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태기자] 강정호(넥센) 독점 협상권을 따낸 피츠버그 파이어리츠는 어떤 계획을 가지고 있을까. 내야가 이미 확실하게 정착된 상황에서 유격수 강정호 영입을 위해 만만치 않은 금액을 베팅한 이 팀의 의도는 '미스터리'라는 단어로 집약된다.
각종 현지 매체에선 여러 시나리오가 나돌고 있다. 강정호의 전격 주전 발탁설, 내야의 일부 선수를 트레이드하고 강정호로 그 자리를 메운다는 설 등이 현재 거론되고 있는 전망들이다.
이런 상황에서 피츠버그 지역 언론이 강정호(넥센)를 주전이 아닌 후보 선수로 분류해 주목된다.
◆"강정호는 유틸리티 플레이어"
피츠버그 파이어리츠 사정에 가장 정통한 지역 유력 신문 '피츠버그 포스트 가제트'는 8일(이하 한국시간) 피츠버그 선수단의 전력을 분석하면서 강정호를 선발 라인업이 아닌 벤치플레이어 항목에 포함시켰다.
이 신문은 '프란시스코 서벨리(포수), 페드로 알바레스(1루수), 닐 워커(2루수), 조디 머서(유격수), 조시 해리슨(3루수), 스탈링 마르테(좌익수), 앤드류 매커친(중견수), 그레고리 폴랑코(우익수)'가 주전 자리를 굳혔다고 내다봤다.
반면 강정호는 '크리스 스튜어트(포수), 코리 하트(1루수), 션 로드리게스(내야수), 트래이브 스나이더(외야수)'와 함께 후보 선수로 대기할 것이라고 관측했다. 구체적으로 "한국에서 유격수를 본 강정호는 유격수는 물론 2루수와 3루수로도 (필요할 때마다) 나설 것"이라고 썼다. 내야의 여러 자리에 공백이 생겼을 경우 이를 메우는 '유틸리티 플레이어'로 분류한 것이다.
스몰마켓인 피츠버그가 적지 않은 500만달러의 포스팅비용을 지출하기로 한 점에서 강정호의 활용폭을 넓힐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구체적으로는 1루수 알바레스를 트레이드하고 2루수 워커를 1루로 옮긴 뒤 강정호를 2루수로 기용한다는 시나리오다.
그러나 신문은 그럴 가능성이 없다고 단언했다. "이런 계획은 무모한 것"이라며 "워커의 포지션 이동은 무리가 없겠지만 우승후보인 팀의 선발출장명단에 강정호를 집어넣는 건 자연스럽지 못하다. 강정호의 한계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지만 일부에선 유틸리티 플레이어 정도로만 평가하고 있다(The notion that the Pirates could trade Alvarez, move Walker to first base and start Kang at second is reckless. Walker could probably make the adjustment but throwing Kang into the starting lineup of a contender makes little sense. His ceiling is not yet known, but some have projected him to be nothing more than a utility player)"고 썼다.
◆가난한 구단…연봉총액 26위 '하위권'
현재 피츠버그 구단의 공식 입장은 없다. 협상 중인 선수의 활용도에 대해 구단이 미리 말하는 건 관례에 어긋나는 일이다. 포스팅시스템을 통해 최고응찰액을 써낸 팀이 피츠버그로 밝혀졌을 때 닐 헌팅턴 단장이 밝힌 "강정호 영입 기회를 얻게 돼 매우 기쁘게 생각한다. 협상이 잘 진전되기를 기대하고 있다"는 말이 전부다.
다만 강정호가 아직 메이저리그에선 검증되지 않았다는 점, 피츠버그가 당장 올해 우승을 노리는 강호라는 점, 팀의 내야가 빈틈없이 주인을 찾은 상태라는 점에서 피츠버그가 일부 내야수를 트레이드카드로 활용하지 않는 한 강정호는 일단 후보선수로 출발할 것이라는 게 일부 현지 언론들의 대체적인 전망이다.
강정호와 피츠버그의 협상 마감시한은 오는 21일 오전 7시. 강정호 측은 4년 1천600만달러 수준의 몸값을 원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연평균 400만달러는 현재 피츠버그 팀내에서 연봉 순위 7위에 해당한다 선발투수 A.J 버넷이 1천470만달러로 최고 연봉이고 매커친(745만달러), 프란시스코 라리아노(600만달러), 워커(575만달러), 존 액스포드(450만달러), 찰리 모튼(400만달러) 순이다. 이들은 모두 피츠버그 투타의 주축 선수들이다.
연봉총액 7천766만6천달러인 피츠버그는 메이저리그 30개 구단 가운데 26위에 올라 있다.
조이뉴스24 김형태기자 tam@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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