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숙기자] SK 와이번스 조동화는 FA 계약을 마친 뒤 몸살이 났다. 그는 "긴장이 풀려서인지 감기몸살에 걸렸다"면서 웃었다. 병원에서 링거를 맞고 돌아오는 길. 몸은 고되지만 마음만은 홀가분했다.
조동화에게 FA 자격 획득, 그리고 SK와 재계약은 특별한 의미가 있었다. 2000년 신고선수로 SK에 입단한 조동화는 2001년 6경기에 출전하면서 처음 프로 무대에 이름을 알렸다. 이듬해는 단 4경기 출장에 그쳤다. 방출 위기에 떨었던 시기도 있었다. 그러나 조동화는 군 복무를 마치고 복귀한 2005년 110경기에 출전하면서 주전급 선수로 입지를 굳혀갔다.
그리고 조동화는 올 시즌을 마치고 프로 입단 15년 만에 FA 자격을 얻었다. SK는 4년 총액 22억원(계약금 8억원, 4년 연봉 12억원, 옵션 2억원)의 조건에 조동화와 FA 계약을 체결했다. 그는 "신고선수로 입단해 FA까지 신청한 선수가 별로 없다. 그래서인지 더 성공했다는 느낌이 든다. 한 팀에서 오래 뛸 수 있어 행복하다"고 말했다.
SK는 일찌감치 조동화를 '잔류 선수'로 분류했다. 묵묵히 궂은 일을 도맡아 하는 조동화의 모습은 동료 선수들에게 귀감이 됐다. 조동화 역시 자신의 역할을 잘 알고 있다. 그는 "이제 나도 중고참급 위치가 됐다. 후배들을 다독여 팀을 이끌어가야 하는 자리다. 감독님께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소통에 신경을 많이 써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조동화는 "다음 시즌을 준비하면서 개인 목표는 단 한 번도 생각하지 않았다"고 했다. 그는 "올해 막판에 팀이 4강 경쟁을 벌였을 때가 가장 아쉬웠다. 6년 연속 한국시리즈에 갔었던 경험이 정말 소중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당연하다고 생각했던 일들이 힘들어지니 아쉬움이 더 컸다. 구단에서 나를 잡은 이유는 도루왕, 득점왕을 기대해서가 아니다. 후배들을 잘 이끌고, 뒤에서 궂은 일을 하라는 뜻이다. 지금도 '어떻게 하면 팀 분위기가 좋아질까' 하는 고민만 한다"고 전했다.
동생인 삼성 조동찬과 이번에 나란히 FA 계약을 맺어 기쁨이 두 배가 됐다. 조동찬은 계약기간 4년에 계약금 12억원, 연봉 4억원으로 총 28억원에 도장을 찍고 계속 삼성 유니폼을 입는다. 조동화는 "형이 더 많이 받았어야 했는데, 은근히 자존심이 상했다"고 말하면서 웃었다. 그는 "동생과 한 팀에서 뛰고 싶다는 바람은 무산됐다. 하지만 소속팀에서 우리를 필요로 해서 계약한 것 아닌가. 선수로서 정말 행복한 일"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FA 계약을 마무리한 뒤, 조동화-동찬 형제는 고향 공주를 찾았다. 조동화는 "부모님께서 그동안 고생을 많이 하셨다. 어떻게 보답해드려야 할 지 상의했다"고 전했다. 한국 프로야구의 유명 형제 선수로 활약하는 두 아들의 금의환향에도 부모님은 건강 걱정뿐이었다.
조동화 개인적으로도 앞으로 웃을 일만 남았다. 조동화의 부인 김경미 씨는 12월 초 출산을 앞두고 있다. 지난 2012년 첫 딸을 얻은 조동화는 이제 두 아이의 아빠가 된다. 조동화는 "태명이 '한방이'다. 첫째 딸에 둘째가 아들이면 '금메달'이라고 하던데. 그래서인지 아내 어깨에 힘이 많이 들어갔다"면서 흐뭇해했다. 그는 "책임감이 커졌다. 정신 차리고 더 열심히 뛸 일만 남았다"면서 주먹을 불끈 쥐었다.
조이뉴스24 /한상숙기자 sky@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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