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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혜림]'꽃누나' 김자옥이 남긴 말 "네가 행복했으면 좋겠어"


후배 이미연 향한 격려, 늘 해맑았던 미소를 돌아보다

[권혜림기자] '꽃보다 누나' 속 선연한 미소를 남기고, 배우 김자옥이 세상을 떠났다. 출연 프로그램이 방송된 지 채 1년도 되지 않은 시점, 새 연극 무대에 오르기 시작한 지는 약 6개월이 된 때다. 16일 폐암으로 별세한 그의 죽음이 갑작스럽다.

김자옥이 시청자를 만났던 마지막 순간은 지난 2013년 12월부터 지난 1월까지 방영된 tvN '꽃보다 누나'에서였다. 배우 윤여정, 김희애, 이미연과 함께 유럽으로 여행을 떠났던 그는 오랜 시간 함께 연기 경력을 쌓아 온 윤여정은 물론 후배 배우 김희애와 이미연에게도 살뜰한 애정을 보이곤 했다. 시청자들의 기억에 남은 김자옥의 얼굴은 투병의 이력을 잊게 맞들 만큼 해맑고 긍정적인 미소였다.

각자의 아픔, 말 못할 고민을 가지고 있던 네 배우들은 당시 여행을 통해 서로의 마음을 나누며 치유를 경험한듯 보였다. 특히 이미연을 향한 김자옥의 애정은 더 각별한 듯했다.

출연진이 모인 자리에서 김자옥은 "슬럼프가 많았던 것 같다. 그 때도 그랬던 것 같고, 지금도 그런 것 같다"고 말하는 이미연에게 "네가 행복했으면 좋겠어. 미연이가 행복하게 살았으면 좋겠어"라고 말했다. 여행지에서 만난 한국인으로부터 "행복하셨으면 좋겠다"는 말을 듣고 눈물을 쏟았던 이미연은 김자옥의 말에도 왈칵 터지는 눈물을 참지 못했다.

김자옥은 개별 인터뷰에서도 후배 배우 이미연을 향한 애정과 격려를 잊지 않았다. 그는 최근 연기 활동이 잦지 않았던 이미연을 가리켜 "저런 개성있는 배우가 없다"며 "지금은 분명 뭔가를 위해 지나가는 과정일 것"이라며 환하게 웃어보였다.

크로아티아의 지하 상가에서 흥이 나는 대로 춤을 추던 장면, 길가에서 우연히 지나쳤던 빨간 구두를 다시 찾기 위해 상점을 배회하던 장면은 나이가 무색하게 꼭 소녀같은 모습이었다. 구두를 신어보곤 거울을 통해 이리 저리 자신의 모습을 살피는 그의 눈에은 '예쁜 것'에 설레는 평범한 여자의 마음이 담겨있었다.

쉽게 잊혀지지 않는 장면들은 또 있다. 후배 연기자 김희애와 이미연이 지난 2008년 대장암 수술을 받은 뒤 다른 장기에 암세포가 전이된 경험이 있는 김자옥을 마음을 다해 걱정하던 순간들이다. 그의 침대를 찾아 두런 두런 이야기를 이야기를 나누던 두 배우, 후배들을 반가이 맞아 웃으며 수다를 떨던 김자옥의 모습이 안방까지 따뜻하게 만들었다.

때로는 따뜻한 모성을, 때로는 날선 시어머니를 연기하기도 했던 김자옥은 분명 시대를 풍자한 배우였다. 투병을 이어가던 상황에서도 동료 배우들에게 희망과 격려를 전하고, 갑작스러운 사망 몇 달 전까지 무대에 올라 연기혼을 불태웠던 한 배우가 안타까움 속에 세상과 영원한 작별을 고했다.

조이뉴스24 권혜림기자 lima@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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