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필기자] "가상의 브라질로 생각하고 경기에 나서겠다."
윤덕여 감독이 이끄는 한국 여자 축구대표팀이 러시아와의 A매치 2연전을 허투루 치르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여자 대표팀은 오는 5일 인천축구전용경기장, 8일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러시아와 A매치 2연전을 치른다. 동아시안컵 등의 대회를 제외하고 순수 국내 A매치는 1998년 10월 일본전 이후 무려 17년 만이다.
러시아는 유럽 예선에서 독일에 밀려 2015 캐나다 월드컵 본선 진출에 실패했지만, 체격 조건이나 힘이 좋아 한국에 좋은 A매치 상대로 여겨진다.
윤 감독도 러시아전에 대한 기대감을 숨기지 않았다. 그는 3일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서 러시아전을 이틀 앞두고 공식 기자회견에 참석해 "이번 두 번의 경기가 월드컵 준비 과정에 큰 힘이 될 것이다"라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두 차례 같은 팀과의 평가전에서는 얻을 것이 많다. 윤 감독은 "러시아는 체격이 (한국보다) 우월하다. 우리 입장에서는 월드컵 준비 과정 중 하나인데 체격이 좋은 브라질로 생각하고 있다. 러시아는 브라질과 경기 스타일이 다르지만, 신체 조건만 본다면 브라질을 대비하기에 적격이다. 1차전의 결과를 바탕으로 부족한 부분을 2차전에서 보완하겠다"라고 전했다.
한국은 6월 10일 브라질과 월드컵 본선 조별리그 첫 경기를 치른다. 16강 진출을 가늠해 볼 수 있는 중요한 경기다. 러시아를 상대하면서 브라질 공략의 열쇠를 찾겠다는다는 것이 윤 감독의 판단이다.
일부 부상자들이 있지만, 가능성 있는 자원의 합류는 평가전의 질을 높인다. 특히 지소연(첼시 레이디스)이 4일 오전 귀국해 대표팀에 합류한다. 지소연은 5일 경기는 후반 교체로 나설 예정이지만 8일에는 박은선(FK로시얀카)과 투톱 선발 출전 가능성이 충분하다.
윤 감독은 "지소연은 시차 등으로 힘들 것이다. 벤치에서 시작해야 하지만 상황을 보고 필요하면 팬들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내보내겠다"라며 출전을 예고했다.
골잡이 박은선에 대한 기대감도 크다. 러시아 옐레나 포미나 감독이 "박은선을 잘 알고 있다. 느린 스피드를 공략하겠다"라며 경계대상인 박은선의 약점을 이용해 철저히 봉쇄하겠다고 말했다. 이를 전해 들은 윤 감독은 "박은선의 몸 상태가 100%는 아니다. 국내에 있을 때는 스피드도 있었고 힘 있는 경기 운영을 했다. 포미나 감독이 느낀 것과 내 느낌과는 차이가 있을 것이다. 좋은 몸 상태를 유지하면 포미나 감독의 판단에 반대되는 플레이가 나올 것이다"라며 약점은 없다고 잘라 말했다.
러시아의 힘을 견딜 수 있는 수비력 구축에도 초점을 맞췄다. 앞서 출전했던 키프로스컵에서는 이탈리아, 캐나다, 스코틀랜드를 만나 잘 버티다 실점하며 3패해 아쉬움을 남겼다. 윤 감독도 "강팀과의 경기에서 실점을 최소화하는 것이 목표다. 임선주, 김혜리, 심서연 등 팀 주축이 부상으로 빠졌지만 새로 합류한 황보람을 기대하고 있다. 충분히 역량이 있다. 좋은 역할을 해줄 것이다"라며 좋은 경기 내용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조이뉴스24 인천=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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