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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행 허도환 "훈련량 각오하고 있다"


새로 찾아온 기회 손에 넣을까, "놓치진 않을 터" 각오 전해

[류한준기자] "시원섭섭하기도 하고, 아직은 실감이 안나요." 허도환이 유니폼을 바꿔입었다. 포수 허도환은 8일 트레이드를 통해 넥센 히어로즈에서 한화 이글스로 이적했다. 허도환과 함께 외야수 이성열이 한화로 둥지를 옮겼고, 넥센은 대신 투수 양훈을 데려왔다.

허도환이 트레이드 소식을 전해들은 것은 당일 오후. 허도환은 화성구장에서 열린 SK 와이번스와 퓨처스(2군)리그 경기에 뛰고 있었다.

그는 선발 마스크를 쓴 박동원을 대신해 교체로 출전했다. 2-1로 히어로즈가 앞서고 있던 6회 공수교대 과정에서 자신의 이적 소식을 들었다.

트레이드 대상이 된 선수는 보통 이런 경우 경기에서 빠진다. 허도환과 함께 한화로 가게 된 이성열도 6회말 타석에서 안타를 치고 출루한 뒤 대주자 김민준과 교체됐다.

허도환은 김성갑 퓨처스 감독과 송지만 타격코치에게 부탁을 했다. 그는 "히어로즈 유니폼을 입고 뛰는 마지막 타석에 꼭 서고 싶다"는 얘기를 코칭스태프에게 했다. 7회말 자신의 타석이 돌아오기 때문이었다. 김 감독과 송 코치는 허도환의 뜻을 받아들였다.

허도환은 7회말 1사 후 타석에 들어서 SK 두번째 투수 김민형이 던진 공에 방망이를 힘차게 돌렸으나 3루 땅볼에 그쳤다. 허도환은 공수교대 과정에서 이용하와 교체됐다. 넥센에서 마지막 경기를 그렇게 마무리했다.

허도환은 "안 그럴 줄 알았는데 마지막 타석에서 자꾸 눈물이 나올려고 했다"며 "넥센에서 보낸 시간과 기억들이 그 짧은 순간 머리 속에 떠오르더라"고 했다.

그는 지난 2007년 두산 베어스 유니폼을 입고 프로에 데뷔했다. 프로의 벽은 높았다. 1군에서 1경기 출전에 그쳤고 방출됐다. 군 복무를 마친 뒤 신고선수로 넥센 유니폼을 입었다.

허도환은 "그 때와 지금은 느낌이 다르다"고 했다. 두산에서 프로선수로 출발했지만 사실상 넥센이 친정팀이나 다름없기 때문이다. 그는 넥센 유니폼을 입고 1군에서 382경기를 뛰었다.

지난 시즌 중반부터 1군 출전 기회가 줄어들기 시작했다. 후배 박동원에게 주전 마스크를 내주고 주로 백업으로 뛰게 됐다. 올 시즌에도 개막 엔트리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이런 그에게 한화로의 이적은 또 다른 기회가 될 수 있다.

그는 "한화는 훈련량이 다른 팀들과 견줘 더 많다고 들었다"며 "각오는 돼 있다"고 했다. 어느덧 나이도 서른을 넘겼다. 한화에서도 제자리를 잡지 못한다면 안된다는 절박한 마음이 있다.

허도환은 이적 당일 한화가 1군 경기를 치르고 있는 대전구장으로 가지 않았다. 챙겨야 할 짐도 있었기 때문에 화성을 떠나 서울 집으로 향했다. 마침 넥센 1군 선수단은 잠실구장에서 두산과 경기를 하고 있었다. 그는 염경엽 감독을 비롯해 코칭스태프와 동료들에게 인사를 하기 위해 잠실구장을 찾았다.

허도환은 "한화로 가서 잘 뛰라는 격려를 많이 받았다"고 전했다. 그는 9일 오전 한화 선수단에 합류한다. 허도환은 "기회를 준 만큼 열심히 뛰겠다"며 "그래야 나를 보낸 넥센과 받은 한화 구단 모두가 만족하지 않겠나. 나도 마찬가지"라고 각오를 전했다.

한편 허도환은 "(이)성열이가 혼자 한화로 가지 않고 나와 함께 가게 돼 정말 다행이라고 하더라"고 웃었다. 둘은 1984년 동갑내기로 프로입단은 이성열이 허도환보다 4년 빠른 2003년이지만 절친한 사이다.

조이뉴스24 류한준기자 hantaeng@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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