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숙기자] 베테랑의 활약은 KBO리그의 역사가 된다. 이승엽(39·삼성)과 이병규(41·LG), 박정진(39·한화)은 마흔의 나이에도 젊은 선수들 못지 않은 활약으로 리그에 활기찬 숨을 불어넣고 있다.
노장의 한 타석, 투구 하나는 의미가 남다르다. 이들은 쌓아온 기록보다 곱절의 노력으로 리그를 지탱하고 있다. '레전드'를 향해가는 이들이 있어 프로야구의 의미가 살아난다.
이승엽의 질주는 현재진행형이다. 지난해 127경기에 출전해 타율 3할8리 32홈런 101타점을 올리며 지명타자 부문 골든글러브를 거머쥐었던 이승엽이 올 시즌에도 3할2푼9리 16타점으로 맹타를 이어가고 있다.
이승엽은 지난 22일 마산 NC전에서 시즌 4호 홈런을 터뜨린 뒤 이틀 만인 24일 사직 롯데전에서 5호 홈런을 쏘아 올렸다.
32홈런을 때린 지난해보다 페이스가 빠르다. 지난해 5월 15일 대구 한화전에서 4호 홈런을 때린 이승엽은 21일 포항 롯데전서 2홈런을 추가했다. 올해는 지난해와 비교해 한 달가량 일찍 5호 홈런을 기록했다.
또 하나의 대기록 고지가 눈앞이다. 양준혁이 갖고 있던 역대 최다 홈런(351개)을 2013년 넘어선 이승엽은 이제 통산 400홈런까지 5개만을 남겨두고 있다. 지난 15일 한화전부터 최근 7경기 연속 안타 행진을 이어가는 타격감이 꾸준해 400홈런 달성이 머지않아 보인다.
이병규는 21일 잠실 한화전에 팀이 5-0으로 앞서던 7회말 1사 1루에서 양석환의 대타로 출전해 개인 통산 1천700경기 출전 기록을 세웠다. 역대 22번째다.
최근 두 경기에는 선발 라인업에도 이름을 올렸다. 23일 잠실 한화전에서는 상대 선발 배영수를 겨냥해 만든 좌타자 라인업에서 6번 지명타자로 나섰고, 이튿날 NC전에서도 같은 자리를 지켜 2경기 연속 안타를 때렸다.
존재감은 여전하다. 이병규는 지난 10일 잠실 두산전에서 1-2로 뒤진 8회말 역전 스리런포를 터뜨려 팀의 승리를 이끌었다. 이병규가 타석에 들어서면 웅장한 응원가가 잠실구장을 가득 메운다.
이병규에게 임박한 기록이 있다. 이병규는 현재 991득점을 기록, 1천득점까지 9득점이 남아있다. 이는 KBO리그 역대 10번째 기록이다.
박정진은 한화 불펜을 이끄는 대들보다. 올해 팀이 치른 20경기 중 13경기에 등판해 3승 1패 1세이브 3홀드 평균자책점 3.14로 맹활약 중이다. 권혁과 함께 팀 내 가장 많은 경기에 나섰고, 구원진 최다 3승을 올렸다. 젊은 필승계투조가 부럽지 않은 활약이다.
박정진은 24일 홈 SK전에 한화가 2-0으로 앞선 6회초 등판해 2이닝 동안 안타와 볼넷 1개씩만 내주고 무실점으로 막아냈다. 한화는 이어 권혁의 2이닝 무실점 마무리를 더해 2-0으로 승리했다. 박정진은 화려함은 없었지만, 베테랑의 관록으로 팀의 2점 차 승리를 지켰다. 수위타자 이재원과 타율 3할3푼9리의 최정도 박정진의 공에 속수무책으로 당했다. 박정진은 역대 30번째 500경기 출장을 4경기 남겨두고 있다.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