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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리람 조기 입성, 성남의 승부수는 通할까?


1차전 잡아야 16강 보여, 부리람 경기 미리 보는 행운도 얻어

[이성필기자] K리그 전통의 명가였고 아시아 정상까지 올랐던 성남 일화지만 시민구단으로 재탄생한 성남FC는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1차전을 앞두고 격세지감의 뜻을 제대로 확인하고 있다.

성남은 감바 오사카(일본), 광저우 부리(중국), 부리람 유나이티드(태국)와 F조에 속했다. 이름값으로만 본다면 성남은 F조 최강이라 할 수 있지만 시민구단으로 전환한 뒤에는 K리그에서도 중, 하위권 팀으로 추락했다.

지난해 FA컵 우승을 차지하며 올해 챔피언스리그 출전권을 얻었지만 성남을 보는 시선은 차갑다. 부리람과의 경기를 하루 앞둔 23일 공식 기자회견에서도 김학범 감독과 선수 대표로 나선 황의조에게 태국 취재진으로부터 "챔피언스리그 약체라는 평가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자존심을 건드리는 질문이 나왔다.

김학범 감독은 단호했다. "현재 시점에서 어떻게 준비하고 어떤 경기력을 보여주느냐가 중요하다"라며 승자가 되겠다는 의지를 확실하게 드러냈다. 황의조도 "우리 팀이 약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경기장에서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라며 약체 취급을 거부했다.

일본, 중국도 아닌 태국에서 '약체'라는 소리가 나온 것 자체로만 본다면 성남으로서는 자존심 상할 일이다. 그러나 현실을 냉정히 따져보면 상황이 녹록지는 않다. 감바 오사카는 지난해 J2리그에서 승격하자마자 우승을 차지했다. 광저우 부리는 지속적인 투자에 박종우, 장현수 등 한국 국가대표들을 보유했고 지난해 22골을 넣은 모로코 국가대표 함달라 등 골잡이도 갖췄다.

부리람도 최근 2년 사이 챔피언스리그 무대에서 급성장을 보여줬다. 2011년 조광래 감독이 이끌던 국가대표팀에서 피지컬 코치를 담당했던 알렉산드레 가마 코치가 부리람 감독을 맡아 한국 선수들의 특성을 꿰고 있다. 포항 스틸러스에서 뛰었던 고슬기가 중원을 책임지고 있다.

성남 선수들은 챔피언스리그 첫 경험자가 너무 많다. 김두현과 김철호로 대표되는 두 명의 미드필더의 경험에 기대야 한다. 2012년 16강전까지 뛰었던 김성준이 세레소 오사카(일본)에서 복귀한 것이 그나마 반가운 일이다. '학범슨'으로 불리는 김학범 감독이 지휘봉을 잡고 선수들을 강하게 단련시킨 것도 믿음이 가는 부분 중 하나다.

성남의 부리람전을 맞으면서 띄운 승부수는 빠른 현지 입성이다. 지난 14일 일본 구마모토 전지훈련을 끝낸 성남은 16일 태국 방콕을 거쳐 부리람으로 들어갔다. 더운 날씨에 적응하기 위한 전략이다. 태국 원정은 호주 원정과 더불어 챔피인스리그에 참가한 K리그 팀들이 힘들어하는 일정으로 분류된다.

2013년 FC서울이 부리람 원정에서 0-0으로 비겼고 지난해 포항은 2-1로 어렵게 이겼다. 첫 경기를 잡아서 16강 진출에 유리한 구도를 만들기 위해서는 최소한 무승부 이상을 거둬야 한다. 기후 적응만 잘한다면 성남에 충분히 승산이 있다는 것이 김 감독의 판단이다.

행운도 따랐다. 지난 21일 성남은 무앙통과 부리람의 태국 프리미어리그 최대 라이벌전을 관람했다. 2라운드 경기로 양 팀은 1-1 무승부를 거뒀다. 무앙통의 홈이었지만 현장에서 경기를 관전하며 부리람의 경기력과 분위기 등을 익힐 수 있었다. 치열하게 벌어진 경기라 부리람의 강, 약점을 모두 확인했다.

김 감독은 "이기러 왔다. 부리람 홈이지만 충분히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한다"라고 확실하게 정리했다. 태국 조기 입성의 승부수가 성남의 경험 부족과 약체라는 조롱을 덮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조이뉴스24 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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