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혜림기자]제35회 청룡영화상 시상식이 성황리에 마무리됐다. 화려한 레드카펫부터 감격으로 마무리된 본상 시상식까지 올해 한국영화계를 빛낸 별들의 잔치가 열렸다.
17일 서울 광화문 세종문화회관에서 배우 김혜수와 유준상의 진행으로 제35회 청룡영화상 시상식이 진행됐다. 수상의 기쁨과 감격을 맛본 배우들도, 이들을 격려하며 환한 미소를 보여준 이들도 모두 시상식을 빛냈다.
재치 있는 진행으로 무대를 누빈 배우 김혜수와 유준상의 활약, 아직 청소년인 배우 여진구를 향한 여배우들의 뜨거운 러브콜 역시 이날 시상식의 재미를 더했다. 트로피를 품에 안은 배우들은 감격어린 소감으로 동료들의 가슴까지 울컥하게 만들었다.
송강호-천우희, 남녀주연상의 '울컥' 소감
'변호인'으로 남우주연상을 수상한 송강호는 "오늘이 딱 개봉 1년 째 되는 날이다. 이렇게 멋지게 대미를 장식하게 해줘 감사하다"며 "곧 48세가 된다. 48년을 살면서 내 주변 이웃, 내가 속해 있는 이 사회에 대해 진지한 고민이나 생각을 해본 적이 있나 싶다. 부끄럽게도 드물었다"고 알렸다.
이어 그는 "'변호인'이라는 작품이 영광과 분에 넘치는 감동을 안겨줬지만 자괴감도 들게 했다"며 "모든 권력은 여러분들로부터 나오듯 송강호라는 존재 자체도 대한민국 국민 여러분으로부터 나온다는 사실을 잊지 않겠다. 다시 한 번 여러분의 성원에 존경과 감사를 전한다"고 소감을 말했다.
'한공주'로 여우주연상을 받은 천우희는 호명과 동시에 눈물을 쏟았다. 그는 "다들 그렇게 소감을 준비하라고 했는데 뭐라고 말해야 할지 모르겠다"며 "이렇게 작은 영화의 유명하지 않은 제가 이렇게 큰 상을 받다니"라고 감격한 그는 "우선 이수진 감독님과 너무나 열악한 환경에서 같이 고생한 우리 스태프들, 배우들, 관객 한 분 한 분 너무나 감사드린다"고 소감을 밝혔다.
천우희는 "저에게 이 상을 주신 것이 포기하지 말라는 뜻인 것 같다. 앞으로도 배우를 하며 의심하지 않고 자신감을 가지고 열심히 하겠다. 앞으로 독립 영화, 예술 영화에 관심과 가능성이 더욱 열렸으면 좋겠다. 좋은 연기 보여드리도록 노력하겠다"고 감격의 소감을 마무리했다.
박보영·신세경, 여진구 향한 러브콜 "멜로 하자"
시상자로 무대에 오른 배우 박보영과 여진구 역시 재치 있는 대화로 장내에 웃음을 안겼다. 여진구는 과거 박보영이 인터뷰를 통해 여진구와 멜로 호흡을 맞추고 싶다고 했던 것을 언급했다.
박보영은 "옆에 계신 진구 군이 성인이 된다면 성인이 된 이후에 같이 멜로를 하고 싶다고 수 차례 이야기한 기억이 난다"고 밝게 말했다. 여진구가 "기억하시네요"라고 답하자 박보영은 장내의 감독들을 향해 "감독님들, 저희 잘 할 수 있다"고 알려 다시 웃음을 안겼다.
그런가 하면 이날 청정원 인기스타상을 수상한 배우 신세경은 어느 장르에 관심이 있는지 묻는 질문에 망설임 없이 "멜로"라고 답했다. 그 역시 함께 멜로 연기를 하고 싶은 배우로 여진구를 꼽았다.
신세경이 "여진구 군이 성인이 된다면 (함께 멜로를 찍고 싶다)"이라고 말하자 MC 유준상은 "여진구는 빨리 성인이 되어야겠다. 많은 여배우들이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임시완 "나 때린 곽도원, 마음 고생 얼굴에 보이더라"
영화 데뷔작 '변호인'으로 활약한 임시완은 이날 인기 스타상 수상을 위해 무대에 올라 "영화를 찍을 때 가장 많이 때린 사람은 누구냐"는 질문을 받았다. 극 중 누명을 쓰고 고문을 당하는 대학생으로 분한 그는 "곽도원 선배님이 가장 많이 때리셨지만 저는 맞을 때 속 시원했다"고 답했다.
이어 "라면 국물 고문 당하고도 다음날 라면을 먹고 싶어 라면을 먹고 잤었다"며 "저를 때렸던 곽도원 선배님이 마음 고생을 많이 하신 것이 눈에 보여 죄송했다"고 밝게 답했다.
