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용재기자] 올 시즌 K리거 중 차두리(34, FC서울)보다 많은 경기를 뛴 선수가 또 있을까.
FC서울의 핵심 수비수 차두리는 올 시즌 많은 대회를 치러야 했다. K리그 클래식, AFC(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그리고 FA컵까지. 차두리는 서울의 중요한 경기마다 항상 중심을 잡고 있었다.
3개 대회를 치르면서 천하의 '체력왕' 차두리라 해도 체력 안배가 필요했다. 체력 안배를 하기는 했지만 그래도 차두리는 팀을 위해 많은 경기를 뛰어야만 했다. 서울의 상승세가 멈추지 않았기 때문이다. 차두리는 서울의 상승세에 앞장섰다.
K리그 클래식 정규리그를 쉴 수는 없었다. 서울은 AFC 챔피언스리그에서 4강까지 올라섰다. FA컵도 4강에 안착했다. K리그에서 올 시즌 3개 대회를 지금까지 치르는 유일한 팀이 바로 서울이다. 그렇기에 차두리 역시 전진을 멈출 수 없었다. 서울이 AFC 챔피언스리그 4강에서 웨스턴 시드니에 패해 멈춰 섰다. 하지만 K리그 클래식은 계속되고, FA컵도 정상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지금까지 차두리는 K리그 클래식 23경기를 뛰었고, AFC 챔피언스리그 12경기를 뛰었다. 그리고 FA컵에서 2경기를 소화했다. FA컵에서는 포항과의 16강전, 부산과의 8강전 모두 연장전까지 풀타임 120분을 뛰었다. 2경기지만 거의 3경기를 뛴 셈이다. 차두리는 FC서울 소속으로 올 시즌 37경기를 뛰었다.
차두리의 전진은 여기에서 멈추지 않는다.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도 있다. 지난 9월 대표팀에 발탁된 차두리는 베네수엘라, 우루과이전에 뛰었고, 10월 열린 코스타리카전에서도 활약했다. 대표팀 3경기까지 합치면 차두리는 올 시즌 무려 40경기를 뛴 것이다.
지칠 만도 하다. 차두리는 34세의 베테랑이다. 올 시즌 부상도 있었다. 부상으로 인해 3월 그리스와의 대표팀 평가전 출전이 좌절됐고, 7월 연이어 벌어진 레버쿠젠과의 친선전, K리그 올스타전도 출전하지 못했다.
지난 10월 국가대표팀 소집 당시 차두리는 "많은 대회 일정으로 체력적으로 힘든 것은 맞다. 하지만 극복해내야 한다. 그라운드에서 열심히 뛰는 것 말고는 없다. 베테랑이 경기력이 안 되면 짐이 될 뿐이다"라며 체력적인 부담감에 대해서는 고민하지 않았다.
차두리의 말대로였다. 체력적으로 힘든 상황이었지만 그라운드에 나선 차두리의 모습은 전혀 힘에 부친 모습이 아니었다. 언제나 차두리는 폭풍처럼 질주했고, 언제나 상대는 차두리의 파괴력에 압도당했다.
FC서울에서도 국가대표팀에서도 차두리는 항상 그랬다. 체력적으로 힘들 테지만 차두리는 언제나 해내고 있다. 항상 웃고 있는 차두리지만 얼마나 이를 악물고 뛰고 있는지 알 수 있는 부분이다. 눈에 띄게 내색은 않지만 차두리는 그렇게 체력적 한계도 뛰어넘을 만큼 모든 것을 걸고 뛰고 있다.
그리고 차두리는 올 시즌 41번째 경기에 나설 준비를 하고 있다. 바로 22일 상주시민운동장에서 열리는 상주 상무와의 FA컵 4강전이다. 지난 18일 열린 전남 드래곤즈와의 K리그 클래식 32라운드에서 90분 풀타임을 뛴 차두리다.
그렇지만 상주전에 차두리가 출전할 가능성은 크다. 전남전에서 베스트 멤버를 가동시키며 승리한 서울이다. 흐름을 위해서 그렇게 했다. 상주전은 FA컵 결승전으로 향하는 관문이다. 서울은 또 베스트 멤버로 총력전을 펼쳐야 한다. 이런 중요한 경기에 서울 수비의 핵 차두리가 빠질 수는 없다.
차두리에게도 의미 있는 경기다. 서울이 승리한다면 차두리는 2013년 서울에 입단한 후 두 번째로 결승전 무대를 밟게 된다. 첫 번째는 지난 시즌 AFC 챔피언스리그 결승이었다. 그 때는 광저우 에버그란데에 밀려 준우승에 그쳤다. 그렇기에 이번 FA컵은 K리거 차두리로서 첫 번째 우승컵을 들어올릴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의지가 더욱 불타오를 수밖에 없다.
올 시즌 41번째 경기가 기다리고 있다. 차두리는 다시 달리려 한다. 지칠 만도 하지만 차두리는 또 달릴 것이다. 항상 그래왔듯이 차두리는 아무 일 없었던 것처럼 다시 달릴 것이다. 매 경기 모든 것을 쏟아내는 것. 이것이 차두리가 축구선수로 살아가는 방식이다. 체력 핑계는 대지 않는다. 요령, 편법, 꼼수는 없다. 축구팬들이 차두리를 보며 행복해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조이뉴스24 최용재기자 indig80@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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