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한준기자] 넥센 히어로즈는 지난해 선발 20승 투수를 배출했다. 외국인선수 앤드류 밴헤켄이 그주인공이다. 밴헤켄은 올 시즌에도 변함 없이 넥센의 제1 선발 역할을 맡는다.
그뒤를 이어 라이언 피어밴드, 한현희, 문성현까지 선발 로테이션이 구성됐다. 네 투수는 지난 주말 목동구장에서 열린 kt 위즈와 시범경기 2연전에 모두 마운드에 올라 3이닝씩을 던졌다.
11일 목동 두산 베어스전부터는 5선발 후보들에 대한 검증 무대다. 염경엽 넥센 감독은 한현희가 선발로 빠져나간 중간계투진은 마정길, 김대우, 김영민, 조상우 등으로 꾸린다는 복안이다.
5선발 후보는 많다. 베테랑 송신영을 포함해 금민철, 오재영, 하영민, 그리고 신인 최원태와 김택형까지 두루 살피고 있다. 이들 중 시범경기에서 가장 먼저 마운드에 올라 공을 던졌던 김택형을 만나봤다.
김택형은 동산고 졸업반 시절이던 지난해 신인 2차 드래프트에서 2라운드 2순위로 넥센의 지명을 받았다. 이제 막 프로에 입단한 신인이지만 앳된 외모와 다르게 마운드에서 씩씩하게 공을 던진다.
김택형은 미국 애리조나와 일본 오키나와 스프링캠프에서 염 감독의 눈에 띄었다. 염 감독은 "캠프 최대 수확은 김택형의 가능성을 확인한 것"이라고 말할 정도였다.
그는 캠프 기간 동안 치른 연습경기에서 3차례 나와 4이닝을 던졌다. 17타자를 만나 64구를 던지며 3피안타 1볼넷 2탈삼진 1실점했다. 무난한 평가를 받았다. 7일 시범경기서는 kt 위즈를 상대로 피어밴드, 문성현에 이어 세 번째 투수로 등판해 1이닝을 무안타 1탈삼진 무실점으로 깔끔하게 막았다.
세 타자를 상대하는 동안 12구를 던졌다. 김택형은 "몸이 빨리 풀리지 않은 편이라 불펜에서 계속 스트레칭도 하고 달리기도 하며 대기했다"고 웃었다.
7회초 선두타자인 김상현을 상대할 때는 긴장도 됐다. 그는 "막상 마운드에 올라가니 확실히 캠프 때 연습경기와 분위기도 달랐다"고 했다. 첫 타자와 승부가 중요했는데 김택형은 기분 좋은 삼진으로 상대를 돌려세웠다. 그는 "던지다 보니 긴장이 조금씩 풀렸다"고 첫 등판 당시 상황을 전했다.
김택형은 직구 5개, 슬라이더 7개를 던졌다. 1이닝이었지만 변화구 비중이 높다. 그는 "승부구를 슬라이더로 선택했다"고 설명했다. 김택형이 던지는 슬라이더는 구종이 둘로 나뉜다. 빠른 슬라이더는 타자 눈 높이에서 휘어진다. 상대적으로 느린 슬라이더는 직구처럼 날아오다 떨어진다.
프로에서 좋은 출발을 보이고 있지만 자만은 하지 않는다. 그는 "아직 타자들이 제 공을 자주 못봐서 그런 것 같다"고 말했다. 김택형은 캠프에서 체중을 불렸다. 이지풍 트레이닝 코치가 강조한 웨이트트레이닝 덕분이다. 현재 몸무게는 89~90kg정도다. 95kg까지 체중을 맞추는 게 목표다.
김택형은 "체중이 늘고 근육이 붙으니 구속도 늘어났다"며 다시 한 번 웃었다. kt 위즈전에서 직구 최고 구속은 145km까지 기록됐다. 그는 "나 또한 아직 다른 팀 타자들에 대한 공부가 부족하다"며 "배터리를 이뤘던 박동원 선배가 리드하는 대로 던졌다. '자신있게 던지라'고 격려했는데 힘을 얻는다. 형들을 믿겠다"고 했다.
등판 상황만 따진다면 김택형은 중간계투로 나온 셈이다. 그러나 5선발 후보에 포함된 건 사실이다. 그는 "선발에 대해 큰 부담은 없다"며 "고교시절 줄곧 선발투수를 맡아서 그런 것 같다. 보직을 따질 위치는 아니지만 선발도 충분히 자신이 있다"고 당찬 각오를 밝혔다.
조이뉴스24 /류한준기자 hantaeng@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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