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의기자] 서울 SK의 김민수(33, 200㎝)와 최부경(26, 200㎝)은 포지션이 같다. 전술에 따라 변동이 있기도 하지만 기본적으로 골밑 싸움에 적극적으로 가담해야 하는 파워포워드다.
같은 포지션의 경쟁자이기도 한 두 선수는 올 시즌 동병상련의 심정을 겪고 있다. 나란히 부상으로 전열에서 이탈한 뒤 복귀하는 과정을 거친 것이다. 최부경이 먼저 KCC 심스의 팔꿈치에 맞아 광대뼈 골절을 겪었고, 이어 김민수가 동료 헤인즈의 발을 밟으며 발목을 다쳤다.
SK로서는 전력의 핵심인 최부경과 김민수가 차례로 부상을 당한 것이 안타깝기만 하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두 선수가 시차를 두고 다친 것이 다행이었다. 한 선수씩 서로의 공백을 메워줘왔기 때문이다.
최부경이 다친 후에는 김민수가 펄펄 날았다. 김민수는 최부경의 공백을 메우기 위해 평소보다 적극적인 골밑 움직임을 보였다. 그 결과 지난 시즌 평균 6.7득점 3.2리바운드였던 성적이 올 시즌 평균 10.4득점 5리바운드로 좋아졌다.
공교롭게 최부경이 부상을 털고 일어나자 김민수가 부상을 당했다. 그러자 이번엔 최부경이 김민수의 공백을 십분 메워냈다. 올 시즌 평균 6득점을 기록 중인 최부경은 김민수의 부상 이후 10.3득점을 올렸다. 그렇게 두 선수가 서로의 부상 공백을 최소화하는 활약을 펼쳤기 때문에 SK는 선두권을 유지할 수 있었다.
최부경, 김민수에 이어 박상오까지 최근 상대 선수와 충돌하며 서혜부 탈장이라는 부상을 입었다. 문경은 감독은 주전들의 줄부상에 깊은 한숨을 쉬었다. 그리고는 김민수의 복귀 카드를 꺼내들었다. 26일 안방에서 열린 부산 kt전이었다. 김민수는 14분을 뛰며 2득점 2리바운드에 그쳤지만 정상적으로 경기에 복귀했다는 것만으로도 의미있는 경기였다.
사령탑의 한숨만큼이나 부상을 당한 선수들도 힘든 시간을 보냈다. 김민수는 "거의 한 달을 쉬는 동안 마음고생을 많이 했다"고 말했다. 최부경도 "나도 마음고생이 심했지만 가족들이 힘들어했다"며 "복귀전 인터뷰를 보고 어머니가 우셔서 마음이 아팠다"고 전했다.
kt전 종료 후 두 선수는 서로에 대한 진심어린 감정을 드러냈다. 최부경은 "(김)민수 형 부상 이후 홀로 포스트를 지켜오다 오늘 많은 시간은 아니었지만 함께 뛰면서 든든함을 느꼈다"며 "벤치에 앉아 있으면서도 불안한 마음이 없었다"고 선배의 복귀를 반겼다.
김민수는 "(최부경에게) 미안한 마음이 크다"며 "포스트 플레이를 해보니 힘들다. 몸싸움도 많이 해야 하고, 부상이 올 수도 있다. (최부경이) 혼자 다 해야 하니까 미안하다. 앞으로 팀이 잘됐으면 하는 마음"이라고 말했다.
SK는 kt전 승리로 선두 울산 모비스에 승차 없이 따라붙었다 . 승률에서 뒤진 2위지만 언제든 선두 자리를 되찾을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박상오까지 부상 악령에 휩쓸렸지만 김민수가 복귀한 것이 반갑다. 문경은 감독도 "김민수가 다음 경기에도 정상적으로 참여할 수 있게 돼 다행"이라며 밝은 표정을 지어보였다.
조이뉴스24 정명의기자 doctorj@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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