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태기자] "양키스가 뛰어들면 몸값이 올라갈 거다. 포스팅비용 1천만달러도 가능하다."
라이언 사도스키는 메이저리그 진출을 노리는 강정호(넥센)에 대해 이렇게 평했다. 빅리그의 큰 손으로 내야 보강이 시급한 양키스의 합류여부에 따라 강정호의 몸값이 달라질 수 있다는 거다.
강정호가 본격적인 빅리그 진출을 눈앞에 두고 있다. 빠르면 다음주부터 포스팅이 진행될 전망이다. FOX스포츠의 애널리스트 켄 로젠설은 8일(한국시간) "강정호가 다음주에 포스팅될 것"이라고 전했다.
◆'유격수 보강' 양키스, 뛰어들까
강정호의 가장 큰 강점은 장타력을 보유한 유격수라는 것. 올 시즌 타고투저가 극심했고, 홈구장 목동이 타자들에게 크게 유리한 곳이라고 해도 타율 3할5푼6리 40홈런 117타점의 성적은 단연 돋보인다. 다만 메이저리그에서 유격수를 보기에는 수비가 다소 뻣뻣하고, 3루로는 검정되지 않았다는 단점도 있다. KBO보다 리그 수준이 훨씬 높은 곳에서 어느 정도 타격 성적을 올릴지에 대한 의문도 꾸준히 제기된다.
메이저리그 구단들의 관심은 큰 편이다. '타격이 되는 왼쪽 인필더' 문제로 골머리를 앓는 팀들은 강정호를 보기 위해 올 시즌 수시로 스카우트를 파견했다. 양키스도 그 가운데 하나다. 그렇지 않아도 미래를 위해 유격수 유망주 박효준(야탑고)을 영입한 양키스는 강정호도 세심하게 살펴본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양키스가 실제로 영입전에 뛰어들지는 미지수다. 상황이 묘하게 변했다. 은퇴한 데릭 지터의 후계자 선정에 고심해온 양키스는 전날 3각 트레이드로 디디 그레고리우스를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에서 영입했다. 강정호가 양키스에 유격수로 갈 가능성은 사실상 사라진 셈.
여기에 3루에는 금지약물 복용으로 올 시즌을 쉰 베테랑 알렉스 로드리게스가 복귀한다. 다만 브라이언 캐시먼 단장은 "주전 3루수가 될 수도, 후보로 전락할 수도 있다. 지금은 뭐라고 확답하기 어렵다"며 내년 시즌 로드리게스를 즉시전력감으로 상정하지 않는 듯한 언급을 했다. 강정호가 파고 들 여지는 있는 셈. 이 경우 또 다른 3루수인 마틴 프라도와 경쟁해야 한다.
◆500만∼1천만달러 선에서 결정될 듯
김광현(SK)과 양현종(KIA)의 예에서 알 수 있듯 포스팅이 된다고 무조건 큰 돈을 받는 건 아니다. 자금력 두둑한 빅마켓 구단이 경쟁에 참여해야 몸값이 올라가는 건 당연한 이치다. 만약 양키스 같은 빅클럽이 영입전에서 빠진다면 강정호의 예상 포스팅비용도 크게 낮아질 수 있다.
일단 낙찰가 200만달러에 샌디에이고와 우선협상을 하고 있는 김광현, 예상 외의 낮은 금액으로 KIA 잔류를 선택한 양현종보다는 많은 금액이 예상된다. 사도스키는 체이스 히들리나 아스드루발 카브레라 몸값의 60∼70% 정도를 강정호의 가치로 평가했다.
올 시즌 샌디에이고와 양키스에서 135경기에 출전한 히들리는 타율 2할4푼3리 13홈런 49타점을 기록했다. 올해 연봉은 1천만달러다. 클리블랜드 인디언스와 워싱턴 내셔널스에서 뛴 카브레라는 146경서 타율 2할4푼1리 14홈런 61타점의 성적을 올렸다. 그도 올해 1천만달러를 받았다.
이런 점을 종합해보면 강정호의 포스팅비용은 500만∼1천만달러 정도에서 낙찰될 것으로 보인다. 물론 어디까지나 예상으로, 경쟁이 격화될 경우 이 보다 더 많은 돈을 써낸 낙찰팀이 나올 수도, 의외로 관심이 사그라지면 이보다 더 적은 비용도 나올 수 있다.
야수로선 사상 처음으로 메이저리그 직행을 노리는 강정호가 어느 정도 가치를 인정받을지 이목이 집중된다. 강정호의 새로운 도전이 시작됐다.
조이뉴스24 /김형태기자 tam@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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