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태기자] 유민상(두산)이 끝냈다. 두산 베어스가 연장 12회 접전 끝에 유민상의 끝내희 희생플라이에 힘입어 4-3으로 승리했다. 두산은 시즌 14승(8패)째를 거두며 단독 선두 삼성을 끈질기게 추격했다. 반면 KIA는 12패(11승)로 5할 승률이 무너졌다.
◆드라마 주인공은 유민상
무승부의 기운이 크게 감돌았다. 이날 두산은 7이닝 4안타 3실점한 선발 마야에 이어 남경호, 윤명준, 함덕주를 마운드에 올렸다. KIA는 홍건희, 심동섭, 최영필, 임준섭, 한승혁, 윤석민을 줄줄이 투입했다. 두산이 2회말 최재훈의 좌전적시타로 선취점을 뽑았지만 KIA는 3회초 나지완의 우중간 2루타, 대타 최희섭의 투수강습 내야안타, 최용규의 내야땅볼로 3점을 뽑아 뒤집었다. 하지만 두산은 7회 김재호의 희생플라이로 1점, 8회 오재원의 우중간 2루타로 1점을 얻은 경기를 원점으로 돌렸다.
두 팀은 연장에서도 공방을 펼쳤으나 좀처럼 점수는 나지 않았다. 그러나 12회말 1사 뒤 정진호가 우중간을 완전히 가르는 2루타와 상대 실책으로 3루까지 가면서 분위기가 급변했다. 두산은 대타 카드를 꺼내들었고, 좌타자 유민상이 들어섰다. 유민상은 상대 마무리 윤석민으로부터 중견수 짧은 플라이를 쳤다. 이때 발 빠른 정진호가 홈을 파고들어 살면서 두산은 극적인 위닝시리즈(2승1패)로 주말 3연전을 마감했다.
◆'팬티 훈련' 오재원, 효과 봤네
결승타점의 주인공 유민상이 히어로였지만 가장 돋보인 타자는 오재원이었다. 오재원은 전날 경기 뒤 홀로 남아 타격연습에 열중했다. 최근 4경기서 단 1안타 부진에 빠진 탓인지 표정이 어두운 그는 25일 잠실 KIA전이 끝난 뒤 곧바로 실내훈련장으로 이동해 쉴 새 없이 배팅머신의 공을 쳐냈다. 마침 이 모습이 퇴근하던 김태형 감독의 눈에 띄었는다. 특이한 점은 오재원의 복장.
김 감독은 "훈련용 팬티 한 장만 걸친채 홀랑 벗고 있더라. 땀을 뻘뻘 흘리며 스윙을 하더라"고 웃으며 "최근 부진이 그렇게 마음에 걸린 모양"이라고 말했다. '개인 특타'의 효과 때문인지 이날 오재원은 맹타를 휘두르며 슬럼프 탈출 신호를 보였다. 2-3으로 뒤진 8회말 1사 1루에서 우중간 동점 2루타를 치는 등 5타수 3안타 1타점으로 펄펄 날았다. 올 시즌 첫 3안타 경기였다. 오재원의 맹타가 두산의 역전극에 밑거름이 됐음은 물론이다.
◆홍건희, 빛바랜 최다이닝
KIA 선발 홍건희가 기대 이상의 호투를 펼쳤지만 팀 패배로 빛이 바랬다. 홍건희는 26일 잠실 두산베어스전에 선발등판, 5이닝 동안 5안타 1탈삼진 2볼넷 1실점을 기록한 뒤 3-1로 앞선 6회초 좌완 심동섭과 교체됐다. 이날 홍건희는 2회말 오재원, 김재환에게 연속안타를 허용한 뒤 1사 1,2루에서 최재훈에게 좌전 적시타로 유일한 실점을 했을 뿐 나머지 4이닝 동안 두산 강타선을 침착하게 틀어막았다.
5이닝은 홍건희의 개인 최다 이닝. 종전 최다이닝은 지난 8일 광주 NC전에서 기록한 3이닝이었다. 투구수 또한 82개로 개인 기록을 경신했다. 이전 최다 투구수는 지난 19일 광주 넥센전에서 던진 62개였다. 개인 첫 승이 가능한 듯했지만 KIA 불펜이 3-1로 앞선 7회와 8회 1점씩 허용, 리드를 날리면서 홍건희는 다음 기회를 기약하게 됐다. 화순고를 졸업하고 지난 2011년 KIA에 입단한 홍건희는 이날 경기 전까지 프로 통산 12경기(17.2이닝)에서 승패없이 평균자책점 3.57을 기록했다.
'KIM' 'CHOI'…두산, 영문 이름 눈에 띄네 |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