마음을 흐뭇하게 한다.

LG는 이날 승리로 4위를 지키며 순위 경쟁에서 한 발 더 앞서갔다. 5위 두산 베어스 그리고 공동 6위 롯데 자이언츠와 KIA 타이거즈와 승차를 각각 2경기와 2,5경기차로 벌렸다.

조이뉴스24 사직=류한준기자 hantaeng@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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