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의기자] 넥센 히어로즈의 '거포 유격수' 강정호(27)의 메이저리그 포스팅이 임박하면서 그의 몸값에 대한 궁금증이 커지고 있다.
강정호는 오는 15일 경 포스팅시스템(비공개경쟁입찰)을 통해 본격적인 메이저리그 진출을 시도할 계획이다. 벌써부터 미국 현지에서는 강정호의 포스팅 비용에 대한 예상이 줄을 잇고 있다.
당초 강정호를 영입할 후보 구단으로 꼽혔던 오클랜드와 샌프란시스코는 최근 현지 언론을 통해 강정호에 관심이 없다는 뜻을 보였다. 하지만 이를 곧이곧대로 받아들일 필요는 없다. 구단이 처한 상황을 고려해야 하고, 협상의 전략일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현재 미국 샌디에이고에서는 윈터미팅이 진행 중이다. 윈터미팅은 각 구단의 핵심 관계자들과 에이전트 등이 모여 트레이드, FA 영입 등을 논의하는 자리다. 스토브리그의 꽃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차기 시즌 전력 구상을 위한 매우 중요한 이벤트다.
메이저리그 구단들이 강정호에 대해 관심이 없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강정호의 영입을 우선적으로 고려하는 구단은 없다고 봐야 한다. 굵직한 영입, 트레이드 등을 마친 후에 강정호의 포스팅에 신경을 쓸 수 있는 상황이다. 강정호의 포스팅은 후순위로 밀려 있는 셈이다.
예를 들어 오클랜드는 최근 4번타자 브랜든 모스를 클리블랜드로 보내고 내야 유망주 조 웬들을 받았다. 또한 FA로 이적한 에이스 존 레스터의 공백도 메워야 한다. 4번타자와 에이스가 떠나는 와중에 아시아의 내야수에게 먼저 신경쓸 수 있는 여력은 부족할 수밖에 없다. 오클랜드 뿐만이 아니다. 다른 구단들 역시 강정호보다는 먼저 해결해야 할 사안들이 많다.
메이저리그의 한 소식통은 "오클랜드도 샌프랜시스코도 강정호에 관심이 없지는 않다. 포스팅에도 참여할 가능성이 높다"며 "강정호에 관심이 없다는 보도는 (각 구단이) 보다 중요한 일에 더욱 신경쓰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한 반응으로 해석하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소식통은 "각 구단은 강정호의 포스팅 비용으로 350만에서 500만달러 정도를 생각하고 있다"며 "단 다저스가 변수가 될 수 있다. 다저스는 의외의 베팅을 통해 선수를 낚아채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다저스는 500만 달러 이상을 베팅할 가능성도 있다는 뜻이다. 류현진을 영입할 때도 다저스는 과감히 2천500만달러가 넘는 포스팅 금액을 적어 낸 바 있다. 마케팅 등에서 한국인선수 류현진과 강정호의 시너지 효과를 고려한다면 이번에도 다저스가 통큰 베팅에 나설 수도 있다.
또한 다저스는 올 시즌 주전 2루수였던 디 고든을 트레이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강정호에게 호재다. 메이저리그 각 구단들은 강정호를 유격수가 아닌 2루수, 3루수 요원으로도 생각해 왔다. 다저스가 강정호로 디 고든의 공백을 메우는 깜짝 놀랄 선택을 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분명히 메이저리그에서도 강정호에 관심을 갖고 있다. 하지만 그 관심도가 다른 메이저리그 유명 선수들에 비해 낮을 뿐이다. 한국의 이번 FA 시장에서도 대어급 선수들이 가장 큰 주목을 받고, 계약도 빨리 끝낸 점과 비슷하다고 보면 된다.
강정호 측이 윈터미팅 이후로 포스팅 일정을 잡은 것도 이런 사정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윈터미팅이 끝나면 메이저리그 구단들의 전력 구상은 대략 윤곽이 나온다. 그 이후로는 강정호에게 눈길을 돌릴 수 있는 여유가 생길 가능성도 높아진다. 윈터미팅은 12일 끝난다.
조이뉴스24 /정명의기자 doctorj@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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