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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로스 감독 말이 맞았다, 'FIFA 랭킹은 잘못됐다'


FIFA 랭킹 아시아 1위 이란, 2위 일본 모두 8강서 탈락

[최용재기자] 2015 호주 아시안컵이 열리기 전 카를로스 케이로스 이란 대표팀 감독은 이런 말을 했다.

"FIFA 랭킹은 잘못됐다."

케이로스 감독은 왜 이런 말을 했을까. 호주 아시안컵에서 이란이 우승 후보 중 하나로 거론됐기 때문이었다. 이란은 FIFA 랭킹 51위로 아시아 국가 중에서는 1위에 해당한다. 어떤 축구 대회나 출전 국가의 수준을 가장 먼저 평가하는 기준이 FIFA 랭킹이다. 따라서 아시아 랭킹 1위 이란은 우승 후보가 될 수밖에 없었다.

이런 평가와 전망에 케이로스 감독은 고개를 가로저은 것이다. FIFA 랭킹에 신뢰를 보내지 않았다. FIFA 랭킹은 잘못됐고, 아시안컵은 FIFA 랭킹과는 상관없는 대화라고 말하고 싶었던 것이다.

케이로스 감독은 "이란은 브라질 월드컵 이후 발전하지 못했다. 제한도 많았고 훈련과 게임을 할 수 있는 기회도 없었다. 이란에는 문제점이 있다. 솔직히 말해 이란의 아시안컵 우승은 어렵다"고 직설적으로 말하기도 했다.

사실 이란은 FIFA 랭킹만 높을 뿐 문제가 많은 팀이었다. 이번 아시안컵을 앞두고 이란은 '과대평가'를 받았다. 이란은 제대로 된 준비를 하지 못했다. 2014 브라질 월드컵이 끝난 후 아시안컵을 치를 때까지 이란은 A매치를 두 번만 치렀다. 다른 국가의 친선경기 횟수와 비교해 현저히 떨어졌다. A매치를 치르지 않으니 FIFA 랭킹에서 큰 변화가 없었던 것이다.

그런데 외부의 시선은 달랐다. FIFA 랭킹 아시아 1위인 이란을 우승 후보로 꼽았고, 베팅 업체들도 유력한 우승 후보 중 하나로 꼽았다. 한국 역시 4강에서 이란을 만날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다. 한국뿐만 아니라 대부분 아시아 국가들이 이란이 4강에 올라오는 것을 기정사실로 생각했다.

뚜껑을 열어보니 달랐다. 케이로스 감독의 말이 맞았다. 이란은 우승 후보가 아니었다. 우승을 할 만한 경기력도 보여주지 못했고, 8강에서 FIFA 랭킹 114위 이라크에 패배해 탈락했다.

케이로스 감독의 말대로 FIFA 랭킹은 잘못됐다. FIFA 랭킹은 현재 그 팀의 수준과 경쟁력을 제대로 보여주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FIFA 랭킹 상위권에 있는 팀들의 순위는 그런대로 이해가 가지만 특히 중하위권, 아시아 국가의 순위에는 이해하기 힘든 순위들이 많다.

이란뿐만이 아니었다. 전체 54위로 아시아 랭킹 2위인 일본도 8강전에서 80위의 UAE(아랍에미리트)에 패배하면서 탈락했다. 그리고 랭킹 100위 호주는 자신들보다 랭킹이 높은 96위 중국을 꺾고 4강에 진출했다. 8강에 오른 팀 중 랭킹대로 된 팀은 한국뿐이다. 69위 한국은 71위 우즈베키스탄을 무너뜨렸다.

따라서 오는 26일 펼쳐지는 한국과 이라크의 4강전도 한국이 절대 방심할 수 없다. 69위 한국과 114위 이라크의 대결이지만 FIFA 랭킹이 모든 것을 말해주지 않는다. 랭킹 따위는 잊는 것이 낫다. 또 다른 4강전에서 FIFA 랭킹대로라면 100위의 호주가 20위나 높은 80위 UAE를 무너뜨리는 것은 이변이다.

조이뉴스24 시드니(호주)=최용재기자 indig80@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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