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현 무너진 SK, 방망이로 살아났다

[한상숙기자] SK 김광현이 시즌 마지막 등판에서 기대 이하의 피칭으로 아쉬움을 남겼다. 그래도 SK는 타선의 분발로 연장 접전 끝에 승리해 최악의 상황은 피했다.

김광현은 16일 잠실 두산전에 선발 등판해 6이닝 11피안타 6탈삼진 5실점(4자책)을 기록했다. 팀의 4강 진출 희망을 이어가지 위해 반드시 이겨야 하는 경기였지만 김광현의 슬라이더는 말을 듣지 않았다.

시작부터 고전했다. 김광현은 1회말 선두타자 고영민에게 우익수 왼쪽으로 빠지는 2루타를 내주면서 불안한 출발을 했다. 김진형의 희생번트로 1사 3루가 됐고, 김현수의 1루수 땅볼 때 고영민이 홈으로 들어와 선취점을 내줬다. 이 실점으로 김광현의 평균자책점 1위 등극 가능성이 처음부터 사라졌다.

2회를 삼자범퇴로 처리한 김광현은 3회 3점을 내주면서 비틀거렸다. 3회에만 연속 4안타를 맞았다. 선두타자 정수빈의 좌전안타에 이어 고영민도 좌측 안타를 때려 무사 1, 3루가 됐다.

이어 김진형의 깊숙한 땅볼 타구를 유격수 김성현이 잡았으나 공을 던지지 못하고 내야안타가 됐다. 그 사이 정수빈이 홈으로 들어와 0-2로 뒤졌다.

다음 타자 김현수는 김광현의 초구를 노려쳤다. 2루수 나주환이 몸을 날렸으나 공은 외야로 흘러 적시타가 됐다. 점수는 0-3이 됐다. 계속된 무사 1, 3루에서 홍성흔을 유격수 병살타 유도한 것이 그나마 다행이었다. 3루에 있던 김진형은 홈으로 들어와 점수는 0-4로 벌어졌다.

김광현의 실점은 또 나왔다. 5회말 최주환의 우전안타로 만든 1사 1루에서 최주환이 패스트볼로 2루까지 달렸다. 이어 김응민의 좌중간을 가르는 적시타를 좌익수 이명기가 잡아 홈으로 던졌으나 공이 뒤로 빠졌다. 그 사이 최주환이 홈을 밟았다.

많은 실점을 한 김광현에게 힘을 불어넣어준 것은 팀 타선이었다. SK는 5회초 1사 2루에서 이재원의 우중간 쪽 적시타로 1점을 만회하며 추격을 시작했다. 이어 6회초 만루 찬스에서 박계현의 밀어내기 볼넷과 이명기의 우전 적시타, 이재원의 2타점 좌전 적시타로 4점을 더해 5-5 동점을 만들었다.

김광현은 힘을 내 6회를 삼자범퇴로 처리한 뒤 7회에도 등판, 선두타자 정수빈에게 좌중간을 가르는 2루타를 내준 뒤 무사 2루에서 전유수로 교체됐다. 전유수가 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아줘 김광현의 실점은 늘어나지 않았다.

SK는 이후 전유수의 3이닝 무실점 호투로 5-5로 맞선 채 연장에 돌입했고, 10회초 조동화와 이재원의 연속 희생플라이 타점으로 2점을 뽑아내 극적인 승리를 거뒀다. 박계현이 볼넷, 이명기가 우측 안타로 출루했고, 상대 실책을 놓치지 않고 적극적으로 뛰어 진루를 이뤄낸 결과였다.

김광현은 평균자책점 1위와 전 구단 상대 승리, 개인 14승을 모두 놓쳤지만 팀 승리가 그나마 위안이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