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한준기자] 세트 스코어는 2-2. 승패가 갈리는 5세트가 시작됐다. 한국전력은 15일 안방인 수원체육관에서 우리카드를 만나 풀세트 접전을 펼쳤다.
객관적인 전력에서 한국전력은 우리카드를 앞선다는 평가를 받았다. 우리카드는 까메호가 빠져 외국인선수 없이 국내선수로만 경기를 치렀다. 한국전력은 1세트를 비교적 쉽게 따내며 기선 제압에 성공했다. 우리카드의 반격도 만만치 않았다. 세트를 주고받아 한국전력이 2-1로 앞섰으나 4세트에서 승부를 마무리하지 못했다.
마지막 5세트까지 간 상황, 흐름은 한국전력이 아닌 우리카드 쪽에 있었다. 이런 분위기를 잠재우고 세트 승부의 처음과 마지막을 장식한 주인공이 있었다. 바로 서재덕(한국전력)이다.
서재덕은 5세트 초반 4연속 득점을 올렸다. 팀 승리를 결정하는 마지막 두 점도 그의 손끝에서 나왔다. 한국전력이 풀세트 접전 끝에 승리를 거두는데 일등공신이 됐다.
서재덕은 5세트에서만 블로킹 3개를 포함해 6점을 올렸다. 경기 후 그는 "무조건 경기에 이겨야겠다는 생각을 갖고 5세트를 시작했다"며 "자신감을 갖고 뛴 부분이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서재덕은 지난 연말 트레이드 파동을 경험했다. 3라운드 마지막 날이던 12월 29일 현대캐피탈로 임대 이적이 결정됐다. 그런데 이틀 만에 원위치됐다. 한국배구연맹(KOVO)은 시즌 중 선수 임대 규정에 맞지 않는다는 최종 결정을 내렸다. 서재덕은 다시 한국전력으로 복귀했다.
서재덕은 만 하루 동안 현대캐피탈 소속으로 있었다. 그는 당시를 돌아보며 "체험학습을 다녀온 셈"이라고 웃었다. 이적 파동 후유증은 없었다. 신영철 한국전력 감독도 "(서)재덕이는 워낙 성격이 밝고 긍정적이라 크게 힘들어 하지 않는다"며 "다시 동료들과 만난 것이라 적응에는 어려움은 없을 것"이라고 했다.
서재덕은 한국전력 복귀(?) 후 지금까지 4경기를 치렀다. OK저축은행(10일)과 LIG 손해보험(12일)전에서는 다소 부진했다. 신 감독은 "재덕이가 잘 해야겠다는 생각이 앞서다보니 오히려 플레이가 잘 풀리지 않았던 것 같다"고 진단했다. 서재덕도 "주변에서 트레이드와 관련해 이런 저런 말이 나왔는데 솔직히 듣기 싫었다"며 "그래서 더 열심히 뛰자고 마음 먹었는데 오히려 역효과가 난 것 같았다"고 했다.
그는 "우리카드와 경기에서 어느 정도 감을 찾은 것 같아 기쁘다"며 "(풀세트까지 가) 승점 1을 손해본 셈이지만 앞으로 이겨야 할 팀을 꼭 잡고 현재 3위팀인 대한항공을 꼭 따라잡겠다"고 각오를 전했다. 한국전력은 오는 18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대한항공과 맞대결한다.
한편 서재덕은 "현대캐피탈 선수들이 사용하는 숙소와 전용체육관 시설은 정말 좋더라"며 "한국전력으로 다시 떠난 날 새 유니폼이 나왔다고 들었다. 구경도 못해보긴 했지만 내 이름과 둥번호가 새겨진 현대캐피탈 유니폼을 다시 달라고 할 수는 없지 않겠느냐"며 다시 한 번 껄껄 웃었다.
조이뉴스24 /수원=류한준기자 hantaeng@inews24.com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