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혜림기자] MBC 드라마 '왔다! 장보리'(극본 김순옥, 연출 백호민)의 악역 연민정은 2014년 안방극장을 쥐락펴락한 최고의 캐릭터였다. 오랜 기간 빼어난 연기력으로 브라운관을 누벼왔던 배우 이유리는 이 배역을 만나 그 내공을 인정받았다.
'왔다! 장보리'를 향한 시청자의 열광, 연민정을 향한 뜨거운 관심이 드라마의 완성도나 작품성을 향한 찬사와 동치됐던 것은 아니다. 드라마는 매 회 화제를 몰면서도 '막장'이라는 수식어를 피하지 못했다. 끝을 모르는 연민정의 악행, 돌고 도는 갈등 관계가 일종의 피로감을 안겼다는 평도 있다.
하지만 '왔다! 장보리' 그리고 악역 연민정에겐 동시기 방영된 어느 드라마도, 그 어떤 톱스타가 연기한 배역도 갖추지 못했던 '마력'이 있었다. 납득이 어려울 캐릭터의 악행조차 이유리의 역동적인 연기를 만나 나름의 극적 재미로 완성됐다. 그 힘은 일반 시청자들 뿐 아니라 엔터테인먼트업계 종사자들에게도 작용했다.
'왔다! 장보리' 악역 연민정, 올해 최고의 캐릭터로 우뚝
11월1일 창간 10주년을 맞은 연예·스포츠 매체 조이뉴스24는 연예계 종사자 120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를 진행했다. '왔다! 장보리'의 연민정은 '올해 방영된 드라마 캐릭터 중 최고의 캐릭터'와 '메인 주인공(혹은 타이틀롤 캐릭터)을 넘어서며 최고의 존재감을 보인 배역'을 묻는 질문에서 압도적 1위를 차지, 2관왕에 올랐다. 최고의 캐릭터 부문에서는 과반수에 육박하는 51명의 표를 독식했다.
연민정 외 올해 드라마 속 최고의 캐릭터로는 SBS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극본 박지은, 연출 장태유)의 천송이(전지현 분)가 꼽혔다. 10명의 업계 종사자들이 선택했다. 전지현은 이 캐릭터를 통해 안하무인 톱여배우의 코믹한 얼굴부터 사랑에 빠진 순정적인 여인의 눈물까지 다채로운 모습을 그려 큰 인기를 얻었다.
상대역인 김수현이 연기한 도민준 캐릭터는 7표를, SBS 드라마 '괜찮아, 사랑이야'(극본 노희경, 연출 김규태)의 장재열(조인성 분)은 5표를 얻었다. KBS 1TV '정도전'(극본 정현민, 연출 강병택)의 타이틀롤 정도전(조재현 분), KBS 2TV '연애의 발견'의 한여름(정유미 분)이 각 3표를 받았다.
'왔다! 장보리'의 연민정은 타이틀롤 장보리(오연서 분)의 존재감을 뛰어넘은 배역으로도 인정받았다. 120명의 설문 응답자들 중 39명이 연민정의 활약을 지지했다. '별에서 온 그대'의 소시오패스 이재경(신성록 분), '연애의 발견'의 발랄한 의사 도준호(윤현민 분)가 각 7표를 얻어 뒤를 이었다.
'별에서 온 그대', 최고의 드라마·최고의 커플 2관왕
지난 2013년 12월 첫 방송돼 올해 2월 종영한 '별에서 온 그대'는 '올해 방영된 최고의 드라마'와 '드라마 속 최고의 커플' 두 부문에서 가장 많은 표를 얻었다.
최고의 드라마 부문에서 '별에서 온 그대'는 '왔다! 장보리'와 접전 끝에 30표를 얻어 1위에 올랐다. '왔다! 장보리'는 25명의 선택을 받았다. 그 외 '연애의 발견'과 '정도전'이 7표, '괜찮아, 사랑이야'가 6표를 얻었다. JTBC '밀회'(극본 정성주, 연출 안판석)와 MBC '마마'(극본 유윤경, 연출 김상협)가 4명의 지지를 받았다.
'별에서 온 그대'의 김수현과 전지현은 드라마 속 최고의 커플 연기를 펼친 배우들로도 꼽혀 여전한 존재감을 자랑했다. 매력만점 외계인 도민준과 톱스타 천송이의 사랑이 방영 당시 안방을 울고 웃게 만들었던 만큼, '천도 커플'은 종영 8개월이 지난 시점에서도 가장 뜨거운 반응을 얻었다. 총 38명이 이들의 활약을 가장 크게 바라봤다.
'괜찮아, 사랑이야'의 장재열과 지해수(공효진 분) 커플은 22표를 얻어 그 뒤를 이었다. 조현증을 앓는 인기 작가와 상처를 품은 정신과 의사의 솔직담백한 사랑이 호응을 받은 바 있다.
'연애의 발견'의 강태하(에릭 분)와 한여름 커플이 7표를, MBC '운명처럼 널 사랑해'(극본 주찬옥/연출 이동윤)의 이건(장혁 분)·김미영(장나라 분) 커플이 6표를 받았다. '밀회'의 오혜원(김희애 분)과 이선재(유아인 분)가 5표를 얻었다. 웰메이드 사극으로 극찬을 이끌었던 '정도전'의 정도전과 정몽주(임호 분)는 무수한 남녀 커플을 제치고 4표를 얻기도 했다.
한편 설문 대상 120명에는 방송사 PD 등 프로그램 제작진을 비롯해 배우·가수 매니지먼트업계 관계자, 영화 제작·배급·마케팅 종사자, 연예부 기자 등이 포함됐다. 질문은 영화와 드라마, 가요 등 연예 각 분야를 아울러 구성했다. 복수 응답과 무응답을 허용했다.
조이뉴스24 /권혜림기자 lima@joynews24.com 사진 조이뉴스24 포토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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