'미생' 주역 이성민-임시완, 스태프상 시상 위해 모였다
tvN 드라마 '미생'으로 인기를 누리고 있는 배우 이성민과 임시완은 이날 시상식의 스태프상 시상을 위해 나란히 무대에 올랐다. 임시완은 이성민을 '미생' 속 캐릭터인 오차장이라 부르며 "차장님, 아직 선배님이라는 말이 입에 익숙치 않다"고 알려 웃음을 줬다.
앞서 이들을 '베스트 커플'로 소개한 MC 김혜수의 말을 언급하며 임시완은 "김혜수 선배님이 저희를 베스트 커플이라 소개했다. 기분이 어떤가?"라고 물었고 이성민은 "남자와 커플을 많이 했다. 늘 이선균과 했는데 요즘은 임시완이다. 자네도 기분 알 것 아닌가. 그래, 안 그래?"라고 재치있게 답했다.
임시완은 "저도 기분이 좋지만 베스트 커플상만은 안영이 씨와 하는 것이 좋지 않았나 싶다"고 능청스럽게 말해 분위기를 화기애애하게 만들었다.
라미란, 송승헌에 "저 같은 여자 어떠세요?" 폭소
이날 여우조연상을 시상하기 위해 무대에 오른 송승헌과 라미란은 다정한 얼굴로 함께 등장했다. 영화 '멋진 악몽'을 함께 작업하는 두 사람은 즐겁게 안부를 나눴다. 특히 라미란의 재치와 넉살은 장내에 폭소를 안기기 충분했다.
라미란은 송승헌과 입장하며 "특별히 손을 잡아달라고 부탁했다. 언제 봐도 숯검댕이 눈썹이 멋지다"고 환담을 건넸다. 이에 송승헌은 "언제 봐도 아름다우시다"고 화답했고 라미란은 "왜 영혼이 없는 것 같죠?"고 말해 웃음을 줬다. 송승헌은 "너무나 섹시하시다"고 재차 칭찬했다.
함께 작업 중인 영화에 대해 이야기하며 라미란은 "'멋진 악몽'을 같이 준비하고 있다. 어떤 역인가? 우리가 만나는 신이 없다"고 알렸다. 송승헌은 "돈 많은 백마탄 왕자, 모든 여성들이 좋아하는 왕자 역이 아니라 구청 공무원 역"이라고 알렸고 라미란은 "구청에 이런 분이 있으면 매일 구청에 가겠다. 등본 하나 떼고 초본 하나 떼고"라고 첨언해 다시 한 번 폭소를 일으켰다.
송승헌이 라미란의 역할에 대해 "제가 알기로 생활력이 엄청 강한 아주머니"라고 말하자 라미란은 "늘 하던 거죠. 그래서 드리는 말씀인데 나이도 있고 결혼도 생각하셔야 하는데 억척스럽고 생활력 강한 그런 여자 어떠시냐. 굳이 꼽으라면 저 정도?"라고 말해 끝까지 관객에게 웃음을 안겼다.
신인 노수람, 레드카펫 파격 드레스로 시선집중
시상식에 앞서 진행된 레드카펫에서 단연 눈에 띈 의상은 신인 배우 노수람의 블랙 시스루 드레스였다. 과감한 시스루 소재로 옆태를 가린 그의 의상은 과거 레드카펫에서 화제가 됐던 노출 의상들을 뛰어넘는 파격을 선사했다. 가슴 라인을 따라 시스루를 덧댄 앞모습 역시 시선을 모았다.
노수람은 영화 '환상'의 여주인공으로 출연했다. 드라마 '미스터 백'과 '미스코리아' '귀엽거나 미치거나' 등에도 출연한 신인 배우다. 올해 제22회 대한민국문화연예대상 신인여자배우상을 수상했다.
한편 이날 시상식의 수상자(작)는 지난 1년 동안 개봉한 한국영화를 대상으로, 영화계 각 분야 전문가들의 설문조사와 네티즌 투표 결과를 종합해 선정됐다.
이하 수상자(작) 명단
▲작품상='변호인'▲여우주연상='한공주' 천우희▲남우주연상='변호인' 송강호▲감독상='명량' 김한민▲여우조연상='변호인' 김영애▲남우조연상='끝까지 간다' 조진웅▲단편영화상='영희씨' 방우리▲각본상='끝까지 간다'▲미술상='해무'▲음악상='군도:민란의 시대'▲신인감독상='한공주' 이수진▲편집상='끝까지 간다'▲촬영조명상='군도:민란의 시대'▲시각효과상='해적:바다로 간 산적'▲신인여우상='도희야' 김새론▲신인남우상='해무' 박유천 ▲한국영화최다관객상='명량'
조이뉴스24 권혜림기자 lima@joynews24.com 사진 박세완 조성우기자 park90900@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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