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필기자] 울산 현대 공격수 김신욱(27)은 '동해안 더비'로 불리는 포항 스틸러스전과 인연이 상당히 깊다.
지난 2013년 12월 1일 울산 문수축구경기장에서 열린 포항과의 시즌 최종전에서 김신욱은 경고누적으로 나서지 못해 본부석에서 경기를 지켜봤다. 울산은 비기기만 해도 우승을 차지하는 유리한 상황이었다. 0-0으로 후반 추가시간이 되자 김신욱은 벤치로 내려가 유니폼으로 갈아입으며 우승 세리머니를 준비하고 있었다.
하지만, 김신욱과 울산 선수들의 우승 꿈은 한순간 물거품이 됐다. 포항 김원일이 종료 직전에 극적인 결승골을 넣으며 포항이 승리했고, 승점 1점 차로 순위가 뒤집어지며 포항이 우승했다. 그야말로 김신욱에게는 기억하기 싫은 뼈아픈 순간이었다.
지난해 3월 포항과 개막전에서 결승골을 넣으며 울산에 1-0 승리를 안긴 김신욱은 인천 아시안게임대표팀 차출 직전인 8월 31일 포항전에서도 골을 터뜨렸다. 이후 아시안게임 사우디아라비아전에서 오른 정강이 부상을 당해 시즌 아웃됐고, 재활에 매진하면서 팀의 부진을 지켜봐야 했다.
아직 몸상태가 완벽하지 않은 가운데 김신욱은 15일 포항 스틸야드에서 열린 포항과의 2라운드 경기에 후반 교체 출전했다. 포항이 3-2로 앞서던 후반 33분 김신욱은 미드필드 정면에서 중거리 슈팅으로 골을 넣었다. 포항 신화용 골키퍼의 실수가 함께한 행운의 골이었지만, 과감한 슈팅을 한 김신욱의 의지가 만든 골이기도 했다.
경기 후 김신욱은 "개인적으로 골 넣을 경기가 3~4경기 뒤라고 예상했는데 빨리 나왔다. 무리해서 슈팅 연습을 했는데 그것이 결과로 나와서 기쁘다"라며 훈련의 성과가 나온 것에 만족감을 나타냈다.
신임 윤정환 감독이 추구하는 축구에 대해서는 "선 수비 후 공격이다. (철퇴축구의 창시자인) 김호곤 감독님도 완벽한 수비를 갖추고 공격을 했다. 오늘 전반처럼 하면 재미가 없을 것이다. 하지만 결정적인 장면을 만들 능력이 있으면 된다. 철퇴축구가 정확한 표현이라고 보면 된다"라고 정의했다.
팀 내 경쟁은 계속된다. 윤 감독은 양동현을 먼저 내세우고 김신욱을 후반 교체로 출전시켰다. 김신욱은 "대표팀에서 이동국 선배와 경쟁을 벌이던 느낌과 비슷하다. 많이 배우면서 멋진 플레이를 만들어야 한다"라며 당당하게 자기 자리를 찾겠다고 얘기했다.
울산의 대승에 기뻐한 김신욱은 "지난해 첫 경기에서 1-0으로 이겼지만 2013년의 아픈 기억이 여전하다. 꼭 이겨야 된다고 생각했다. 오늘도 아픔은 아직 남아 있다. 눈앞에서 우승을 놓쳤다"라며 2년 전 준우승의 아픔이 라이벌전 승리의 강력한 동기가 됐음을 강조했다.
대표팀 발탁에 대해서도 강한 의지를 보였다. 그는 "슈팅 연습을 많이 했다는 것은 3월 A매치 평가전에 맞춰 (대표팀에) 뽑히고 싶다는 뜻이다. 준비를 잘해 대표팀에 뽑히면 브라질 월드컵 이후 처음이다. 성장한 모습을 보여주겠다"라고 각오를 전했다.
조이뉴스24 포항=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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