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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생? 올핸 완생]④'김연아 키즈' 박소연-김해진, 선의의 경쟁


서로 다른 장점 가진 2018 평창 기대주, 김연아 과외로 기량 일취월장

[이성필기자] 2018 평창 동계올림픽이 3년여 앞으로 다가온 상황에서 한국 여자 피겨스케이팅의 미래를 묻는다면 다수의 국민은 여전히 '피겨여왕' 김연아(25)를 떠올린다. 은퇴를 했어도 그가 남긴 강렬한 연기와 업적으로 인해 쉽게 잔상을 지우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스케이트를 벗은 김연아는 대학원에서 공부에 집중하며 자신의 새로운 길을 준비하고 있다. 그 사이 '김연아 키즈'도 조용히 자라고 있다. 김연아와 비교하면 성장속도는 다소 떨어져도 치열한 경쟁을 통해 동반성장하고 있다. 동갑내기 박소연(18, 신목고), 김해진(18, 과천고)이 '포스트 김연아'의 대표주자다.

둘은 올 시즌 나란히 시니어 무대에 데뷔했다. 김연아의 힘이 크게 작용했던 소치 동계올림픽 출전이라는 큰 경험을 쌓은 뒤 '언니' 없이 시니어 무대를 경험했다. 박소연은 그랑프리 1, 4차 대회, 김해진은 2차, 3차 대회에 나서며 실력을 쌓았다. 그랑프리 파이널에 나서지는 못했지만 연기 자체를 뜯어보면 꾸준한 성장세를 보여주고 있다.

쇼트프로그램 '서주와 론도 카프리치오소', 프리스케이팅 '로미오와 줄리엣'을 들고 1차 대회 스케이트 아메리카에 나섰던 박소연은 총점 170.43점을 받아 5위에 오르며 가능성을 엿보였다. 첫 시니어 대회 출전에서 170점을 넘었다는 것이 고무적이었다. 4차 로스텔레콤컵에서는 컨디션 난조 속에도 163.24점을 받아 역시 5위를 차지했다.

김해진은 쇼트프로그램 '포기와 베스', 프리스케이팅 '랩소디 인 블루'를 들고 나왔다. 2차 캐나다 대회에서 142.43점, 3차 컵 오브 차이나에서 137.62점을 받았다. 각각 9위와 8위의 성적이었다.

둘은 지난해 12월 열린 전국남녀 피겨 회장배 랭킹 대회에서도 경쟁했다. 박소연이 171.83점으로 1위, 김해진이 152.61점으로 2위에 올랐다. 지금까지는 박소연이 도망가고 김해진이 추격하는 양상이다.

둘의 장, 단점은 확실하다. 박소연은 화려한 기술과 점프 구사가 장점이다. 발목이 좋지 않은 상태로 나선 그랑프리 시리즈에서는 일부 점프를 싱글 회전 처리하는 등 미세함이 다소 떨어졌다. 워낙 과감하게 점프에 도전하다보니 자연스럽게 실수가 따라오는 것이다. 그래도 경험을 쌓아가면서 한결 나아지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랭킹 대회의 경우 프리스케이팅에서 트리플 플립을 1회전 처리한 것 외에는 무결점 연기를 보여주며 성장세를 거듭하고 있음을 알려줬다. 김연아로부터 지속적으로 과외를 받으면서 표현력까지 장착하고 있다. 김해진과 함께 나서는 4대륙선수권대회는 물론 출전 가능성이 높은 세계선수권대회까지 경험하면 더욱 무서운 아이가 될 수 있다.

김해진은 기술 향상만 이뤄진다면 좋은 선수가 될 것이라는 평가가 많다. 소치 올림픽에서 펜스에 부딪히며 넘어지는 등 부족했던 위기 대처 능력은 날이 갈수록 좋아지고 있다. 박소연이 김해진의 표현력을 닮고 싶다고 할 정도로 훌륭한 예술성을 지니고 있다.

김해진의 아쉬움은 부상 후유증이다. 주니어 시절 트리플 콤비네이션 점프 구사가 뛰어났지만 허리, 허벅지 부상 등을 겪으며 성장 속도가 떨어졌다. 최근 컨디션은 좋다. 부상없이 온전히 한 시즌을 보내며 심리적인 위축만 없다면 새해엔 좋은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둘은 오는 8일 서울 목동아이스링크에서 열리는 제69회 전국남녀 피겨스케이팅 종합선수권대회에 출전한다. 이번 대회에는 3월 열리는 세계선수권대회 출전권이 걸려 있다. 당연히 경쟁을 해야 한다. 선의의 경쟁을 통한 실력 향상은 국제대회 경쟁력까지 높이는 효과로 이어진다.

올 시즌 세계무대의 경쟁자는 옐레나 라디오노바, 옐리자베타 툭타미셰바, 율리야 리프니츠카야, 안나 포고릴라야(이상 러시아), 그레이시 골드, 애슐리 와그너(이상 미국) 등이다. 잠재적 경쟁자인 일본의 경우 시니어 3년차에 접어드는 미야하라 사토코가 일본선수권대회 우승을 차지하며 급부상했고 혼고 리카, 히구치 와카바 등이 있다.

이들과 싸워야 하는 박소연, 김해진의 과제는 역시 실력을 업그레이드시키는 것이다. 대한빙상경기연맹 관계자는 "박소연과 김해진의 성장세를 김연아의 시니어 데뷔 당시와 비교하기에는 분명 무리가 있다"라면서도 "둘 다 연습벌레다. 그 가운데 김연아라는 조력자의 조언으로 연기가 좋아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이번 시즌에는 어렵더라도 다음 시즌(2015~2016시즌)에는 그랑프리 시리즈에서 입상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조이뉴스24 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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