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필기자] K리그 챌린지(2부리그) 신생팀 서울 이랜드FC는 팬 친화적인 마케팅으로 연일 화제를 모으고 있다. 연간 회원권을 구매한 팬 중 추첨을 통해 마틴 레니 감독, 선수와 선상 저녁 식사에 초대하기도 했다.
팬 공개 훈련도 자주 열었다. 효창운동장의 첫 훈련에는 300여명의 팬이 몰렸다. 경남 남해 전지훈련 때는 팬 투어를 열어 단순히 훈련만 보게 하지 않고 관광까지 겸하는 프로그램을 기획해 호평을 받았다.
6만명 넘게 수용 가능한 홈구장 잠실종합운동장에는 가변석을 설치해 5천여석으로 줄여 운영한다. 앞으로 서서히 팬을 늘려 구단의 자생력을 높이겠다는 각오다. 기존 구단에 당연히 있는 서포터도 조직되지 않는다. 팬들이 자발적으로 서포터를 만들어도 지원은 없다. 자생하기 위해 탄생한 구단이라 팬들 역시 능동적으로 움직여야 한다.
21일 서울 어린이대공원 와팝홀에서 열린 이랜드FC 창단식에서는 구단의 이런 기조가 그대로 드러났다. 창단식에는 구단주인 박성경 이랜드그룹 부회장, 김호곤 대한축구협회 부회장 등 모기업 경영진과 축구계 주요 인사들이 참석했다. 기존의 경우 일부 팬이 동원되는 등 행사장 자리 메우기에 급급했을 것이다.
하지만, 이랜드FC는 팬들이 자발적으로 구단에 관심을 갖기를 바랐다. 이랜드FC 관계자는 "주말이라 많은 팬이 올 수 없을 것으로 생각했다. 일요일은 부담스럽고 평일은 거의 어렵다고 봐야 한다. 토요일이 적격이었다"라며 창단식 개최가 어려운 선택이었음을 전했다.
가장 많은 원성을 샀던 유니폼에 대해서는 팬들의 마음이 서서히 돌아서고 있다. 이랜드는 '와일드 레울'이라는 명칭으로 유니폼을 선보였다. 표범의 용맹함을 나타내는 '와일드'와 구단을 상징하는 표범(Leopard), 연고지인 서울(Seoul)을 조합해 만든 '레울'이라는 조어로 '용맹한 서울의 표범'이라는 의미를 담았다.
아무리 좋은 의미를 담았어도 디자인이 파격적이다보니 유니폼 첫 공개 당시 팬들의 실망감은 상당했다. 최근 축구 유니폼은 평상복으로도 활용하는 경우가 많다. 기존의 구단 유니폼이 가로, 세로 등의 줄무늬가 대세였다는 점에서 이랜드FC 유니폼은 파격적이면서 축구라는 스포츠의 성격과는 너무 거리가 멀다는 지적까지 있었다.
그런데 막상 선수들이 착용하고 나오니 반응이 달라졌다. 이날 창단식에서는 선수들이 무대 위를 모델처럼 직접 걸으며 '유니폼 공개쇼'를 열었다. 사회자는 "인터넷에서 상대를 교란시키기 위한 유니폼이라는 댓글을 봤다. 그 정도로 유니폼이 파격적이지만 괜찮지 않느냐"라며 팬들을 웃음을 유도했다.
팬들은 행사장에 전시된 유니폼을 만져보며 다양한 반응을 내놓았다. 젊은 팬들은 "상대에게 위압감을 줄 것 같다"라며 호감을 보인 반면 나이가 있는 팬들은 "유니폼이 요란하다. 선수들이 입으니 멋있기는 하다"라며 복잡한 마음을 표현했다.
이랜드 관계자는 "유니폼이 처음 공개된 뒤 호불호가 갈렸는데 최근 들어서는 괜찮다는 반응이 많다. 선수들이 착용하고 뛴 다음에는 더 좋아질 것 같다. 유니폼 구매자가 많아졌으면 좋겠다"라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조이뉴스24 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