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숙기자] 한국 야구대표팀이 결승에서 대만과 만나 금메달을 다툰다. 준결승까지 4경기를 치르면서 한국은 무난하게 연승을 거뒀지만 드러난 불안 요소를 없애야 확실하게 아시안게임 2연패를 안심할 수 있다.
한국대표팀은 27일 문학구장에서 열린 2014 인천아시안게임 야구 준결승에서 중국을 7-2로 꺾었다. 이로써 한국은 4전 전승을 거두면서 대회 2연패에 한 걸음 다가갔다.
조 예선에서 태국과 대만, 홍콩에 연달아 콜드게임 승리를 거뒀던 한국은 준결승에서 중국과 만나 의외로 고전했다. 손쉽게 요리할 수 있었던 앞선 세 팀과는 달랐다. 선발 투수 이재학이 흔들리면서 두 차례나 동점을 허용해 4회까지 2-2로 맞섰다. 류중일 감독의 얼굴에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이재학이 강판한 뒤 이태양이 5회부터 4이닝을 무실점으로 막고 승리를 이끌어냈다. 타선에서는 박병호가 도루와 홈런으로 분위기를 살렸다. 결국 5점 차로 승리한 뒤 류중일 감독은 "과거 중국을 만나 경기가 잘 안 풀렸는데, 오늘도 어려운 경기를 했다"면서 가슴을 쓸어내렸다.
예선서 만났을 때는 콜드게임 승리를 거뒀으나 대만도 만만하게 볼 상대가 아니다. 한국의 결승전 선발 투수는 일찌감치 김광현으로 정해졌다. 그러나 대만 선발 투수는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대만 뤼밍츠 감독은 27일 일본전 승리 후 결승전 선발을 묻자 "아직 밝힐 수 없다. 내일 경기 전에 알게 될 것"이라고 했다.
준결승에서 2명의 투수로 일본을 제압한 대만은 한국전에 나머지 투수를 총동원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도 전력분석을 통해 예상 선발 투수 탐색을 마쳤다. 류 감독은 "장샤오징이나 천관위가 나올 것 같다. 또 좌완 투수 한 명이 더 있다"고 설명한 뒤 "결승전을 앞두고 대만 투수를 한 번 더 살펴보겠다"고 말했다.
선발이 베일에 가려졌지만, 자신감은 여전했다. 류 감독은 "크게 어렵지는 않을 것이다. 볼이 빠르기는 하지만 제구가 빠지는 투수들"이라면서 "상대 투수에 따른 타선 변화는 없을 것"이라고 전했다.
무안타에 그친 하위 타선은 결승전을 앞두고 고민이다. 27일 중국전에서 박병호와 강정호, 나성범, 황재균이 멀티히트를 때린 반면 8번 강민호와 9번 오재원은 나란히 무안타로 침묵했다.
특히 강민호의 타격 부진이 길어지고 있다. 강민호는 앞서 치른 예선 3경기에서 3타수 무안타에 그쳤다. 중국전에서는 4타수 무안타였다. 강민호는 지난해 열린 월드베이스볼클래식에서도 9타수 무안타로 부진했었다.
그러나 류 감독은 "포수는 투수 리드만 잘해주면 80점 이상이다. 강민호가 타격은 부진하지만 오랜 국가대표 경험으로 투수 리드를 잘한다. 이기고 있는 상황에서는 강민호를 기용할 것"이라면서 믿음을 거두지 않았다.
중국전 교훈도 되새겨야 한다. 무난한 승리가 예상됐지만 초반 좋은 득점기회를 잇따라 놓친 뒤 중국의 공세에 밀려 오히려 한국이 주춤했다. 마운드와 타선의 짜임새가 맞지 않아 다소 우왕좌왕하는 모습이었다. 주장 박병호는 "예선전을 너무 쉽게 치르고 올라와서인지 야수들의 안이한 플레이로 경기가 어려웠다"고 털어놨다.
한 수 아래라고 여겼던 팀들에 내리 콜드게임 승리를 거두며 승승장구한 한국은 금메달이 손에 잡힐 듯했다. 그러나 중국을 만나 호된 경험을 했다. 예선전에서 발톱을 숨겼던 대만도 결승에서는 달라진 모습을 보여줄 것이다. 누구에게든 '당연한 승리'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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