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한준기자] 지난해 넥센 히어로즈는 '가을야구'에 나갔다. 그런데 정규시즌 마지막 경기까지 치열한 순위 경쟁을 치러야 했다. 넥센은 플레이오프 직행 티켓을 손에 넣을 수 있는 2위를 원했다.
그러나 지난해 10월 5일 시즌 최종전에서 넥센은 최하위 한화에게 덜미를 잡혔다. 같은 날 LG 트윈스는 두산 베어스를 꺾었다. 최종전 결과 LG가 극적으로 2위에 올라 플레이오프 직행 티켓을 얻었고 3, 4위는 각각 넥센과 두산으로 확정됐다.
넥센은 두산과 준플레이오프에서 1, 2차전을 모두 이겼다. 그 때까지만 해도 LG의 플레이오프 파트너는 넥센이 될 가능성이 높았다. 하지만 거짓말처럼 넥센은 두산에게 3연패를 당했고 그렇게 넥센의 첫 '가을야구'는 마무리됐다.
넥센은 올 시즌 더 강력해졌고, 지난 시즌보다 순위가 한 계단 더 올라섰다. 아직 1위 삼성을 따라잡을 가능성이 남아 있긴 하지만 어쨌든 최소 2위를 확보해 플레이오프부터 포스트시즌을 치를 수 있게 됐다.
염경엽 넥센 감독은 "선수들도 지난해 포스트시즌에서 많은 경험을 했을 것"이라며 "돌이켜보면 다운밸런스에서 시리즈를 시작했다"고 말했다. 염 감독 역시 "올해는 새로운 도전"이라며 "나 뿐만 아니라 선수들도 마찬가지"라고 다가오는 포스트시즌에 대한 기대감을 나타냈다.
그런데 고민은 있다.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바로 완전치 않은 선발 마운드다. 넥센은 지난해 브랜든 나이트와 앤드류 밴헤켄이 원투펀치를 맡았다. 올해는 밴헤켄과 헨리 소사가 그 역할을 한다. 그런데 1, 2선발과 비교해 3, 4선발의 무게감이 떨어지는 것이 넥센의 대표적인 아킬레스건으로 꼽힌다.
염 감독도 그 점을 잘 알고 있다. 정규시즌과 달리 단기전인 포스트시즌에서는 선발투수의 역할이 절대적이며 '지키는 야구'가 반드시 필요하다. 염 감독도 "다음을 생각하지 말고 투수진 및 경기 전체를 운영해야 한다"고 했다. 그래서 특히 3선발이 중요하다.
넥센의 정규시즌 선발 로테이션상 3선발은 좌완 오재영이 주로 맡았다. 그는 13일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리는 KIA 타이거즈전에 정규시즌 마지막 선발 등판한다. 올 시즌 성적은 지금까지 20경기(13차례 선발 등판)에 나와 5승 6패를 기록했다. 평균자책점이 6.42로 높은 편이다.
또 다른 좌완 선발 자원인 금민철은 3승 5패 평균자책점 6.05를 기록하고 있다. 염 감독의 고민이 바로 이 부분에 있다. 매경기 총력전을 펼쳐야 하는 포스트시즌 특성상 3, 4선발이 버리는 카드가 돼선 안된다는 의미다. 그렇기 때문에 오재영의 마지막 점검 무대가 될 이날 KIA전 투구내용이 중요하다.
넥센은 정규시즌 종료 후 플레이오프 시작일까지 약 10일 정도 경기가 없다. 휴식기를 갖는 게 득이 될 수도 있지만 선수들의 경기 감각이 떨어질 수도 있다.
오재영이 KIA전에서 승패를 떠나 잘 던져준다면 염 감독의 고민을 조금은 덜어낼 수 있다. 그러나 반대의 경우가 된다면 사령탑의 머리 속은 더 복잡해질 것이다. 염 감독은 "남은 정규시즌 경기를 치르는 동안 최적화 방법에 대해서 생각을 좀 더 해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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