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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울메이트' 윤지웅·정찬헌의 뜸들이기 동행


LG의 찰떡궁합 룸메이트, 스프링캠프서 차분히 컨디션 상승 중

[정명의기자] 윤지웅(27)과 정찬헌(25)은 LG 트윈스의 유명한 '절친'이다. 두 살 차이가 있지만 허물없이 친구처럼 지내는 사이다.

둘은 늘 붙어다닌다. 잠실구장에서 홈 경기가 있는 날이면 항상 함께 밥을 먹고, 현재 일본 오키나와에서 진행 중인 팀 스프링캠프에서는 아예 같은 방을 쓰고 지내는 룸메이트다. 윤지웅은 신인급 선수를 방졸로 둘 수 있는 위치가 됐지만 정찬헌과 한 방을 쓰는 것이 오히려 편하다고 말한다.

◆'너는 내 단짝' 그림자처럼 붙어다니는 소울메이트

LG의 스프링캠프 휴식일이던 23일에도 두 사람은 함께 숙소에 머무르며 시간을 보냈다. 대부분의 선수들이 쇼핑 등으로 외출을 했지만 윤지웅과 정찬헌은 나란히 호텔 근처를 산책하고 탁구를 즐기며 휴식을 취했다.

윤지웅과 정찬헌이 한 방을 쓰는 데는 다 이유가 있는 법. 둘은 소위 말해 '코드'가 맞는다. 밖으로 나가는 것을 그리 좋아하지 않는 것부터 시작해 평소에 야구에 대한 진지한 고민을 하는 것까지 비슷한 면이 많다. 두 사람은 방에서 쉴 때도 서로의 투구폼을 봐주며 보완할 점에 대해 얘기를 주고받곤 한다.

정찬헌은 "(윤)지웅이 형이랑은 2013년 마무리캠프 때부터 친해졌다"며 "처음 만나고부터 잘 맞는다는 느낌이 들었다. 서로 야구 얘기를 많이 하는 것도 비슷하다. 지웅이 형이 평소 사람 웃기는 것을 좋아해 같이 있으면 즐겁다"고 윤지웅과의 찰떡궁합을 강조했다.

윤지웅도 "그 전까지는 전혀 모르는 사이였는데, 처음 만나서 친해질 수 있었던 것은 스타일이 잘 맞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며 "평소 야구 동영상을 보며 투구폼에 대한 고민을 많이 하는 편인데, (정)찬헌이랑도 얘기가 잘 통한다"고 정찬헌을 사랑스러운 눈빛으로 바라봤다.

마음이 잘 맞다보니 서로 숨기는 것도 없다. 야구를 떠나 개인적인 일까지도 터놓고 말하곤 한다. 둘도 없는 단짝인 윤지웅과 정찬헌은 영혼의 파트너, 소울메이트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얼마간 웃으며 얘기를 하던 두 사람은 '노예 돼주기' 내기 탁구를 한다며 자리를 떴다.

◆'과유불급' 맛있는 밥 위해 확실히 뜸들인다

이제는 표정만 봐도 서로의 기분을 알 수 있게 된 윤지웅과 정찬헌이다. 등판 결과까지도 표정으로 읽어낼 수 있을 정도. 그런 두 사람은 이번 스프링캠프에서도 같은 속도로 몸상태를 끌어올리고 있다. 급하지 않게 천천히 각자의 길을 가고 있는 것이다.

정찬헌은 아직 실전 등판이 없는 상태다. 현재 LG가 신예들의 구위 점검에 초점을 맞추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정찬헌의 컨디션 역시 아직 실전 마운드에 오를 정도가 아니다. 정찬헌은 "애리조나(1차 전훈) 때부터 몸 상태가 빨리 올라오지 않았다"며 "지금도 서두르지 않고 몸을 만들고 있다. 그래도 이번 주부터는 등판할 것 같다"고 말했다.

윤지웅도 마찬가지다. 윤지웅은 "작년 스프링캠프 땐 사실상 프로 2년차 시즌이었다. 그래서 의욕이 앞서 컨디션을 빨리 끌어올렸는데, 과유불급이 됐다. 개막을 앞두고 내리막을 타더니 5월이 돼서야 1군에 올라올 수 있었다"며 "그래서 이번에는 천천히 페이스를 올리고 있다. 작년 이맘 때까지는 불펜에서 1천300구 정도를 던졌는데 이번엔 그 절반 정도만 던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윤지웅은 "코치님들도 급할 것 없다고 말씀해주신다. 스프링캠프 기간에 잘하는 선수들이 개막 때까지 컨디션을 이어가는 경우는 많지 않다는 얘기도 하신다"며 "나 스스로도 그렇게 생각한다. 지금은 서두르지 않으면서 잔뜩 뜸을 들이고 있는 중"이라고 덧붙였다. 확실히 뜸을 잘 들여야 밥이 맛있는 법이다.

◆윤지웅과 정찬헌에게 선발투수란?

두 사람의 보직은 올 시즌도 불펜투수가 될 전망이다. 정찬헌은 잠시 선발 전환 얘기가 나왔지만 없던 일이 됐고, 윤지웅은 처음부터 불펜 요원으로 시즌을 준비 중이다.

스프링캠프를 앞두고 정찬헌은 류제국, 우규민의 수술로 인해 공백이 생긴 LG 선발 후보로 이름이 오르내렸다. 하지만 정찬헌은 "선발 욕심이 없는 투수가 어디 있겠나"라면서도 "아직 내가 선발로 뛸 몸 상태가 아니라고 판단해 불펜에 전념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윤지웅의 경우 "되게 하고 싶다"며 선발에 대한 확실한 욕심을 드러냈다. 하지만 윤지웅은 속이 깊은 사나이였다.

윤지웅은 "내가 하고 싶다고 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선발을 목표로 경쟁하고 있는 선수들이 많은데 내가 갑자기 선발을 하겠다고 하면 그 선수들에 대한 예의도 아닌 것 같다"며 "확실히 보직을 정해 그에 맞는 준비를 하는 것이 팀을 위해서도 좋은 길"이라고 불펜에서 최선을 다하겠다는 뜻을 보였다.

◆정찬헌은 무서운 얼굴? "지금 기분 굉장히 좋은 상태"

다소 생뚱맞을 수도 있지만 대화 도중 정찬헌의 표정에 관한 얘기가 나왔다. 정찬헌이 잘 웃지 않는다는 것이다. 분명 정찬헌의 얼굴에서는 웃음기를 찾아보기 어렵다. 그 때문에 필요 이상의 안티팬을 양산하고 있기도 하다.

하지만 윤지웅은 정찬헌이 잘 웃는다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특유의 표정 때문에 무서워보이는 것일 뿐, 윤지웅에게 정찬헌은 그저 귀여운 동생으로만 보인다. 정찬헌을 잘 아는 사람들은 입을 모아 '정찬헌은 순박하고 착한 청년'이라고 말한다.

정찬헌도 외모로 인한 억울함(?)을 호소했다. 정찬헌은 "그 얘기(잘 안 웃는다)를 몇 년 째 듣고 있는 것인지 모르겠다"며 "고등학교 때도 감독님이 좀 웃으라고 매번 얘기하셔서 '지금 굉장히 기분 좋게 웃고 있는 것'이라고 대답한 적이 있다. 이제는 크게 신경쓰지 않는다"고 나름대로의 웃음을 지어 보였다.

조이뉴스24 /오키나와(일본)=정명의기자 doctorj@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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