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숙기자] 현장에서 한 걸음 물러났지만, 박경완 SK 육성총괄의 겨울은 여전히 바쁘다. 미국 플로리다를 시작으로 일본 오키나와, 대만 타이중으로 이어지는 캠프 순회 일정이 박 총괄을 기다리고 있다.
박 총괄은 지난달 28일 플로리다로 떠났다. 팀 스프링캠프를 지켜보면서 전력을 분석하고, 이를 토대로 올 시즌 육성 관련 계획을 세우기 위해서였다. 박 총괄은 약 열흘가량 플로리다에 머문 뒤 지난 10일 선수단과 함께 귀국했다.
휴식일은 길지 않다. 박 총괄은 오는 17일 일본으로 향한다. 1군 선수단을 둘러본 뒤 26일 귀국했다가 3월 초에는 대만에서 열리는 2군 캠프도 체크해야 한다. 한 달이 넘는 기간 동안 미국과 일본, 대만을 오가는 고된 일정이다.
지난해 2군 감독을 맡았던 박 총괄은 올 시즌을 앞두고 육성총괄로 자리를 옮겼다. 신인 및 외국인 선수 스카우트, 선수 육성을 포함한 선수단의 전반적인 업무를 맡고 있다.
시즌의 시작과도 같은 캠프 시찰은 당연한 과정이다. 박 총괄은 "플로리다 캠프에서 선수들의 훈련을 지켜보고, 도와줄 수 있는 부분은 조언도 해줬다. 김용희 감독님의 운영 시스템도 보다 정확하게 이해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전력 분석은 물론, 배팅볼 투수로도 나서면서 크고 작은 선수단 일에 힘을 보탰다.
선수 스카우트 업무를 맡고 있기 때문에 국내 선수보다는 새로 영입한 외국인 선수들 위주로 체크했다. 이미 지난해 외국인 선수들이 줄줄이 부진해 어려움을 겪었기에 더욱 관심이 높았다.
박 총괄은 "밴와트와 켈리는 아직 컨디션이 제대로 올라오지 않은 상태였다. 약 70% 정도였다. 브라운은 작지만 힘이 느껴졌다. 일본에서의 연습경기를 지켜봐야 확실히 파악될 것 같다"고 설명했다.
파트별 담당 코치들이 있기 때문에 박 총괄은 직접적인 조언 대신 한 발 물러나 지켜보고 있다. 그럼에도 2003년 입단해 11년 동안 몸담았던 팀의 장·단점은 어쩔 수 없이 눈에 들어왔다. 외국인 선수들의 활약은 아쉬움이 남았지만, 국내 선수들의 기량 발전은 만족스러운 수준이었다.
박 총괄이 꼽은 플로리다 1차 캠프 우등생은 포수 이재원과 투수 백인식이었다. 이재원은 지난해 이루지 못했던 타격왕에 재도전장을 내밀었다. 백인식은 여건욱, 문광은 등과 5선발 경쟁을 벌이고 있다.
박 총괄은 "이재원은 원래 좋은 선수였는데, 더 좋아졌더라. 고효준도 좋아졌다. 특히 백인식이 돋보였다. 스피드가 많이 올라왔다. 아직 홍백전 단계에 불과하지만, 거의 베스트였다"면서 "현 상태로는 백인식이 5선발로 유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캠프 분위기가 무척 좋다"고 전한 박 총괄은 "선수들이 다들 열심히 준비해왔더라. 팀이 새롭게 시작하는 시기인 만큼, 선수들의 의욕이 남달라 보였다"면서 만족스러워했다.
현장에서 직접 뛸 때는 몰랐던 프런트의 고충도 알게 됐다. 박 총괄은 "선수로 지내다가 2군 감독을 맡았었다. 그리고 올해 처음으로 프런트 업무를 보고 있는데, 애로사항이 참 많은 일이라는 것을 느꼈다. 선수 시절에는 잘 몰랐던 부분도 이제는 보인다. 예전에는 '왜 현장에서 이걸 못 해주나' 생각했는데, 이제는 내 생각이 틀렸다는 것을 알았다"면서 웃었다.
앞으로 일본과 대만 캠프를 돌아보며 더 많이 느끼는 일이 남았다. 박 총괄은 "캠프는 김용희 감독님이 강조한 '원팀'에 맞게 모든 구성원이 하나로 뭉치는 과정이다. 1군과 2군, 선수와 프런트의 전체적인 움직임을 파악하겠다"고 말했다.
조이뉴스24 /한상숙기자 sky@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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