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필기자] 한국대표팀 사령탑 데뷔전을 승리로 장식한 울리 슈틸리케 감독의 두 번째 여정이 이어진다. 상대는 브라질월드컵에서 '2002 한일월드컵 당시 한국을 보는 것 같다'며 호평 속에 8강까지 올랐던 강팀 코스타리카다.
코스타리카는 한국과 비슷한 스타일의 팀이다. 빠른 스피드를 앞세운 공격 전개와 수비로 상대의 허점을 파고드는 것이다. 상대가 공격적이면 똑같이 받아친다. 상대적으로 강팀을 만나면 웅크리고 있다가 바로 치고 올라온다.
브라질 월드컵 종료 후 치른 A매치 4경기에서 코스타리카는 11득점 6실점을 했다. 가장 최근인 지난 10일 오만과 치른 A매치에서 4-3으로 이기며 공수에서의 장, 단점을 모두 보여줬다.
다만, 오만전에서는 철벽 수문장 케일러 나바스(레알 마드리드)가 출전하지 않았다. 나바스는 월드컵에서 화려한 선방쇼를 보여주며 코스타리카 수비라인을 이끌었다. 나바스의 출전 유무에 따라 수비라인의 집중도가 달라진 셈이다.
슈틸리케 감독도 코스타리카의 이런 특징을 잘 알고 있다. 코스타리카와 한국이 유사한 스타일이라는 점에서 다양한 대응을 생각해 볼 수 있다. 슈틸리케 감독은 지난 10일 파라과이전 2-0 승리를 이끌면서 공격진의 무한 스위칭 플레이를 지시했다. 또, 수비라인은 한 번도 호흡을 맞춰본 적이 없는 조합으로 나서는 신선함을 보여줬다.
코스타리카전에서도 슈틸리케식 이색 조합이 가능할까. 슈틸리케 감독은 "이번에도 새로운 실험을 할 것이다. 하지만 위험요소는 최대한 줄일 것이다"라며 변화 속 안정을 꾀할 것임을 전했다.
이번에 선발된 대표선수 23명 전체를 활용하겠다고 강조한 것을 생각하면 잔잔한 변화를 예상할 수 있다. 가장 주목되는 것이 손흥민(레버쿠젠)의 활용법이다. 손흥민은 파라과이전에서는 선발 제외됐다가 후반 교체로 나서 측면에서 뛰었다. 하지만, 손흥민은 중앙 공격수로도 얼마든지 뛸 수 있다. 이전 대표팀에서는 시간 부족과 포지션 중복 등으로 중앙에서 뛰어보지 못했지만 새로 팀을 만들어가는 단계로 여유가 있는 현 대표팀 사정은 다르다. 손흥민이 충분히 중앙에서 뛰어볼 수 있다.
아시안게임 출전 피로를 푼 박주호(마인츠05)와 장현수(광저우 부리), 김승대(포항 스틸러스) 등의 활용에도 관심이 집중된다. 이들 세 명은 모두 파라과이전을 뛰지 않았다. 박주호는 아시안게임대표팀에서 중앙 미드필더로 전체를 조율했다. 하지만, A대표팀에서는 다시 왼쪽 풀백으로 돌아올 가능성이 크다. 홍철이 파라과이전에서 풀타임을 소화해 박주호에게 선발 기회가 주어질 전망이다.
이 경우 장현수는 중앙 미드필더로 기성용(스완지시티)과 짝을 이룰 수 있다. 기성용과 장현수 조합은 다소 생소하지만 역할 분담에는 문제가 없다. 물론 장현수가 원 포지션인 중앙 수비수로 나서 김영권(광저우 에버그란데)과 수비라인을 형성할 수도 있다.
김승대는 이동국(전북 현대)이 정상적으로 원톱 선발로 뛴다면 처진 공격수로 출전할 수 있다. 또는 포항 스틸러스 시절 제로톱 듀오였던 이명주(알 아인)와 중앙에서 공격의 줄기를 잡을 수도 있다. 코스타리카 수비진의 신장이 크지 않기 때문에 얼마든지 김승대가 나설 수 있다. 중남미 팀들의 수비는 대체로 높이가 낮다는 점을 고려, 그에 대응하는 전략을 수립해 시험해 보기에 충분하다.
슈틸리케 감독은 코스타리카를 이길 어떤 대비책을 구상 중일까. 선수 깜짝 배치에 다시 한 번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조이뉴스24 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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