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의기자] '한지붕 두가족' LG 트윈스와 두산 베어스가 닮은꼴 걱정을 하고 있다. 거포 1루수 유망주와 3루를 맡아볼 외국인 선수가 나란히 전열에서 이탈한 것이다.
김태형 두산 감독은 14일 kt 위즈와의 경기를 앞두고 김재환을 2군으로 내려보낸 뒤 오재일을 1군에 등록시켰다. 김재환은 김태형 감독이 올 시즌 주전 1루수로 낙점한 거포 유망주다.
개막전에서 홈런을 쏘아올리며 쾌조의 출발을 알렸던 김재환은 이후 이렇다 할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다. 김 감독은 김재환의 부진이 장기화될 조짐을 보이자 과감하게 칼을 빼들었다. 2군으로 내려가기 전까지 김재환의 성적은 타율 1할8푼8리(32타수 6안타) 1홈런 2타점이었다.
김재환에 앞서 양상문 LG 감독도 기대가 컸던 유망주 최승준을 2군으로 내렸다. 최승준은 KIA와의 개막 2연전에 4번타자로 나서는 등 큰 기대를 모았지만 부담감 때문이었는지 과거의 나쁜 타격폼이 나오기 시작했다. 결국 "터질 때까지 기다리겠다"던 양 감독도 지난 9일 한화전을 앞두고 최승준을 2군으로 내려보냈다.
최승준은 김재환보다 더 깊은 부진에 빠져 있었다. 타율 7푼7리(26타수 2안타) 1타점이 최승준이 남긴 성적. 최승준과 김재환의 차이가 있다면 최승준이 개막전부터 중심타선에 포진하는 부담을 안았다면, 김재환은 부담을 갖지 말라는 사령탑의 배려로 대부분 하위타선에 이름을 올렸다는 점이다.
3루 역시 두 팀 공통의 걱정거리다. LG와 두산 모두 올 시즌 외국인 타자를 3루수 요원으로 선발했다. LG는 메이저리그 614경기 출전 경력에 빛나는 잭 한나한, 두산은 일본 라쿠텐에서 뛴 적이 있어 아시아 야구에 대한 이해가 싶은 잭 루츠를 각각 품에 안았다.
하지만 두 선수는 팀에 큰 도움이 못 되고 있다. 한나한의 경우 도움은커녕 아직 팬들에게 인사조차 하지 못했다. 스프링캠프 중 발생한 종아리 부상으로 아직까지 실전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는 것. 루츠는 타율 1할3푼6리(22타수 3안타) 1홈런 3타점의 성적을 남긴 채 허리통증으로 지난 8일 넥센전을 앞두고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됐다.
한나한은 1군 합류에 시동을 걸고 있다. 현재 배팅, 가벼운 수비 등 대부분의 훈련을 소화하고 있는 상태다. 하지만 아직 빠른 러닝이 불가능해 1군 합류 시점은 가늠할 수 없다. 루츠는 휴식과 훈련을 병행해 허리 통증을 치료한 뒤 1군에 복귀할 예정이다.
기대를 걸었던 선수들이 부진과 부상으로 빠졌지만 LG와 두산은 큰 무리없이 경기를 치러나가고 있다. LG는 신예 양석환이 3루 공백을 메워주고 있고, 1루에는 베테랑 정성훈이 건재하다. 두산 역시 3루를 맡은 최주환이 펄펄 날고 있으며, 1루수로는 오재일을 기용하면 된다.
아직까지 별다른 공백이 느껴지지 않지만 장기 레이스를 성공적으로 치르기 위해서는 기대했던 선수들이 팀에 보탬이 돼야 한다. LG와 두산 모두 2군에 있는 주요 선수들이 하루빨리 컨디션을 되찾길 기다리고 있다. 2군 경기에 출전 중인 최승준은 홈런 2방에 7타점(타율 1할8푼2리)을 올리며 서서히 타격감을 끌어올리고 있다.
조이뉴스24 정명의기자 doctorj@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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