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한준기자] 문용관 전 LIG 손해보험 감독이 코트로 다시 돌아온다. 프로팀을 맡은 건 아니다. 박기원 감독에 이어 남자배구대표팀 사령탑 자리에 올랐다.
문 감독은 지난 2월 LIG 손해보험 감독 자리에서 물러났다. 성적 부진에 대한 책임을 지고 시즌 도중 팀을 떠난 것이다. 그리고 2개월 만에 다시 지도자로 현장에 복귀했는데 책임은 더 무거워졌다.
남자대표팀은 2016 리우올림픽 본선 티켓 획득이 최우선 목표다. 문 감독은 전임 박 감독이 못 이뤘던 것까지 해내야 한다.
남자배구대표팀이 마지막으로 올림픽 본선 무대에 오른 때는 지난 2000년 시드니 대회다. 이후 2012 런던까지 세 차례 열린 올림픽에서 들러리 신세를 피하지 못했다.
문 감독의 대표팀 사령탑 선임은 급하게 이뤄졌다. 대한배구협회는 당초 감독 공모를 실시했다. 다수의 지도자들이 지원을 했으나 마땅한 인물을 선택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었다.
문 감독은 '조이뉴스24'와 가진 전화 통화에서 "어제(10일) 오전 협회로부터 연락을 받았다"고 했다. 대표팀 제의를 받은 뒤 문 감독도 고민을 했다.
대표팀 상황이 녹록하지 않기 때문이다. 배구협회는 현재 수장이 없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임태희 전 회장이 중도 사임한 뒤 두 차례 회장 선출 투표를 했지만 적임차를 찾지 못했고 새 회장 선출은 요원하다.
이런 가운데 대표팀 지원 문제는 뒷전으로 밀릴 수밖에 없다. 선수 선발도 문 감독이 풀어야 할 과제다. 2014-2015시즌 V리그 일정이 모두 끝난 지 얼마 안된 상황이라 대표팀에서 주축으로 뛰어야 할 선수들 대부분이 부상 등으로 100% 컨디션이 아니다.
전임 박 감독 시절부터 대표팀에 대한 지원 문제는 늘 화두였다. 박 감독은 월드리그에서 쿠바, 이탈리아, 브라질 등을 상대로 길었던 연패를 끝내는 등 나름 성과를 올렸다. 하지만 2012 런던올림픽 본선 진출과 2014 인천아시아경기대회 금메달 획득 목표를 이루지 못했다. 실패 요인은 여러가지다. 그 중에서 부족했던 대표팀 지원이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힌다.
박 감독이 원하는 팀 전력과 선수 구성을 제대로 꾸린 적이 거의 없다. 신임 문 감독은 이런 시행착오를 다시 반복하면 안된다.
그는 "책임을 무겁게 느끼고 있다"며 "쉬운 상황도 아니고 여건이 좋지는 않다. 준비할 부분이 많지만 우선 대표팀 선수 선발과 관련해 기존 프로팀과 충분히 의견을 나눌 예정"이라고 했다.
대표팀은 당장 오는 5월부터 국제배구연맹(FIVB) 주최 2015 월드리그에 참가한다. 이어 7월에는 리우올림픽 본선 티켓이 걸려있는 아시아선수권대회에 나선다.
문 감독은 "일단 되도록 많은 선수들을 활용해 월드리그 일정을 소화한 다음 아시아선수권에서 3위 안에 들어 리우행 티켓을 노리겠다"고 향후 대표팀 운영 방안에 대한 밑그림을 전했다.
조이뉴스24 /류한준기자 hantaeng@joynews24.com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