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태기자] 내셔널리그 서부지구의 샌디에이고 파드리스가 김광현(SK) 영입을 위한 단독 협상 대상자로 결정됐다. 샌디에이고 지역 유력신문 샌디에이고 유니언 트리뷴은 12일(한국시간) "파드리스가 200만달러에 단독 협상권을 따냈다"고 보도했다.
200만달러는 SK가 내심 원한 500만∼1천만달러에 턱없이 못미치는 수준. 전날 한국야구위원회(KBO)로부터 이 같은 결과를 받아든 SK는 장시간에 걸친 내부회의를 거쳤으나 뚜렷한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이미 '김광현 미국 진출 추진 기자회견'까지 대대적으로 치른 마당에 이제 와서 입장을 바꾸기도, 그렇다고 자존심과 실리를 포기하면서까지 무리하게 미국 진출을 강행하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일단 결정 마감시한인 14일 오후 6시까지 시간을 두고 숙고한다는 계획이다.
미국 현지에서는 SK가 샌디에이고의 응찰액을 받아들이기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FOX스포츠의 칼럼니스트 켄 로젠설은 "최대 1천만달러를 원하는 SK가 아마도 거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광현에 대한 시장의 평가가 박한 것은 이미 지적된 몇 가지 요인이 주된 감점요소로 꼽힌다. 주무기가 직구와 슬라이더 뿐인데다 최근 성적이 그다지 인상적이지 않고, 기복이 심했다는 점에서 선발투수로는 큰 점수를 얻지 못했다. 한국에서도 활약했던 빅리그 해설자 C.J 니코스키는 이런 점에서 "새 구질을 완벽히 연마하지 않는한 김광현은 구원투수가 적합하다"고 평가했다.
결국 200만달러는 샌디에이고가 김광현을 선발투수가 아닌 구원투수로 염두에 두고 책정한 금액으로 볼 수 있다. 불펜의 좌완 셋업맨으로 김광현의 역할을 일찌감치 상정한 뒤 영입전에 뛰어든 셈이다.
김광현은 메이저리그 진출 추진 기자회견 당시 "돈에 구애받지 않는다. 선발이든 구원이든 가리지 않는다. 꿈을 위해 도전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기대치에 훨씬 낮은 이적료가 책정된 점은 김광현이나 SK 모두에게 실망스러운 결과다. 현재 프로야구 최고 좌완이라는 자존심에도 어느 정도 상처를 입었다. 일단 김광현은 SK에 모든 결정을 일임한 상태다.
한편 샌디에이고는 김광현 외에도 역시 포스팅시스템을 통해 이번 겨울 빅리그 진출을 노리는 일본 출신 오른손 투수 가네코 치히로(오릭스) 영입전에도 뛰어들 전망이다. 지난 8월 선임된 A.J 프릴로 샌디에이고 단장은 국제적인 스카우팅을 확대해 외국의 여러 자원을 끌어모으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조이뉴스24 김형태기자 tam@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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