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한준기자] "점수를 매긴다면 빵점이다." 신치용 삼성화재 감독은 지난 7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대한항공과 경기가 끝난 뒤 인터뷰에서 쓴소리를 했다.
삼성화재는 이날 대한항공에게 1-3으로 졌다. 이때문에 연승행진이 8경기에서 멈췄다.
신 감독은 당시 현장을 찾은 취재진에게 "이선규와 지태환 등 센터들의 경기 집중도가 너무 떨어졌다"면서 "코트 안에서 그렇게 플레이를 하면 안된다. 속공과 블로킹 타임이 모두 상대 센터들과 견줘 늦었다"고 질타했다.
이선규와 지태환은 대한항공전에서 각각 7점, 5점을 올렸는데 블로킹은 단 하나에 그쳤다. 특히 이선규는 상대 공격을 단 한 차례도 가로막지 못했다. 또한 삼성화재가 이날 속공으로 낸 점수는 대한항공과 비교해 12-9로 앞섰지만 성공률에서는 오히려 뒤졌다.
연승 행진이 멈추자 신 감독은 분위기 전환을 위해서 특정 선수의 이름을 거론하며 일침을 가한 것이다. 신 감독의 채찍 효과 때문일까. 삼성화재는 9일 LIG 손해보험을 꺾으며 연패를 당할 수 있던 위기를 벗어났다.
풀세트까지 가는 접전 끝에 거둔 승리라 의미는 있었다. 그리고 이선규와 지태환은 각각 12점, 8점을 올렸고 블로킹도 7개(이선규 5개, 지태환 2개)를 합작했다. 삼성화재는 팀 블로킹 부문 1위(세트당 평균 2.725개)에 올라있는 LIG 손해보험를 상대로 이날 블로킹 수 12-7로 앞섰고, 그 부분이 주요 승인이 된 셈이다.
레오가 해결사로 팀 승리를 견인했다면 이선규와 지태환은 그 뒤를 잘 받쳤다. 이선규는 이날 경기가 끝난 뒤 "대한항공전에서 연승이 끝나고 이틀 뒤에 또 바로 경기를 치르게 돼 부담이 좀 됐었다"고 했다. 그는 "나 뿐만 아니라 (지)태환이도 앞선 경기보다는 좀 더 나은 플레이를 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선규는 대한항공전이 끝난 뒤 신 감독에게 직접 '야단'을 맞았을까. 그는 "그렇지는 않았다"고 웃었다. 신 감독은 다음날 팀 연습을 앞두고 이선규에게 '좀 더 힘을 내자'고 짧게 얘기를 건넸을 뿐이다.
이선규는 "감독님은 말을 많이 하시진 않는다"며 "그런데 전달하려는 의미가 무엇인지는 알았다"고 했다. 그는 "레오가 있다고 하지만 센터나 다른 포지션에서 뛰는 선수들 도움 없이 팀 승리는 어려울 수밖에 없다는 뜻"이라며 "그래서 더 마음을 단단히 먹고 코트에 나왔다"고 말해 어떤 각오로 LIG 손해보험전에 임했는지 알렸다.
신 감독은 자칫 흐트러질 수 있는 팀 분위기를 조이기 위해 일종의 충격요법을 썼고 효과를 톡톡히 본 셈이다. 주전 라이트 박철우가 군입대로 전력에서 빠졌지만 흔들림 없이 1위를 달리고 있는 비결이기도 하다.
한편, 삼성화재는 잠시 숨을 고른다. LIG 손해보험과 경기까지 최근 치른 원정 4연전을 3승 1패로 마무리했고 이번 주에는 더 이상 경기가 없어 오랜만에 재충전 시간을 갖는다. 팀은 5일 간 휴식기를 가진 다음 오는 15일 안방인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OK저축은행을 상대로 다시 연승을 노린다.
조이뉴스24 류한준기자 hantaeng@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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