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필기자] "우리가 우승할 수 있을지 모르겠네요"
성남FC 프런트 직원들은 23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4 하나은행 FA컵 FC서울과의 결승전을 초조하게 지켜봤다. 올 시즌 어렵게 시민구단으로 전환된 뒤 어려운 상황을 견뎌왔기에 결승 진출 자체가 기적이었기 때문이다.
상황도 좋지 않았다. 성남은 K리그 클래식에서 승점 34점으로 11위에 머물러있다. 챌린지(2부리그) 플레이오프 승자와 승강 PO를 치러야 하는 순위다. 10위 경남FC(36점)에 2점 차이라 남은 두 경기에서 총력전을 벌어야 한다.
당연히 FA컵 결승전은 부담 그 자체였다. 통산 2회 우승(1999·2011년)과 준우승(2000·2009년) 모두 성남 일화 시절의 업적이었다. 성남FC라는 구단으로 옷을 갈아입은 뒤에는 고난의 길을 걷고 있다.
서울 원정 전적도 최근 10년간 3무9패로 극도의 열세다. 다만 단기전인 FA컵에서는 2전 전승이기 때문에 성남 프런트는 최대한 침착함을 유지했다. 우승에 대비해 제작해놓은 우승 티셔츠 박스를 바라보며 기도했다.
성남은 단기전의 결과를 믿고 달려들었다. 선수들은 몸을 던졌다. 승부차기에는 골키퍼 교체 실패라는 해프닝을 겪고도 침착하게 키커로 나섰다. 모두를 믿자고 외친 김학범 감독과 선수들은 단결했고 호흡을 맞춰 공격과 수비에 열중했다. 승부차기에서 골키퍼 박준혁이 두 차례 선방하며 우승을 차지했다.
이제 남은 것은 클래식 2경기다. 오는 26일 인천 유나이티드와 FA컵 결승전 진출로 연기했던 37라운드 원정, 29일 홈에서 부산 아이파크와 최종전을 치른다. 인천은 승점 1점만 획득하면 잔류가 확정되기에 총력전으로 나설 수 밖에 없다. 반대로 성남은 무조건 2승을 거둬 강등권에서 탈출해야 한다.
일정은 살인적이다. FA컵은 연장 승부차기 혈투였다. 빠른 회복은 필수다. 우승이라는 비타민을 복용하게 된 성남이 강등권에서 스스로 빠져 나오느냐에 모든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조이뉴스24 상암=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사진 정소희기자 ss082@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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