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한준기자] 송명근(OK저축은행)이 경기의 마침표를 찍었다. OK저축은행은 5일 안방인 안산 상록수체육관에서 대한항공과 맞대결했다.
두 팀 모두에게 중요한 승부였다. 2위 OK저축은행은 1위 삼성화재 추격을 위해 승점이 필요했다. 4위 대한항공 역시 3위 한국전력을 끌어내리기 위해 반드시 이겨야 하는 경기였다.
결과는 OK저축은행이 3-1로 대한항공을 꺾고 기분좋은 8연승을 이어갔다. 그런데 OK저축은행에겐 쉽지 않은 경기였다. 대한항공은 주포 산체스가 경기 도중 부상으로 빠졌지만 쉽게 물러서지 않았다.
OK저축은행이 세트 스코어 2-1로 앞서고 있던 4세트에서도 23-23 접전이 이어졌다. 만약 대한항공이 세트를 가져가 5세트까지 갔다면 어떤 결과가 나올 지 모르는 일이었다.
고비에서 송명근이 '해결사' 노릇을 톡톡히 했다. 그는 세터 이민규의 토스를 받아 시간차 공격을 시도했다. 전위에 있던 대한항공 세터 강민웅이 이를 막기 위해 블로킹을 시도했지만 공은 이미 코트 바닥을 때렸다.
24-23으로 OK저축은행이 리드를 잡았고 송명근이 서브를 넣을 순서였다. 송명근이 때린 강서브는 절묘하게 엔드라인 근처로 떨어져 득점으로 연결됐고 25-23으로 경기가 끝났다. 대한항공 입장에선 반격도 못해본 채 경기를 마친 셈이 됐다.
송명근은 경기가 끝난 뒤 "마지막 서브 상황 때 토스 감이 좋았다"고 말했다. 서브를 넣기 전 벤치와 주고 받은 사인도 공개했다.
그는 "서브를 준비하기 직전에 김세진 감독과 석진욱 코치 쪽을 쳐다봤다"며 "눈이 마주쳤을 때 자신이 들었다. 입모양으로 '(세게)때릴까요?'라고 물어봤는데 'OK' 사인이 나왔다"고 웃었다. 범실을 두려워하지 않고 강하게 시도한 서브가 결국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이다.
송명근은 이날 11점을 기록했는데 승부를 결정지은 4세트에서만 6점을 몰아올렸다. 1세트에선 부진한 모습을 보여 강영준과 교체돼 웜업존으로 갔다. 최근 들어 부쩍 경기 도중 교체되는 일이 잦다.
송명근은 "1세트 때는 내 스스로 활기찬 플레이를 못했던 것 같다"며 "그래도 4세트에 기회를 얻어 만족한다"고 말했다. 그는 "웜업존에서 동료들의 경기를 지켜보는 것도 많은 도움이 된다"고 했다. 코트 밖에서 동료들의 플레이를 보며 느끼고 배우는 점이 많다는 의미다. 교체된 데 대해 마음이 상하거나 기분이 나빠지는 건 아니다.
송명근은 "전위에 있을 때 블로킹 능력을 좀 더 끌어올리고 싶다"며 "토스가 제대로 왔을 때 공격에서 결정력도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팀이 승리를 거둘 수 있도록 힘을 보태야 한다는 것이다.
OK저축은행은 10일 1위 삼성화재와 만난다. 만약 승리를 거둔다면 정규시즌 1위에 대한 기대를 한층 더 높일 수 있다. 송명근은 "쉽게 질 것 같지는 않다"며 "부담을 갖지 않고 뛴다면 좋은 결과가 나올 것 같다. 자신은 있다"고 말했다.
삼성화재전을 준비하기 위해서 또 다른 마음가짐도 필요하다. 송명근은 "선수들끼리 서로 격려를 하고 있다. 그리고 두 가지를 버려야 한다"고 말했다. 연승에 대한 생각과 자만심이다. 그는 "감독님도 늘 그 부분에 대해 얘기한다"고 강조했다.
조이뉴스24 /안산=류한준기자 hantaeng@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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