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진리기자] 아쉬운 출발이었다. 전개는 지루했고, 인물들은 뻔하고 진부했다. 삐걱대는 불안한 러브 스토리의 출발은 촌스럽기만 했다.
21일 첫방송된 SBS 새 수목드라마 '하이드 지킬, 나(이하 하이드)' (극본 김지운 연출 조영광)는 세상에서 가장 나쁜 남자 구서진과 세상에서 가장 착한 남자 로빈, 그리고 밝고 쾌활한 장하나의 운명적인 첫 만남을 그렸다.
'하이드' 첫 회는 천상천하 유아독존 구서진(현빈 분)과 그의 안에 살고 있는 로빈의 캐릭터 설명과 한 남자의 두 인격과 마주한 여주인공 장하나(한지민 분)의 악연같은 인연을 그리는데 대부분의 시간을 모두 할애했다.
모두가 웃고 있는 꿈과 행복의 나라인 테마파크 원더랜드에서 혼자만 불행한 사나이 구서진, 그리고 그를 조련할 서커스단 단장 장하나의 만남, 분명히 소재는 독특했다. 그러나 소재를 풀어가는 방식은 진부하기 짝이 없었다.
고루하기만 한 러브 스토리는 드라마의 긴장감을 뚝 떨어뜨렸다. 충분히 예상 가능한 범위에서 일어나는 로맨스는 작위적이었다. 뻔하지만 펀(fun)하지 못했던 1시간, '하이드'는 시청자들에게 아무런 감흥을 주지 못했다.
어디서 본 듯한 스토리 전개도 문제였다. 제 멋에 사는 재벌 2세 구서진과 아버지의 뒤를 이어 원더 서커스단을 이끄는 장하나는 '시크릿 가든'을 보는 듯 했고, 드라마의 시작을 여는 정신과 전문의 강희애 박사(신은정 분)의 죽음은 '별에서 온 그대'의 시작을 여는 한유라(유인영 분) 살인 사건을 닮아 있었다. 우리를 뛰쳐나온 고릴라의 난동은 영화 '미스터 고'를 그대로 브라운관에 옮겨 놓은 듯 했다.
배우들의 연기는 빛이 났다. 4년 만에 '하이드'를 통해 안방에 돌아온 현빈은 원맨쇼를 펼치며 '하이드' 구하기에 힘썼다. 까칠남 구서진을 맡은 현빈은 한층 업그레이드 된 비주얼과 매력을 과시했다. 하지만 '하이드'의 불안함은 현빈도 어쩔 수 없는 문제였다.
첫방송 시청률은 무난했다. '하이드'는 8.6%로 전작 '피노키오'보다 높은 시청률을 기록했다. 수목극 1위인 '킬미 힐미'와는 0.9%포인트 차이다.
다소 불안한 첫 출발, '하이드'는 시청자의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했다. 시청자가 몰입할 입구가 안 보이는 '하이드 지킬, 나'는 시청자와의 로맨스를 성공시킬 방법을 찾을 수 있을까.
조이뉴스24 장진리기자 mari@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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