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의기자] 서울 SK는 더 물러날 곳이 없다. 인천 전자랜드는 내친 김에 적지에서 2연승을 거둔 뒤 안방에서 4강 진출을 확정하고 싶다.
SK와 전자랜드의 6강 플레이오프 2차전이 11일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다. 1차전에서 발목 부상을 당한 SK 헤인즈(201㎝)의 출전, 폭발했던 전자랜드의 3점포가 지속될 지 여부가 2차전 승부를 가를 변수가 될 전망이다.
1차전은 예상 밖 전자랜드의 87-72, 15점 차 대승으로 끝났다. 일격을 당한 SK는 위기를 맞았다. 1차전 패배는 물론, 주 득점원 헤인즈가 발목 부상을 당했기 때문. 현재 헤인즈는 2차전 출전이 어려운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헤인즈가 빠지는 것은 SK에겐 치명타가 될 수 있다. 또 다른 외국인 선수 심스(206㎝)를 집중 활용해야 하는데, 이는 정규시즌 내내 SK가 풀지 못한 과제였다. 심스 기용 시 SK는 공수에서 조직력에 문제를 드러내왔다.
헤인즈는 SK 전술의 핵심이다. SK가 원-포 전술(가드 1명에 포워드 4명을 배치하는 전술)로 재미를 볼 수 있었던 것도 높이와 스피드, 득점력을 겸비한 헤인즈가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SK가 자랑하는 3-2 드롭존 지역방어 역시 헤인즈가 핵심이다.
헤인즈가 경기에 나설 수 없다면 SK는 어쩔 수 없이 심스에 대한 활용폭을 넓혀야 한다. 문경은 감독이 시즌 내내 강조했듯 심스 역시 뛰어난 기량을 가진 외국인 선수다. 결국 심스의 활용도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높이를 살려야 한다.
문 감독은 "심스가 투입됐을 때 나머지 선수들이 심스의 공격 리바운드를 믿고 자신있게 슛을 던지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심스의 높이를 살리기 위해서는 국내 선수들의 적극적인 공격이 필요하다는 뜻. 헤인즈의 공격력은 심스보다는 국내 선수들이 메워줘야 SK가 쉽게 경기를 풀 수 있다.
SK와는 반대로 전자랜드는 1차전과 크게 달라지는 점은 없을 전망이다. 높이에서 열세를 보이기 때문에 외곽 공격 비중이 높을 수밖에 없다. 유도훈 감독도 1차전 승리 후 "어차피 우리는 포스트에서 득점할 수 있는 확률이 떨어진다"며 "결국 외곽슛으로 승부를 봐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1차전에서는 신들린 듯한 외곽슛으로 승리를 낚은 전자랜드다. 전자랜드는 총 24개의 3점슛을 시도해 그 중 14개를 성공시켰다. 적중률 58.3%다. 하지만 2차전에서도 선수들이 1차전과 같은 슛 정확도를 보인다는 보장이 없다. SK도 2차전에서는 전자랜드의 외곽에 대한 철저한 대비책을 세우고 나올 것이 뻔하다.
유 감독은 1차전 후 "우리는 투맨게임을 많이 하는 팀이었는데 인사이드에서 1대1 플레이를 한 것이 효과를 봤다"고 말했다. 하지만 외곽포가 터졌기 때문에 인사이드 1대1 플레이도 통할 수 있다. 결국 전자랜드 공격의 열쇠는 외곽포가 쥐고 있는 셈이다.
유리한 고지는 전자랜드가 선점했다. 역대 6강 플레이오프에서 1차전 승리 팀의 4강 진출 확률은 94.4%(34/36)에 이른다. 상대의 주득점원도 부상으로 출전 여부가 불투명하다. 하지만 SK는 그렇게 만만한 팀이 아니다. 과연 2차전 승부는 어떻게 펼쳐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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