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한준기자] 김사연(kt 위즈)는 이름대로 '사연'이 많은 선수다. 그는 세광고를 졸업한 뒤 신고선수로 한화 이글스에 입단했다.
퓨처스(2군)리그에서 뛰며 1군 데뷔를 기다렸지만 기회는 쉽게 찾아오지 않았다. 병역 문제를 먼저 해결하기 위해 군에 입대했다. 그러나 돌아온 건 한화에서 방출 통보였다.
야구를 그만둘 수 없었던 김사연은 2013년 넥센 히어로즈에 다시 신고선수로 입단했다. 넥센에서도 1군 진입은 어려웠다.
그런 그에게 기회가 왔다. 10구단 kt 위즈가 2차 드래프트에서 번외지명으로 김사연을 뽑았다. 세 번째로 입는 프로 유니폼이다. 그는 다시 한 번 각오를 다졌다.
kt 위즈는 지난해 퓨처스리그에서 1군 진입을 위한 준비를 했다. 김사연은 그야말로 물 만난 고기가 됐다.
81경기에 나와 337타수 125안타 타율 3할7푼을 기록했다. 23홈런 72타점 37도루도 보탰다. 안타, 홈런, 도루는 리그 1위 성적이었고 타점은 2위였다.
김사연은 장타율 6할7푼4리와 출루율 4할3푼9리를 각각 기록했다. 또한 지난해 4월 1일 경찰청과 경기에서는 사이클링히트도 쳤다. 퓨처스리그에서 나온 21번째 대기록의 주인공이 된 것이다.
퓨처스리그를 평정한 그는 이제 그토록 바라던 1군 데뷔가 눈앞이다. 스프링캠프를 마친 뒤 시즌 개막에 앞서 시범경기가 열리자 김사연은 좋은 출발을 보였다.
김사연은 7일 목동구장에서 열린 넥센과 시범경기에 kt 우익수 겸 1번타자로 선발 출전했다. 첫 타석은 마음이 급해서일까. 투수 앞 땅볼에 그쳤다.
3회초 맞은 두 번째 타석에서 기다리던 안타를 쳤다. 그는 시범경기지만 소속팀의 1군 첫 공식경기 첫 안타의 주인공이 됐다. 김사연은 넥센 선발투수 라이언 피어밴드와 풀카운트까지 가는 승부 끝에 6구째를 통타, 우중간을 갈랐다. 그는 빠른 발을 앞세워 1루를 돌아 2루까지 내달렸다.
김사연은 9회초 마지막 타석에서도 넥센 마무리 손승락을 상대로 안타를 쳤다. 7일 경기에 뛴 kt 위즈 타자들 중에서 김사연이 유일한 멀티히트를 기록했다.
김사연은 경기가 끝난 뒤 "직구를 쳤다"며 첫 안타 상황을 설명했다. 그는 "팀의 첫 안타라서 기분은 좋다"고 했다. 하지만 표정은 썩 밝지 않았다. kt 위즈는 넥센에게 0-5로 졌다. 아무리 시범경기라해도 1군의 매운맛을 본 셈이다. 김사연도 9회 두 번째 안타를 친 뒤 2루 도루를 시도하다 태그아웃됐다.
김사연은 "안타를 치긴 했지만 시범경기라서 큰 의미는 없다고 생각한다"며 "스프링캠프에서의 좋은 감각을 이어갔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김사연은 8일 열리는 넥센과 맞대결에서도 톱타자로 나설 가능성이 높다. 조범현 kt 위즈 감독은 그와 이대형으로 테이블세터진을 꾸린다고 밝혔다.
조 감독은 "팀의 첫 안타를 친 김사연에게 축하한다"면서도 "변화구에 대한 대비는 꼭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조이뉴스24 /목동=류한준기자 hantaeng@joynews24.com 사진 박세완 기자 park90900@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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