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필기자] 2015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조추첨 결과 가장 머리가 아프게 된 팀은 FC서울이다. 서울은 일단 플레이오프부터 치러야 하는데 하노이T&T(베트남)-반둥(인도네시아) 승자와 홈에서 단판 승부로 본선 진출을 겨룬다.
객관적인 전력이나 여건에서 서울이 앞선다. 서울이 무난히 본선에 오른다고 가정하면 험난한 조예선이 기다리고 있다. 지난해 결승전에서 만나 두 번 모두 비기고도 원정 다득점에서 밀려 아쉽게 우승컵을 내줬던 광저우 에버그란데(중국)가 같은 조다. 또 올해 4강전에서 1무1패로 서울을 울리고 우승까지 한 웨스턴 시드니 원더러스(호주)도 기다리고 있다.
13일 열리는 일왕배 결승전 결과도 지켜봐야 한다. 감바 오사카-몬테디오 야마가타의 겨루기에서 감바가 우승하면 가시마 엔틀러스가, 야마가타가 우승하면 우라와 레즈가 서울과 같은 조에 들어온다.

그야말로 '죽음의 조'다. 가시마는 올해 J리그에서 64골을 터뜨리며 최다득점 1위를 차지한 팀이다. 우라와는 열광적인 관중 열기가 부담스럽다. 홈 경기 때 5만명 이상 모이는 관중이 모두 서포터다. 최소실점 3위(32실점)로 수비력도 좋다.
올해 공격력에 동맥경화를 일으켰던 서울 입장에서는 여러가지로 고민을 안고 내년 챔피언스리그를 준비해야 한다. 내년 2월17일 PO를 치르기에 동계 훈련을 남들보다 좀 더 빨리 해야 한다. 실전에 나서는 몸을 일찍 만들어야 한다는 점에서 더 부담스럽다. PO를 통과하면 1주일 뒤인 24~25일에 조별리그 1차전을 한다. 본선에 직행해 조별리그만 준비하면 되는 다른 팀과 비교하면 출발부터 불리하다.
K리그 개막전은 3월 7일이다. 열흘이나 일찍 실전을 두 번이나 치른 뒤 다시 K리그에 맞춰 컨디션을 조절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2012년 PO를 치르고 본선에 올랐던 포항 스틸러스가 그랬다.
최용수 감독도 이런 점을 잘 알고 있다. 최 감독은 현재 파주 축국국가대표팀트레이닝센터(파주 NFC)에서 지도자 최고 자격증인 P(프로페셔널) 라이센스 취득에 열중하고 있다. 공부를 하면서 팀 훈련 상황까지 챙기려니 머리가 아플 만하다.
최 감독은 "오히려 더 편하다. PO도 정말 준비를 잘해서 거쳐야 한다. 1차 관문인데 그것을 뚫어야 광저우나 시드니를 만날 것 아닌가. 그들은 정말 좋은 팀이다"라며 신중함 속 상대에 대한 존중을 나타냈다.
그러나 승부는 양보 없다. 도전해서 부딪히고 이기는 것 외에는 생각해보지 않았다. 최 감독은 "정말 새로운 도전은 내년이다. 두려울 것도 없고 열정과 땀을 쏟아내면 원하는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본다"라며 올해 4강에서 넘어졌던 아쉬움을 반드시 회복하겠다고 전했다.
광저우, 시드니와에는 당연히 복수전을 펼쳐야 한다. 최 감독은 "한 계단씩 올라가면 챔피언스리그 우승에도 도전 가능하다. 우리가 얼마나 준비를 잘 하느냐에 따라 복수라는 단어가 어울릴 것이다. 모 아니면 도다. 좋은 팀들을 상대로 맞불을 놓겠다"라며 정면 승부를 벌일 것임을 예고했다.
조이뉴스24 /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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