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PO]'타선 대폭발' LG, NC 잡고 기선 제압

[류한준기자] '가을 축제'의 첫 무대에서 먼저 웃은 쪽은 LG 트윈스였다. 5전3선승제의 준플레이오프에서 가장 중요한 첫 판을 잡으며 플레이오프 진출을 위한 7부 능선을 넘었다.

LG는 19일 창원 마산구장에서 열린 NC 다이노스와의 준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1회초에만 6점을 뽑는 타격 집중력과 투수진의 릴레이 호투에 힘입어 13-4로 이겼다. 이로써 LG는 남은 4경기 가운데 2경기만 잡으면 플레이오프에 진출, 넥센 히어로즈와 한국시리즈 진출을 위한 5전3선승제 결전을 벌인다.

베테랑이 많은 LG의 저력에 젊은 패기의 NC가 무기력하게 무릎을 꿇었다. 특히 NC 선발 이재학이 큰 경기의 중압감을 극복하지 못하고 1회를 마치지도 못한채 강판된 게 이날 경기의 향방을 초반에 가른 요인이었다. 이날 LG는 무려 16안타(홈런 2개)를 퍼부으며 NC 마운드를 정신없이 두들겼다.

LG는 초반 대량득점에 성공하며 일찌감치 승부의 물줄기를 가져갔다. 큰 경기 경험이 부족한 이재학을 상대로 정신없이 안타 행진을 벌여 NC 덕아웃을 허탈하게 했다.

1회초 선두 정성훈이 좌중간 2루타로 포문을 열면서 분위기가 달궈졌다. 후속 오지환의 희생번트가 3루수 플라이에 그쳤지만 LG 중심타선은 득점 기회를 놓지지 않았다. 3번 박용택이 볼넷으로 출루하자 다음 타자 이병규(7번)은 좌중간을 꿰뚫는 2루타로 주자 2명을 모두 불러들였다. 계속된 1사2루에서 이진영은 기다렸다는 듯이 중전 적시타로 추가 득점을 유도했고, 스나이더가 우익수 뜬공으로 물러나자 좌타석의 김용의는 중전안타로 찬스를 살렸다.

NC는 부랴부랴 이재학을 내리고 웨버로 투수를 바꿨지만 달아오른 LG 타선의 방망이는 식지 않았다. 2사 1·2루에서 들어선 인물은 오른손 타자 최경철. 최경철은 볼카운트 1-1에서 웨버의 3구째를 그대로 잡아당겼다. 방망이 중심에 정통으로 맞은 공은 창원 하늘 높이 솟구쳤고, 좌측 담장을 넘어가는 3점홈런으로 연결됐다. 6-0, LG의 리드가 커진 순간이었다.

정신없이 1회를 마친 NC는 2회말 1점을 따라붙었다. 주포 나성범의 큰 것 한 방으로 얻은 점수였다. 1사 뒤 좌타석에 들어선 나성범은 LG 선발 류제국으로부터 좌측담장을 넘어가는 솔로홈런을 때려냈다. NC 선수단의 굳은 몸이 살짝 풀어질 수 있는 홈런이었다.

하지만 LG는 3회초 1점을 추가하며 리드폭을 다시 6점으로 늘렸다. 1사 뒤 스나이더가 우전안타로 살아나간 뒤 2루 도루 성공에 이어 상대 포수의 송구 실책으로 3루까지 진출했다. 다음 타자 김용의는 2루수 옆 내야안타로 스나이더를 불러들여 7-1이 됐다.

5회에는 박용택이 또 다시 큰 것 한 방으로 기세를 이었다. 선두타자로 나선 박용택은 웨버를 두들겨 가운데 펜스를 정확히 넘어가는 비거리 120m 솔로홈런으로 LG의 8번째 득점을 직접 올렸다.

일방적으로 흘러가던 경기는 5회말 갑작스런 변수가 도출됐다. 선두 타자 모창민을 상대한 류제국이 볼카운트 1-0에서 던진 2번째 몸쪽 직구가 타자 머리쪽으로 날아가며 모창민의 헬멧을 맞힌 것.

이른바 '헤드샷'으로 규정에 의해 류제국은 경고 없이 자동 퇴장됐다. 호투하던 선발 류제국이 강판되면서 좌완 윤지웅을 부랴부랴 투입했다. 그러나 몸이 덜 풀린 윤지웅은 잠시 흔들렸다. 손시헌을 중전안타로 내보낸 뒤 김태군·박민우를 연속 삼진처리하며 기세를 올렸지만 김종호에게 중전 적시타를 맞고 모창민의 득점을 지켜봐야 했다. 결국 LG는 또 다른 왼손투수 신재웅을 투입했고, 신재웅이 후속 이종욱을 우익수 플라이로 잡으면서 추가 실점 없이 이닝을 마무리해 가슴을 쓸어내렸다.

이후 경기는 '불펜 싸움'으로 접어들었고, 구원투수진의 질과 양에서 앞선 LG가 NC의 반격 기회를 적시에 끊었다. 신재웅이 6회 테임즈·나성범·이호준을 삼진 2개를 곁들여 내리 잡아내자 7회 임정우가 등판해 승리의 징검다리를 놓았다.

완전히 자신감을 얻은 LG는 8회초 박용택의 중전 적시타와 상대 수비 실책으로 3점을 추가한 뒤 스나이더의 중전 적시타, 이병규(9번)의 희생플라이로 2점을 더 얹어 NC의 추격권에서 완전히 벗어났다.

NC는 2-13으로 크게 뒤진 8회말 테임즈의 좌전 적시타로 1점을 냈지만 1사 1·2루에서 나성범이 투수 앞 병살타로 찬물을 끼얹는 바람에 찬스가 날아갔다. 9회말 이호준이 좌월 솔로홈런으로 힘을 냈으나 대세는 이미 기운 뒤였다.

준플레이오프 2차전은 19일 오후 6시30분 같은 장소에서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