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한준기자] "주변 지인들은 제가 벌써 메이저리거가 된 것으로 알고 있어요."
강정호(넥센 히어로즈)의 표정은 밝았다. 메이저리그 사무국으로 부터 포스팅 결과가 전해지고 소속 구단이 이를 수용해 빅리그 진출 가능성을 한층 끌어올린 그는 21일 기자회견을 가졌다.
그는 "전날 잠을 잘 잤다"며 "설레는 기분은 크게 없다"고 했으나 얼굴에선 미소가 떠나지 않았다.
강정호는 "메이저리그 진출과 관련해서 이렇게 기자회견까지 하게 될 줄은 몰랐다"며 "야구선수를 처음 시작할때부터 메이저리그는 먼 곳이었다"고 했다.
꿈을 키우게 한 이는 바로 아버지 강성수 씨였다. 강정호는 "아버지 때문에 생각이 많이 바뀌었다"고 했다. 강 씨는 아들에게 '꿈을 크게 가져야 한다'고 했다. 초등학교 야구선수였던 강정호에게 늘 "나중에 꼭 메이저리그에서 뛰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아버지의 바람이 이뤄질 가능성은 높아졌다. 포스팅 금액이 발표된 뒤 아버지는 아들에게 딱 한마디만 건냈다. 강정호는 "아버지는 '이제 가서 잘해야 한다'고 만 하셨다"며 "나도 그렇지만 아버지 성격도 정말 쿨하다"고 웃었다.
강정호가 메이저리거가 되기 위해서는 아직 거쳐야 할 관문이 많다. 그에 앞서 포스팅으로 메이저리그를 노크했던 김광현(SK 와이번스)의 경우 계약 과정에서 해당 구단(샌디에이고 파드레스)과 뜻이 맞지 않았다. 결국 김광현은 SK 잔류를 선택했고 메이저리그 진출 기회를 다음으로 미뤘다.
강정호도 김광현과 같은 상황을 맞을 수 있다. 그는 "만약 입단 협상 과정에서 조건 등이 잘 맞지 않아도 크게 문제 될 건 없다"며 "그럴 경우 다시 넥센에서 열심히 뛰면 된다"고 했다. 결과에 크게 신경쓰지 않겠다는 의미다.
물론 강정호는 "잘될거라고 본다"고 기대는 했다. 일을 하려면 때를 잘 맞춰야 한다. 이런 이유로 메이저리그 진출 가능성이 물 올랐을때 이적을 하는게 강정호에게 여러모로 이득이다.
그에 대한 평가는 갈린다. 유격수로 40홈런을 친 부분에 주목하는 곳도 있지만 미국 현지 여러 매체들은 강정호의 기량에 대해 의문 부호를 달고 있다. .
강정호는 "늘 해오던 대로 준비를 할 것"이라며 "직접 가서 뛰어보면 내가 처한 상황과 실력을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지 않느냐. 부정적인 평가는 괜찮다. 그런 부분까지 신경 쓰진 않는다"고 했다.
메이저리그에서 뛰게 된다면 야구선수로 목표를 이룬 셈이다. 그러나 강정호는 그렇지 않다. 그는 "선수로서 마지막 목표가 메이저리그 진출은 아니라고 본다"며 "아직 선수로 뛸 날이 많이 남았다. '하루 하루 열심히'가 좌우명인데 이대로 늘 최선을 다할 뿐"이라고 했다.
한편 그는 "아직 어떤팀으로 갈지 정해진 건 아니지만 올 시즌 넥센에서 뛰며 한국시리즈 준우승을 차지한 부분이 정말 아쉽다"며 "40홈런을 기록한 건 뿌듯하다. 39홈런과 40홈런은 아무래도 차이가 난다"고 웃었다.
강정호는 일단 기다리고 있다. 포스팅 최종 응찰팀이 발표된 뒤 출국 일정 등 여러가지 사항을 고려하고 에이전트와 의논해 일정을 정할 계획이다. 넥센도 강정호의 메이저리그 진출이 확정될 때까지 아낌 없는 지원을 하겠다는 입장이다.
조이뉴스24 목동=류한준기자 hantaeng@joynews24.com 사진 조성우기자 xconfind@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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