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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리없는 강자…김재호가 두산을 받친다


민첩한 수비에 화끈한 타격…출루율 0.431 '1번 이상의 9번'

[김형태기자] 화려하지 않지만 소리 없이 건실하다. 남들보다 부각되진 않지만 필요할 때마다 그가 있다.

두산 베어스는 올 시즌 1루와 2루, 3루를 여러 선수들이 돌아가면서 맡고 있다. 김재환의 부진, 루츠의 부상으로 1루와 3루의 주인이 바뀌었다. 종아리 상태가 좋지 않은 오재원이 빠진 2루수 자리에는 최주환이 대체 선수로 나선다.

하지만 유격수 자리만은 불변이다. 유연한 몸놀림과 재빠른 글러브질, 강력한 어깨를 바탕으로 2루와 3루 사이를 언제나 착실히 지키고 있는 김재호의 존재 때문이다. 그는 올 시즌 팀이 치른 14경기에 모두 출전하면서 팀의 내야를 튼튼하게 지휘하고 있다.

선수가 마음에 들지 않은 모습을 보일 때 빼놓지 않고 지적하고 있는 김태형 감독은 그에 대해서는 특별한 언급을 하지 않고 있다. 말이 필요없을 만큼 만족스런 활약 덕분일 것이다.

두산의 원정 2연승 뒤에도 김재호의 든든한 활약이 큰 힘이 됐다. 김재호는 전날 수원 kt 위즈전에서 신들린 듯한 활약을 펼쳤다.

특히 승부를 알 수 없던 9회와 10회 아웃카운트 6개 가운데 5개를 자신이 직접 처리하면서 두산이 5시간 2분의 대접전서 7-6으로 승리하는 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 9회초 김상현의 총알같은 타구를 원바운드로 멋지게 잡아 1루로 송구한 그는 후속 신명철의 땅볼 또한 무리없이 처리하며 두산 마무리 윤명준에게 큰 힘을 줬다.

연장 10회에도 자신을 향하는 용덕한과 이대형의 땅볼을 안정적으로 아웃으로 연결시킨 그는 2사 1루에서 김민혁의 높은 내야 뜬공도 직접 캐치하며 두산 내야를 든든히 지켰다.

이날 김재호는 자신에게 날아드는 8차례의 타구를 한 번의 실수도 없이 아웃으로 연결시키는 물흐르는 듯한 수비능력을 과시했다.

타격에서도 그의 공헌도는 높았다. 내아안타 1개 포함해 4타수 3안타 2볼넷 2득점으로 두산 타자들 가운데 가장 돋보였다. 9번 타순에서 꾸준히 찬스를 만든 그의 활약이 없었더라면 팀의 승리를 장담하기 어려울 정도였다.

올 시즌 김재호는 타율 3할1푼 4타점 1도루를 기록했다. 시즌 13안타 가운데 장타는 2루타 2개 뿐이지만 출루율이 무려 4할3푼1리에 달한다. 52타석에서 볼넷을 9개나 얻어낸 덕분이다. 두산 타선에서 김현수(출루율 0.464) 다음으로 높다. '1번 이상의 9번타자'라는 표현이 전혀 무색하지 않다.

자신의 활약상에 비해 그다지 주목을 받지 못하고 있는 게 사실이지만 김재호는 크게 내색하지 않는다. "주어진 위치에서 묵묵히 내 역할을 할 뿐"이라며 대수롭지 않게 여긴다. 오랜 2군 생활의 아픔을 뒤로 하고 지난 2013년부터 주전 유격수로 자리잡은 김재호다. 두드러지지 않지만 소리 없이 팀의 중심을 받치고 있는 그가 두산의 상승세를 견인하고 있다.

조이뉴스24 김형태기자 tam@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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