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한준기자] 한국 남녀배구대표팀은 19일 개막하는 2014 인천 아시아경기대회에서 동반 금메달을 노린다. 남녀배구대표팀은 지금까지 같은 대회에서 동시에 금메달을 목에 건 적이 없다.
박기원 감독이 이끌고 있는 남자대표팀은 2006년 도하 대회 이후 8년 만의 금메달 도전이고, 이선구 감독이 지휘봉을 잡고 있는 여자대표팀의 경우는 1994년 히로시마 대회 이후 20년 만에 금메달을 바라보고 있다.
남자대표팀은 역대 아시아경기대회에서 금3 은5 동3 등 총 11개의 메달을 땄다. 역대 가장 낮은 순위는 1962년 자카르타대회 때의 5위다. 반면 여자대표팀은 남자와 견줘 아시아경기대회에서 금메달과 유독 인연이 없었다. 1994 히로시마대회가 아직까지 유일하다.
1962년 자카르타대회부터 아시아경기대회에 참가한 여자대표팀은 금1 은8 동2로 메달수에선 남자팀과 같은 11개다. 역대 최저 순위는 2006 도하 때 기록한 5위다.
남녀대표팀이 동반 은메달, 또는 동메달을 차지한 적은 자주 있다. 1970 방콕, 1974 테헤란, 1986 서울, 1990 베이징, 1998 방콕대회에서 남녀대표팀은 동반 은메달을 땄고 1982 뉴델리대회에서는 나란히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박기원호' 패기로 맞선다
남자배구대표팀은 역대 아시아경기대회에 나선 대표팀 가운데 선수 구성 면에서 젊은 축에 속한다. 12명 엔트리 중에서 가장 나이가 많은 선수는 1985년생(만 29세) 동갑내기인 박철우(삼성화재)와 한선수(국방부)다. 도하대회 때는 당시 만 31세였던 후인정(한국전력)이 최선참이었다.
박기원호는 베테랑들이 없는 대신 젊은 패기를 앞세워 이번 대회에 나선다. 주포 박철우와 전광인(한국전력)의 뒤를 받칠 대형 공격수가 빠진 부분이 아쉽긴 하지만 신영석, 박상하(이상 상무) 최민호(현대캐피탈)가 버티고 있는 센터 전력은 든든한 편이다.
남자대표팀은 이번 대회에서 이란의 벽을 넘어야 금메달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 아시아배구에서 변방에 속했던 이란은 박기원 감독이 팀을 맡고 있던 지난 2002 부산대회에서 은메달을 차지하면서부터 실력을 키워 아시아 정상권으로 올라섰다.
이란은 2010 광저우대회에서 다시 한 번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번 인천 대회에서는 사상 첫 금메달을 노린다. 이란은 최근 폴란드에서 끝난 세계선수권대회에서 '파이널 6'까지 진출하며 탈 아시아배구의 선두 주자로 우뚝 섰다.
이란은 한국과 견줘 높이에서 앞서고 공격력도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러나 한국은 안방 대회라는 이점을 갖고 있다. 박 감독은 "상대 전력에 대한 분석을 철저히 해 준비하겠다"며 "이란과 견줘 전력이 처지는 부분이 분명히 있지만 최선을 다해 목표인 금메달을 꼭 따내겠다"고 각오를 전했다.
일본도 만만치 않은 상대다. 일본은 이번 대회 준비를 위해 브라질로 전지훈련을 다녀왔다. 중국 역시 높이을 앞세워 호시탐탐 기회를 노리고 있다.
▲'이선구호' 부상 선수 회복이 중요
여자대표팀은 세계 최고의 레프트 공격수로 위세를 떨치고 있는 김연경(페네르바체)이 있어 든든한다. 여기에 이탈리아에서 열릴 예정인 세계선수권대회가 아시아경기대회 일정과 겹친다.
이때문에 한국의 라이벌로 꼽히는 일본, 중국 등은 이번 아시안게임에 국가대표 1진을 파견하지 못한다. 이런 이유로 어느 때보다 한국의 금메달 가능성이 높고 기대가 크다.
그러나 방심은 금물이다. 특히 중국의 전력은 예상보다 강하다. 한국 여자대표팀은 아시아경기대회를 앞두고 최종 모의고사격으로 참가한 제4회 AVC(아시아배구연맹)컵에서 중국과 두 차례 만났다. 조별리그와 결승전이었는데 모두 덜미를 잡혔다.
또한 복병 태국의 전력도 만만치 않다. 태국 역시 세계선수권에 나서지만 아시아경기대회에 더 포커스를 맞추고 있다. 역대 아시아경기대회 여자배구에선 중국이 강세다. 중국은 1982 뉴델리대회에서 처음 1위에 오른 뒤 2010 광저우대회까지 모두 7개의 금메달을 수확했다.
전술적인 측면에서 공격이 김연경에게 지나치게 몰리는 일은 피해야 한다. 박정아, 김희진(이상 IBK 기업은행) 등 두 번째 공격 옵션 역할을 맡을 선수들의 활약이 반드시 필요하다.
지난 7월 소집된 여자대표팀은 이번 아시아경기대회를 앞두고 월드그랑프리, AVC컵에 연달아 나섰다. 빡빡한 일정 때문에 선수들의 컨디션은 최상이 아니다.
이런 가운데 주전 세터 이효희, 리베로 김해란(이상 한국도로공사), 한송이(GS 칼텍스) 이재영(선명여고, 흥국생명 입단 예정) 등이 번갈아가며 다쳤다. 그러나 다행히 큰 부상은 아니다.
이 감독은 "조별리그 첫 경기인 태국전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첫 단추를 잘 꿴다면 금메달 고지로 향하는 한 고비를 넘어갈 수 있다. 태국전에서 승리를 거둔다면 조 1위가 유력하기 때문에 준결승전에서 중국을 먼저 만날 확률도 낮출 수 있다.
조이뉴스24 류한준기자 hantaeng@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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