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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4번' 루츠 "나는 파워히터 아닙니다"


"홈런보다는 주자들 불러들이는 게 임무…3루수비 문제 없어"

[김형태기자] "여러번 들은 얘기입니다. 나를 파워히터로 많이들 부르는데, 나는 그렇게 단정적으로 여기고 싶지 않습니다."

잭 루츠는 굉장히 조심스러워했다. 두산의 새 오른손 4번타자로 큰 기대를 모으고 있는 그는 '많은 홈런을 치겠다는 식의 말을 절대 하지 않는다.

11일 목동에서 만난 그는 오히려 상황에 맞는 타격이 자신의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주자가 베이스에 나가 있을 때 이들을 불러들이는 게 내 역할"이라고 끊임없이 말했다. 홈런보다는 많은 타점을 올리는 게 자신의 임무라고 강조했다.

어쩌면 스스로 큰 부담을 지우지 않으려는 말일 수도 있다. 사실 두산이 루츠를 찍어 영입한 건 지난해 부족했던 장타력을 그의 파워로 보강하겠다는 의미가 크다. 지난해 4번타자였던 호르헤 칸투가 후반기 '무홈런'에 그치면서 타선에 구멍이 뚫렸던 경험을 반복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루츠는 자신의 홈런수보다는 '팀을 위한 시츄에이션 히팅'을 자주 언급했다. "주자가 있으면 타점을 올리고, 없으면 내가 득점권에 나가야 한다"고 반복해서 말했다.

홈런타자보다는 오히려 좌중간 또는 우중간을 꿰뚫는 '갭 히터(gap hiter·2루타 양산형 중거리형 타자)'로 불러주기를 바라는 눈치였다.

뉴욕 메츠 출신인 루츠는 자신을 '머니볼형 타자'로 부르는 게 더 맞는 것 같다고도 했다. 그는 "샌디 앨더슨 메츠 단장은 홈런수보다 출루능력에 큰 비중을 두는 인물이다. 우리에게 항상 그런 식의 타격에 관해 말해왔다"며 미소를 지었다. 파워히터 같은 거창한 호칭보다는 팀이 원하는 역할을 해주는 게 자신의 임무라는 항변이었다.

또 하나의 관건인 3루 수비에 대해서는 전혀 문제가 없다고 했다. "내 원래 포지션이 3루수여서인지 1루수보다 3루수가 더 편하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김태형 두산 감독도 "허리 통증으로 미야자키에선 수비시 허리를 굽히는 데 곤란을 겪었는데, 지금은 정상적인 수비가 가능하다. 전혀 문제가 없다"고 믿음을 나타냈다.

10∼12일 예정된 목동 넥센전은 한파로 인해 이틀 연속 취소됐다. 이날 목동엔 강한 바람이 휘날리며 기온보다 훨씬 낮은 체감온도를 나타냈다. 미국 애리조나와 일본 미야자키에서 따뜻한 햇살 아래 훈련해온 그로선 갑작스럽게 바뀐 환경이 다소 곤란할 수 있을 터.

그러나 루츠는 "내가 있었던 뉴욕도 여기 날씨와 다를 게 없다"며 "적응에는 전혀 문제 없다. 팀이 원하는 대로 많은 주자를 불러들이는데 주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이뉴스24 목동=김형태기자 tam@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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