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숙기자] FA로 한화 유니폼을 입은 투수 배영수는 허리 염좌 때문에 시즌 첫 선발 등판을 뒤로 미뤘다.
드디어 이적 후 첫 등판 기회가 왔다. 배영수는 10일 사직 롯데전에 선발 등판해 심수창과 맞대결을 벌였다. 관심이 집중되는 경기였다. 배영수의 이적 후 첫 등판이었고, 2011년 9월 28일 한화전 승리 이후 9연패만 하고 4년 가까이 승리가 없었던 심수창도 절실한 경기였다.
배영수의 출발은 좋았다. 1회를 삼자범퇴 처리했고 2회 1사 후 강민호에게 볼넷을 내줬으나 정훈과 김민하를 뜬공, 삼진 처리하고 가볍게 몸을 풀었다. 3회 1사 후 몸에 맞는 볼로 내보낸 오승택이 도루로 2루에 진루했지만, 하준호를 삼진으로 잡아냈다.
2-0으로 앞선 4회부터 꼬였다. 배영수는 선두타자 손아섭을 2루수 땅볼로 돌려세운 뒤 최준석에게 좌중간을 가르는 2루타를 맞았다. 그리고 강민호에게 볼넷을 내주는 순간 포수의 블로킹 미스로 2루주자가 3루로 진루했다. 1사 1, 3루 위기에서 정훈이 배영수의 초구를 공략해 우측 담장을 넘기는 역전 스리런포를 날리면서 배영수의 어깨에 힘을 뺐다.
김성근 감독은 홈런을 맞자 투수가 아닌 포수에게 책임을 물었다. 안정적인 리드가 뒷받침되지 않았다고 판단해 정범모를 불러들이고 이틀 전 넥센에서 트레이드로 영입한 허도환을 안방에 앉혔다. 이후 배영수는 김민하와 김대우를 연속 삼진 처리하고 마운드를 내려왔다.
그러나 배영수는 5회를 넘기지 못했다. 첫 타자 오승택에게 우익수 키를 넘기는 2루타를 내준 뒤 폭투로 진루를 허용했다. 황재균과 하준호를 삼진 처리해 2사 3루. 한숨 돌리는 듯했으나, 손아섭을 볼넷으로 출루시켰고, 최준석에게 중전 적시타를 맞아 2-4로 뒤졌다.
다음 타자 강민호에게도 볼넷을 내줘 만루로 몰리자, 한화 벤치가 움직였다. 니시모토 다카시 투수코치가 마운드에 올라왔고, 배영수는 정대훈으로 교체돼 물러났다.
배영수가 아쉬움을 가득 안고 덕아웃으로 들어간 다음 문제는 시작됐다. 바뀐 투수 정대훈이 정훈을 볼넷으로 내보내 밀어내기 득점을 헌납했다. 곧바로 바뀐 투수 송창식도 김민하를 역시 넷으로 출루시켜 또 밀어내기 추가점을 허용했다. 김문호의 2타점 우전 적시타까지 이어져 점수는 2-8로 벌어졌다. 만루에서 내려온 배영수의 자책점은 7점으로 늘어났다.
이날 한화는 놀라운 끈기를 보여줬다. 9회에만 5점을 내는 등 막판 맹추격해 8-8 동점으로 따라붙었고, 연장 11회에는 김태균이 솔로홈런을 날려 대역전극 문턱까지 갔다. 하지만 11회말 2사 2루에서 마무리 등판했던 송은범이 장성우에게 끝내기 투런 홈런을 맞고 허망하게 무릎을 꿇었다.
첫 등판에서 부진한 모습을 보인 배영수로서는 팀의 뼈아픈 재역전패로 두 배로 아쉬운 경기가 됐다. 경기 후 김성근 감독은 "내가 미스했다"고 타들어간 속을 짧게 표현했다.
조이뉴스24 한상숙기자 sky@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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