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한준기자] 프로농구나 프로배구 만큼은 아니지만 프로야구에서도 외국인선수가 팀내 차지하는 비중은 작지 않다. 잘 뽑은 외국인선수 한 명이 복덩이 노릇을 해 팀 성적이 달라질 수 있다. 물론 외국인선수를 잘못 뽑아 팀 전열이 흐트러지는 반대의 상황도 곧잘 일어난다. 때문에 각 팀들은 저마다 신중을 기해 외국인선수를 데려온다.
그런데 외국인선수 선발에는 일정한 트렌드가 있다. 특히 투수 포지션의 경우가 그렇다. 지난 1998년 프로야구에 외국인선수 제도가 도입된 이후 많은 선수들이 마운드에 올랐다. 유형별로 따지자면 기교파에서 출발해 최근에는 강속구를 앞세운 정통파 투수들이 각 팀의 구애를 받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이번 오프시즌 외국인선수 계약에서 유독 눈에 띄는 부분이 있다. 바로 국내프로야구에서 '경험'이다. 원 소속팀과 재계약을 하지 못했더라도 다른 팀으로 자리를 옮기는 경우도 있고 국내를 떠났다가 다시 유턴하는 경우도 있다.
염경엽 넥센 히어로즈 감독은 외국인선수의 국내야구 적응과 경험을 높게 평가한다. 염 감독은 "엇비슷한 실력을 가졌다고 판단될 때 무엇보다 경험을 먼저 고려한다"고 했다. 처음 국내리그에서 뛰게 될 경우에 적응기가 반드시 필요하기 때문이다. 넥센이 외국인타자로 비니 로티노와 재계약을 포기하고 올 시즌 LG 트윈스에서 뛰었던 브래드 스나이더를 선택한 게 대표적인 예다.
또한 이번 스토브리그에서는 일찌감치 원 소속팀과 재계약했거나 재계약의사를 전달받은 외국인선수가 많다. 내년 1군 무대에 데뷔하는 10구단 kt wiz를 제외한 기존 팀들은 올 시즌 뛰었던 3명의 외국인선수들 중 적어도 한 명 이상에게 재계약 통보를 했거나 계약을 완료한 상황이다.
'재활용'도 하나의 트렌드로 자리잡아 가고 있다. 김성근 감독으로 사령탑을 교체한 한화 이글스의 행보에서 이런 면을 확인할 수 있다. 한화는 올 시즌 뛰었던 외국인타자 펠릭스 피에와 재계약을 원했지만 조건이 맞지 않아 합의를 이끌어내지 못했다. 하지만 두 명의 외국인투수는 이미 국내 무대에서 검증된 선수를 데려왔다.
롯데 자이언츠 유니폼을 입고 올해까지 3년 연속 두 자릿수 승수를 올린 쉐인 유먼, 그리고 2012년 삼성 라이온즈 소속으로 활약했던 미치 탈보트를 영입해 선발 마운드 보강을 마쳤다.
LG도 스나이더를 넥센으로 보낸 셈이 됐으나 역시 올 시즌 넥센에서 두 자릿수 승수를 올리고 강속구를 자랑하던 헨리 소사와 계약에 성공했다. 외국인선수의 잔류와 이적이 오프시즌을 달구는 주요 이슈가 된 셈이다.
8일 현재 외국인선수와 계약을 마무리한 팀은 넥센이 유일하다. 두산 베어스와 SK 와이번스는 각각 더스틴 니퍼트, 트래비스 밴와트(이상 투수)에게 재계약 의사를 전달했지만 아직 계약 소식은 전해지지 않고 있다.
kt wiz가 영입한 앤디 마르테(내야수) 필 어윈(투수)을 포함해 다음 시즌 새로 선보일 외국인선수는 현재까지 모두 7명이다. 한국야구위원회(KBO) 야구규약에 따르면 각 팀은 오는 31일까지 외국인선수와 계약을 모두 마무리해야 한다.
조이뉴스24 류한준기자 hantaeng@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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