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필기자] A대표팀의 외면을 받은 정성룡(29, 수원 삼성)이 마음을 추스르고 있다. 부산 아이파크를 상대로 실점을 하기는 했지만 뚝심의 선방을 보여주며 자신과의 싸움을 이어갔다.
정성룡은 3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24라운드 부산 아이파크와의 경기에 선발 골키퍼로 나섰다. 수원이 1-0 리드를 이어가던 후반 14분 김익현에게 실점했지만 세 차례 결정적 실점 위기를 막아내는 등 실력 발휘를 하며 1-1 무승부에 기여했다.
이날 부산전은 나름대로 정성룡에게 큰 의미가 있었던 경기다. 브라질월드컵에서의 부진으로 자신을 향한 비난 여론이 수그러들지 않았고 5일 베네수엘라, 8일 우루과이와의 A매치 2연전 대표팀 엔트리에 제외됐다.
공교롭게도 정성룡을 밀어내고 대표 선발된 골키퍼들의 팀 성적은 모두 하위권이다. 이범영(부산 아이파크, 11위)이나 김진현(세레소 오사카, 16위) 모두 소속팀이 강등권이다. 반면, 정성룡의 수원은 3위로 상위권 싸움을 잘 버텨내고 있다.
부산전이 끝난 뒤 정성룡은 김익현에게 실점한 것에 대해 "외곽에서 날아오는 프리킥이 동료에게 스치며 꺾여버려서 어쩔 수 없었다"라며 아쉬워했다. 어떻게든 무실점으로 막아내 자신의 실력을 제대로 보여주고 싶었기 때문이다.
대표팀 얘기에 대해서는 조심스러워했다. 이미 지난해 11월 러시아와의 A매치에서 실수로 한동안 힘든 시간을 보낸 경험이 있다. 브라질월드컵 이후 재개된 K리그에서 흔들리지 않으려 애쓰는 등 마음 다스리기에 각별한 노력을 하고 있다.
정성룡은 "이번에 대표팀에 소집된 (이)동국이 형의 사례를 보면서 많은 것을 느꼈다. 서정원 감독님도 그라운드에서 실력으로만 보여주면 된다는 말을 하셨다"라고 말했다. 비난이든 비판이든 스스로 견뎌내며 그라운드에서 몸으로 보여준다면 언젠가는 다시 대표팀의 부름을 받을 수 있다는 뜻이다. 우여곡절 끝에 대표팀에 재발탁, A매치 100경기 출전을 앞둔 이동국을 보면서 정성룡이 어떤 생각을 했는지 충분히 알 수 있다.
그래도 간판 수문장으로 활약했던 대표팀에서 제외된 것은 쓰린 상처가 되지 않을까. 정성룡은 무덤덤하게 "수원에서 내 역할에만 충실하려고 한다. 경기가 많이 남아 최선을 다해야 할 때다. 마음도 괜찮다"라며 미소를 지었다.
조이뉴스24 /수원=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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