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숙기자] SK 에이스 김광현이 시즌 마지막 등판에서 말 그대로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을까.
김광현은 16일 잠실 두산전에 선발 등판한다. 김광현은 올 시즌 종료 후 해외 진출을 앞두고 있어 사실상 국내무대 마지막 등판인 셈이다. 김광현 자신에게도 큰 의미가 있는 경기이지만 SK의 올 시즌 운명이 걸린 경기이기도 하다. 즉 무조건 승리가 필요한 일전이다.
SK는 벼랑 끝에 몰려 있다. 승리를 기대했던 15일 잠실 두산전에서 3-6으로 패하면서 최근 4연승을 마감했다. 막판 역전 4강 진출을 노리고 있던 SK로서는 뼈아픈 결과였다. 이날 4위 LG가 대구 삼성전에서 패했기 때문에 SK가 이겼다면 승차를 0.5게임으로 줄일 수 있었다. 그런데 SK도 패하면서 그대로 1.5게임 차가 유지됐다.
SK는 이제 남은 두 경기에서 무조건 전승을 거둬야 한다. SK의 4강행 시나리오는 단 하나뿐이다. SK가 2연승을 거두고 한 경기 남은 LG가 17일 롯데와의 최종전에서 패하는 것이다. 만일 SK가 16일 두산전을 잡지 못하면 치열했던 4위 싸움도 LG의 차지로 끝난다.
김광현도 승리 의지가 남다르다. 올 시즌 27경기에 등판해 13승 9패 평균자책점 3.33을 기록 중인 김광현은 두산전에서만 승리를 챙기지 못했다. 두산전에 세 차례 등판했으나 승리 없이 2패 평균자책점 5.82로 고전했다.
선발 투수로서 전 구단 상대 승리는 나름 의미가 있다. 본인도 "두산전에 승리가 없어서 두산과의 경기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날 승리한다면 팀의 4강 희망을 이어가는 동시에 개인 14승으로 전 구단 상대 승리까지 수확할 수 있다. 에이스의 자존심을 확인할 기회다.
김광현에겐 또 하나의 목표가 있다. 평균자책점 1위 타이틀이다. 김광현은 현재 평균자책전 3.33으로 밴덴헐크(삼성, 3.18)에 이어 2위에 올라 있다. 11일 문학 넥센전에서 5이닝 2실점을 기록하는 바람에 격차가 좀 더 벌어졌다.
김광현은 이날 최소 7.2이닝 이상을 무자책점으로 막아내야 역전 1위가 가능하다. 쉽지 않은 일이지만 절대적으로 승리가 필요한 팀을 위해서도 김광현은 최대한 긴 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아낸다는 각오가 중요하다.
김광현은 후반기 좋은 흐름을 보여왔다. 전반기 17경기에서 9승 6패 평균자책점 3.49를 올렸던 김광현은 후반기 10경기에 등판해 4승 3패 평균자책점 3.05를 기록했다. 5.1이닝 9실점으로 크게 무너졌던 9월 10일 사직 롯데전을 제외하면 2점 이상을 내준 경기가 없었다.
다만 투구수 조절은 필요하다. 김광현은 최근 등판이었던 11일 넥센전에서 5이닝 동안 112구나 던졌다. 삼진 6개를 잡아냈지만 볼넷 5개를 내주는 과정에서 불필요한 투구수가 쌓였다. 두산전에서는 긴 이닝을 책임져야 하는 만큼 노련하게 마운드를 운영해야 한다. 김광현의 아쉬움을 남기지 않는 시즌 마무리가 기대되는 경기다.
조이뉴스24 한상숙기자 sky@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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