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호르몬 투약 확인 박태환, 징계 불가피

[한상숙기자] 도핑 검사에서 금지약물 양성 반응을 보인 박태환(26)이 남성호르몬을 투약한 것으로 확인됐다.

27일 검찰 발표에 따르면 박태환은 지난해 7월 '네비도' 주사제를 맞았다. 남성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이 포함된 네비도는 세계반도핑기구(WADA)가 금지약물로 지정한 것이다.

대한수영연맹 관계자는 27일 "박태환이 지난해 9월 초 국제수영연맹(FINA)에서 실시한 도핑테스트를 받았고, 금지약물 양성반응을 보였다"고 전했다. 이 결과는 10월 말 박태환에게 통보됐다.

세계 정상급 선수인 박태환은 FINA의 상시 도핑 대상자다. 대한수영연맹 관계자는 "도핑 검사관들이 사전 예고 없이 방문해 검사를 진행했고, 이 검사에서 박태환이 (네비도) 양성 반응을 보였다"고 전했다.

박태환의 소속사인 팀GMP는 지난 26일 보도자료를 통해 "박태환은 아시안게임을 앞두고 모 병원에서 무료로 카이로프랙틱 및 건강관리를 받았다. 당시 병원에서 주사를 한 대 놓아준다고 했을 때 해당 주사의 성분이 무엇인지와 주사제 내에 금지약물 성분이 들어있는지 수 차례 확인했다. 당시 병원 의사는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 주사라고 거듭 확인했는데, 당시 주사에 금지약물 성분이 포함됐었다"고 주장했다.

이에 박태환 측은 지난 20일 해당 병원에 대한 고소장을 접수했고, 검찰은 23일 병원을 압수 수색하고 양측 관계자를 조사했다. 이 과정에서 해당 병원에서 투약한 약물이 네비도인 것으로 확인됐다.

만약 박태환 측의 주장대로 고의성이 없었다고 하더라도 징계를 피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대한수영연맹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금지약물 투약 사실이 확인되면 2년 정도의 자격정지 징계 처분이 내려진다. 단, 고의성 여부에 따라 징계 수위는 달라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만약 박태환에 대한 징계가 확정되면 도핑테스트를 한 뒤 치른 아시안게임 성적은 모두 무효가 된다. 박태환은 인천 아시안게임에서 은메달 1개와 동메달 5개를 따내 아시안게임 통산 역대 최다 기록인 20개의 메달을 목에 걸었다.

대한수영연맹과 박태환 측은 검찰 조사가 마무리된 뒤 기자회견을 열고 입장을 밝힐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