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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의 1분]후반 16분, 승리욕 넘친 제파로프의 두 손


북한 차정혁에 밀려 넘어지며 그라운드 내리쳐, 1분 뒤 결승골 도움

[이성필기자] 10일 오후(한국시간) 호주 시드니 ANZ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5 호주 아시안컵 B조 1차전 우즈베키스탄(이하 우즈벡)과 북한전, 최고의 1분은 언제였을까.

우즈벡과 북한은 각각 창과 방패를 들고 대결하는 듯했다. 폭우가 쏟아지면서 선수들끼리의 충돌은 더욱 역동적으로 보였다.

가장 인상적인 장면은 경기의 흐름을 흔든 후반 17분 우즈벡 이고리 세르게에프(파크타코르)의 선제골이 나오기 1분 전이었다.

우즈벡의 정신적 지주는 누가 뭐라고 해도 세르베르 제파로프(33, 성남 FC)다. 탈아시아급 선수로 평가받는 제파로프는 10년 이상 우즈벡 대표팀의 중심으로 활약했다. 그의 발끝에서 출발한 볼이 골로 마무리되는 공식은 우즈벡을 대표하는 옵션. 제파로프는 성남 유니폼을 입고도 이런 모습을 종종 연출했다.

이날 북한은 좀처럼 공격을 시도하지 않았다. 철저한 수비 위주의 역습이었다. 제파로프는 패스로 활로를 모색했지만 쉽지 않았다. 동료들의 슈팅은 북한 골키퍼 리명국(평양시 체육단)의 선방에 막히는 등 운마저 따르지 않았다.

승리욕에 불탔던 제파로프는 후반 볼에 대한 집착을 더욱 강하게 드러냈다. 16분 왼쪽 측면으로 흘러가는 볼을 잡으려 뛰어갔다. 이 순간 자신을 방어하던 북한의 오른쪽 풀백 차정혁(빌)과 부딪히며 운동장을 나뒹굴었다.

전담 마크맨 차정혁과는 경기 내내 일대일로 만났다. 그에게 또 막혔다는 생각에 억울했는지 제파로프는 비에 젖은 운동장을 두 손으로 강하게 내리치며 분노를 감추지 않았다.

결국, 1분 뒤 제파로프는 일을 저질렀다. 왼쪽 측면에서 볼을 잡은 뒤 차정혁이 다가오자 재빨리 페널티 지역 중앙으로 긴 가로지르기(크로스)를 시도했다. 볼은 정확히 세르게에프의 머리에 맞고 골로 연결됐다.

순식간에 경기 흐름이 달라졌다. 리드를 빼앗긴 북한은 빗장을 풀고 공격을 시도했고 조커 엄철성을 넣으며 강력한 공격 의지를 뿜어냈다. 그럴수록 제파로프는 패스로 강약을 조율하며 북한의 공세를 차단했다. 왜 제파로프가 우즈벡의 중심인지를 확인하는 경기였다.

첫 경기서 북한에 1-0 승리를 거둔 우즈벡은 8강에서 한국과 만날 가능성이 50% 나 된다. 한국에는 제파로프를 걸어 잠가야 한다는, 잘 아는 사실을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었다.

조이뉴스24 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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