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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대표팀 첫 합류 4인방의 '운수 좋은 한 해'


임창우-권창훈-이재성-황의조의 남다른 기쁨 "영광이다"

[이성필기자] 오는 15일 제주도에서 시작하는 축구대표팀의 아시안컵 대비 국내 최종 훈련 엔트리 28명 중 13명은 새얼굴이다. 슈틸리케 대표팀 감독은 최대한 많은 선수들의 기량을 확인하면서 내년 1월 호주 아시안컵은 물론 멀리 8월 중국 우한 동아시안컵까지 준비한다는 계획이다.

대표팀 명단이 발표되던 4일 오전, 최초로 A대표팀의 부름을 받은 임창우(22, 대전 시티즌), 이재성(22, 전북 현대), 황의조(22, 성남FC), 권창훈(20, 수원 삼성)은 경기도 포천시와 강원도 철원군 일대 군부대를 돌며 '추캥(축구로 만드는 행복)' 봉사활동에 여념이 없었다. 대표발탁 소식이 전해지자 이들은 함께 추캥에 나선 동료들에게 축하 인사를 받았다. 쏟아지는 문자 메시지에 응대하느라 바쁘기도 했다.

모두가 행복한 한 시즌을 보낸 뒤 받은 선물이었다는 점에서 더욱 감동적이었다. 임창우는 인천 아시안게임 대표로 나서 북한과 결승전에서 28년 만의 금메달 획득에 결승골로 기여했다. 임대 신분으로 뛰었던 소속팀 대전 시티즌이 챌린지(2부리그) 우승으로 클래식에 승격하는 기쁨도 있었다.

권창훈은 선발과 벤치를 오가며 수원의 2위와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진출권 획득에 기여했다. 이재성은 신인들의 무덤이라 불리는 전북에서 주전을 확보했고 아시안게임 금메달로 병역혜택을 얻었다. 황의조는 꾸준히 기회를 얻으며 성남의 FA컵 우승과 클래식 잔류를 이끌었다. 중앙 공격수라 기대감도 상당하다.

대표팀에 대한 기대가 가장 컸던 이는 임창우였다. 오른쪽 풀백 임창우는 울산 현대에서 대전으로 임대된 뒤 급성장했다. 울산이 빨리 복귀하기를 기다릴 정도로 임창우의 가치는 올라갔다. 아시안게임에서 부동의 오른쪽 풀백으로 자리 잡으면서 A대표팀 발탁 가능성을 높였다.

임창우는 "올 한 해 정말 많은 일이 있는 것 같다. 팀도 좋은 성적을 내고 아시안게임에서도 괜찮았다. 처음 A대표팀에 뽑혔는데 과분하지만 영광이다"라고 수줍게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오른쪽 풀백 요원은 차두리(FC서울), 김창수(가시와 레이솔)가 함께 선발됐다. 차두리의 경우 아시안컵을 사실상 국가대표 은퇴 무대로 삼아 향후 이 자리는 임창우와 김창수의 경쟁이 예상된다. 군입대로 선발되지 않은 이용(울산 현대)도 있다.

임창우는 "예전 A대표팀 경기를 볼 때는 별 감흥이 없었지만 이제는 나도 저 자리에서 뛸 수 있을까를 생각해보기 시작했다"라며 "대표팀에 가서는 아시안게임에서 보여준 대로 부지런히 움직여 좋은 인상을 남기겠다. 많이 뛰는 것과 패기를 앞세우겠다"라며 치열한 경쟁을 예고했다.

시선은 아시안컵보다 동아시안컵으로 향했다. 그는 "소속팀에서 먼저 잘해야 A대표팀에 선발된다. 아시안컵 대비를 하겠지만 동아시안컵을 생각하고 내 장점을 최대한 보여주겠다"라고 웃었다.

지난해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U-20) 월드컵에서 처진 공격수로 활약하며 8강 진출을 이끌었던 권창훈은 "훈련이지만 영광스러운 기회다. 꾸준히 잘 준비하면 언젠가 기회가 올 것으로 믿었다. 처음으로 A대표팀에 가는 것이니 잘하려고 하기보다 즐겁게 배우면서 대표팀을 느끼겠다"라고 대표팀에 대한 나름의 기대를 표현했다.

올 시즌 수원에서 김두현의 백업 멤버였던 권창훈은 그가 부상으로 자리를 비우자 문제없이 공백을 메웠다. 공교롭게도 권창훈이 뛴 경기마다 슈틸리케 감독이 직접 관전했다. 권창훈은 "수원이 어려웠던 시기에 (김)두현이 형의 부상이 있었다. 늘 그 자리를 준비했다"라며 긴장의 끈을 놓지 않은 결과 많은 것을 얻었다고 전했다.

이재성은 상기된 표정으로 "전혀 기대하지 않았다. 믿어지지가 않는다. 구체적인 목표를 세우기보다는 즐겁게 해보겠다"라며 먼 훗날을 대비해 대표팀 훈련을 잘 활용하겠다는 계획을 전했다. 당장 욕심을 내면 탈이 나게 마련, 차근차근 선배들을 보고 배우며 좋은 것만 가져오겠다는 뜻이다.

황의조 역시 이재성과 같은 마음이었다. 시즌 내내 성남이 네 번의 감독 교체라는 파도에 휩쓸렸고 리그 성적도 바닥을 기고 있었다. 막판 FA컵 우승과 클래식 잔류를 이뤄냈다고는 하지만 기여도에서는 떨어졌다. 황의조는 "전혀 예감이 없었다. 구단에서 연락이 와서 알았다"라며 대표팀 발탁에 놀랐다. 그러면서도 "공격수는 골이 중요한데 내가 좋아하는 스크린과 연계플레이를 보여주겠다. 노력해서 좋은 위치까지 올라서겠다"라고 굳은 의지를 표현했다.

조이뉴스24 포천=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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